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시대 북한미술 '한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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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시대 북한미술 '한 눈에'
  • 승인 2003.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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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화가들의 5~60년대 작품이 남쪽에서 처음으로 선보여 화제가 되고있다. 지난 12일 남북나눔운동 10주년을 맞아 밀알미술관에서 개막된 한국미술의 잃어버린 페이지는 길선주목사의 아들 길진섭과 월북화가 이쾌대, 배운성의 작품 등총 2백여점이 전시됐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유럽화단에서 명성을 떨친 바 있는 고 함창연화백의 판화 1백여점이 특별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10년간 남북을 오가며 잃어버린 우리의 미술품을 수집해온 홍정길목사는 1950년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나뉘면서 북으로 넘어간 월북화가 가운데 실력있는 화가들이 많았다며 그들이 그린 그림들 가운데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했던 5~60년대 작품을 주로 수집했다고 밝혔다.

북한 화단은 70년대 주체사상이 확립되면서부터 낭만적인 그림이나 자연경관을 담은 풍경화 등이 금지되고 정치적 색채를 담은 그림을 허용해왔다.

홍목사는 북한에서 냉대를 받고 있는 5~60년대 작품 위주로 한점 두점 수집한 것이 5백여점을 넘겼다며 이 작품 모두가 진품임을 입증하기 위해 국내 미술학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 가운데 경남 거창 출신으로 월북한 동양화가 정종여화백의 참새그림은 가시철망 위에서 건너편의 다섯마리 참새를 그리워하는 모습이 남한에 남겨둔 다섯명의 가족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단의 아픔을 절실히 느끼게 했다.

또 특별전으로 마련된 함창연화백은 한국인 최초로 세계무대에 데뷔한 작가로 비엔나와 모스크바 미술대전에서 입상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경희대 김복기교수는 밀알미술관이 전시한 작품 대부분은 월북작가를 포함한 북한 미술계의 주요작가들의 작품으로 진위여부는 숙제로 남아있지만 분단시대 북한미술의 수용에 얽힌 여러 문제를 제기하는 귀중한 사료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28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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