“들어보고 ‘별 거 아니네’ 해야 제대로 된 선교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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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고 ‘별 거 아니네’ 해야 제대로 된 선교보고”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5.04.28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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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좋은 단기선교 여행을 위한 제안 ③현지사역과 후속조치
▲ 단기선교 여행을 다녀왔다면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빠른 후속조치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사진제공 = 최정완

단기선교 여행이 끝나는 건 언제일까. 현지에서 사역이 끝났다고 해서 선교가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선교적 사명을 지닌 교회라면 미션트립 이후 모습에 분명한 변화가 있어야한다. 지난 4월 7일부터 28일까지 선교한국이 진행한 '미션트립스타트' 마지막 강사로 나선 수원명성제일교회 최정완 집사는 “전략적 단기선교라는 차원에서 현지사역과 이후 후속조치를 통해 그 교회가 얼마나 선교적인 교회에 가까운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다 좋은 단기선교여행을 위한 제안’ 마지막 순서에서는 최 집사가 선교위원으로 섬기고 있는 수원명성제일교회의 사례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현지 사역과 후속조치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봉사보다는 전도에 초점

일반적으로 한국교회의 단기선교 여행은 ‘봉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본다거나 집을 지어주고, 쌀이나 식료품 등을 한국 또는 현지에서 구해 전달하는 형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 집사는 이같은 봉사 위주의 미션트립에 보다 직접적인 형태의 복음 전도를 결합한 ‘전략적 단기선교 여행’을 추천했다. 단기선교 여행에도 분명히 ‘선교’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전도의 영역을 강조한 것.

‘전략적 단기선교’의 측면에서 그가 속한 수원명성제일교회는 2013년부터 티벳 전 지역에 교회를 개척하기 위한 ‘하나님나라 티벳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따라 교회는 티벳의 한 종족을 ‘입양’하고 매년 여름과 겨울 열흘가량의 미션트립을 진행해 오고 있다. 매번 같은 지역을 재방문하며, 팀원들이 직접 성경을 들고 현지인들을 찾아가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한다.

최 집사는 이같은 전략적 선교가 가장 ‘성경적인’ 선교라며 “처음 갈 때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거리를 들고 가기보다 철저하게 복음 전파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이 가서 전도만 하고 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봉사도 적극적으로 한다. 단, 봉사를 하더라도 보다 정확한 현지의 필요에 부응한다는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 떠나기 전에는 현지에 대한 이해가 피상적일 수밖에 없지만, 반복해서 방문하다 보면 현지의 필요를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실질적인 봉사와 섬김이 가능해진다.

최 집사는 “사실 이 프로젝트는 기존에 이 지역에서 타 단체들이 사역을 해오던 것에 교회가 편입한 것”이라며 “때문에 교회의 프로젝트라기보다는 ‘하나님나라’ 프로젝트라고 하는 것이 더욱 정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는 수원명성제일교회 뿐 아니라 한국의 여러 교회와 단체들이 각자가 입양한 종족과 권역을 품고 함께 동참하고 있다.

보고는 여호수아와 갈렙처럼

최 집사가 현지 사역만큼이나 강조하는 부분이 바로 ‘후속 사역’이다. 그 중에서도 ‘선교 보고’는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최 집사가 강조하는 선교 보고의 첫 번째 원칙은 최대한 빠른 시일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 미션트립의 감동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보고와 그렇지 않은 보고는 분명히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선교팀원 뿐 아니라 교회 구성원 전체가 선교적인 관심을 이어가려면 사역과 보고의 간격이 가까울수록 좋다. 또 다른 원칙은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 앞서 언급했듯이 선교가 소수 몇 사람의 일이 아니라 교회 전체의 일이라는 점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전 사역에 대한 보고가 추후 사역을 위한 동역자를 얻는 과정이라는 점에서도 보고 대상은 많을수록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중심·하나님 중심의 ‘긍정적인’ 보고가 돼야 한다는 점이다.

“보통 사역 보고를 하다보면 무용담 식으로 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복음전도에 강조점을 둔 전략적 단기선교 여행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저희들은 한 것이 없고, 하나님이 하셨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중심이 아닌 현지중심·하나님 중심의 보고가 돼야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고를 받은 이들에게서 ‘정말 고생했네. 그런데 나는 못가겠다’ 하는 반응이 나와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별 거 아니군. 나도 한 번 가봐야겠다’는 반응이 나와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여호수아와 갈렙의 보고를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사람을 포함해 12명이 가나안땅에 정탐을 다녀왔는데, 다른 이들은 ‘죽다 살아났다’고 보고한 반면, 두 사람은 ‘저들은 우리의 밥’이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정말 가치 있는 것을 조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 최정완 집사(왼쪽)는 교회 내 선교학교 운영을 권하면서도, 핵심은 '단순 집중 반복' 이라며 소수의 선교 엘리트를 만들기 보다 교회 전체가 선교적 비전에 동참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최정완

선교의 접근법은 ‘단순 집중 반복’

현지 사역과 보고까지 다 마쳤다면 다음은 차기 미션트립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최 집사가 다니는 수원명성제일교회는 미션트립에서 얻은 선교적 비전과 감동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난해부터 교회 내 선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선교학교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4주간씩 2차례 개최되며, 이를 현장 사역과 연결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교회의 모든 성도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매번 동일한 커리큘럼으로 진행된다.

같은 커리큘럼을 반복하는 이유에 대해 최 집사는 “선교의 접근법은 ‘단순·집중·반복’”이라며 “성도 수 1000명의 교회에서 100명이 이 내용을 들어봤다고 해도 나머지 900명은 처음 들어본 얘기라면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보다 계속해서 같은 이야기를 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소수의 선교 엘리트를 양성하기 보다는 성도 전체가 선교적 교회로 거듭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한번 들었던 이들이라도 머리에 인이 박히고 외워버리도록 단순집중반복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회가 선교학교의 틀을 짜는 데는 한국의 대표적인 선교사 동원 운동체인 선교한국 소속의 전문가들의 협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밖에도 최 집사는 “교회가 선교의 장기계획을 세우는데도 외부 단체인 선교한국의 컨설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교회가 자체적으로 선교학교를 시작하기 보다는 전문적인 선교단체와 연계한다면 매우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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