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집회 '존폐논란' 다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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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집회 '존폐논란' 다시 등장
  • 승인 2003.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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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부활절연합예배(대회장:한명수목사, 이하 한부연)는 대형교회들의 인원동원 없이 성도들의 자발적인 참여로는 대형행사를 치룰 수 없다는 것을 남겼다.

올 부활절연합예배는 순서를 맡은 목회자들이 교인들을 인위적으로 동원하지 않고 지역 교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 명실상부 교회연합의 전형을 실현코자 했다.

몇년 전 예배에서 설교자가 자신의 교회 교인들을 확인하는 거수를 요구하자 참석자중 무려 80퍼센트가 손을 드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진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이러한 순수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의 저조한 참여로 인해 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는 당분간 자성할 것으로 보인다.

유난히 올 부활절연합예배에 대형교회 성도가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측근은 한명수목사/대형교회불화설에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한명수목사는 일부 대형교회가 주최한 시청 앞 기도회 등 대형행사에 대해 남남갈등을 초래시킬 수 있다며 강력하게 비판했었다.

이런 이유로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한명수목사에게 불쾌한 감정을 갖게 됐고, 결국 이같은 결과로 표현됐다는 분석이다. 연합예배위원회 한 실무자도 1개월 전부터 이번 행사가 인원동원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모 목사에게 인원동원을 부탁했는데 거절당했다며 이같은 정서를 뒷받침해 주었다.

또 하나 지적되는 것은, 한부연이 부활절카드 판매에만 관심을 쏟았을 뿐 정작 중요한 당일 행사에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일반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던 박영률목사(전 부활절연합위원회 상임총무)는 대형행사를 위해서는 치밀한 계획을 짜서 진행해야 했는데 미흡했던 것 같다며 힘없는 한국교회의 모습이 외부에 비쳐지는 것이 두렵다고 언급, 안일하게 준비한 부활절연합위원회를 꼬집었다.

또 하나는, 한부연이 한국교회의 변화된 상황을 이해하는데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지역 부활절연합예배가 활성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가 지역 월드컵 경기장에서 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겨, 연합예배를 드렸다는 사실을 안일하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특별 문화행사를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가뜩이나 적은 인원이 모여 썰렁한데, 참석한 인원들 조차 하나로 묶어주는 특별행사 조차 준비하지 않은 것은 올 부활절예배가 얼마나 겉치레로만 진행됐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날 자녀에게 부활절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한 30대 한 성도는 오전 교회에서 드렸던 부활절예배와 별반 다른 것이 없었다며 실망한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는 해를 거듭할수록 연합이란 의미를 무색케 하고 기독교문화 창달에도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는 등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1962년부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소속 교단과 그 외의 교단으로 나누어져 각각 드리던 부활절예배가 1973년부터 한국교회의 일치와 연합이라는 취지 아래 첫 연합예배를 드렸고 75년부터는 여의도 광장에서 50만 명이 모이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였지만 96년부터 현재까지는 그 굴곡을 반복하고 있다. 내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더 두고 볼 일이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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