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사들은 독불장군? 협력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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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교사들은 독불장군? 협력 강화해야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4.12.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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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선교 사역 및 선교사 개인 문제

1979년 93명이었던 한국교회의 선교사 수는 2012년 말 25,745명에 달해 33년간 325배의 양적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지금은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교회가 수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파송 선교사의 증가율도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선교에서 협력을 외쳤지만 오히려 분열이 가속화됐고, 외적인 성과만 강조하는 선교를 반성하자고 했지만 그 추세는 여전하다. 미전도종족 개척선교를 강조했지만 오히려 전도된 지역으로 가는 선교사의 비중이 높아졌고, 전문인 선교사를 외쳤지만 목회자 선교사의 비율이 높아졌다.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생명의빛예수마을에서는 ‘한국 선교계의 폐단 분석과 대안 마련’이라는 주제로 제13회 한국 선교지도자 포럼이 열렸다. 올해 포럼에서는 특히 선교의 ‘구조’와 ‘사역’, ‘개인’의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눠 문제점 및 구체적 대안을 심도 있게 다뤘다. 본보는 2주에 걸쳐 올해 한국 선교지도자 포럼에서 발표한 리서치 내용을 토대로 한국 선교의 폐단과 대안을 소개하려 한다.

 

▲ 한국 선교사들이 현지에서 협력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 식만 고집해서는 안돼”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한국의 단기선교팀이 극렬 이슬람 단체에 잡혀 두 명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사건 당시 미국의 ‘크리스천 센추리’는 한국교회의 저돌적이고 독단적인 선교 사역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통렬히 비판했다. 이 매체는 “한국교회는 미국교회가 19세기에 쓰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며 “오늘날 미국교회는 먼저 현지인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한 후에 그들의 안내를 받으며 안전한 선교를 시행하는데, 한국은 섣불리 뛰어드는 방식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우리 소견에 옳은 대로’ 선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KWMF의 김종국 선교사는 ‘세계교회와 함께하는 한국선교에 대한 평가와 기대’라는 발제문에서 위의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 선교가 지나치게 폐쇄적”이라고 표현했다.

김 선교사는 또 “우리보다 먼저 선교를 시작한 서구 선교를 무시하거나 배제하는 듯한 모양새는 좋지 않다”며 “한국 선교사들에게는 한국적인 것이 좋다거나 한국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한 발상” 이라고 지적했다.

교회개척에 대한 지나친 집중
KWMA 광범위 리서치팀은 지난 5개월간 한국선교의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발표했다. 이들은 발표에서 한국 선교사들은 대체적으로 교회개척사역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교회개척 사역에 관여하고 있는 선교사는 전체의 45.2%에 달한다. 절반에 가까운 선교사들이 교회개척 사역에 몰입돼 있는 것이다. 나라별로는 키르키즈스탄 경우 60퍼센트가 넘는 선교사들이 교회개척 사역에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팀은 “교회 개척이 한국선교의 강점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지만 한국 선교가 교회개척에 있어서 교회당 수와 같은 가시적 성과에 집중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현지인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사역에 대한 과도한 관여와 현지인 사역자 양육 등한시, 현지에 맞는 사역 결여, 교단별 중첩 투자 등을 ‘한국 선교 사역’의 문제로 꼽았다.

이들은 이밖에도 사역의 방법에 따른 문제점으로 △사역과 상황에 대한 연구 부족 △돈 중심의 프로젝트 △선교사들간의 협력 부족 △대도시 사역의 지나친 집중 △현지 교회와의 협력 부족 등을 꼽았다. 리서치 팀은 “효과적인 사역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상황이 정리되고 문서화 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인 선교사는 자기 중심적?
이들은 ‘한국 선교사 개인 차원의 문제’에 대한 발표에서 “한국인 선교사들에게서 보편적인 한국사람 고유의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선교사들은 독립적이고 협동심이 부족해 혼자서는 잘 하지만 협력에 어려움이 있으며 완고하고 허세적이며, 인내심이 부족하고 지구력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 감정적 성향과 즉흥성, 저돌적인 군대문화, 자녀교육에 대한 지나친 관심 등을 한국 선교사들의 특성으로 꼽았다.

이밖에도 선교사들에 대한 훈련 부족으로 인해 타문화와 현지인에 대한 이해부족, 현지 언어 습득 소홀, 전문성 결여 등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두레교회의 이문장 목사는 “한국교회는 짧은 선교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파송 선교사 숫자는 매우 빠르게 증가했다”며 “한국교회 선교 전반 뿐 아니라 선교사 개개에 대한 치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BT 선교회의 김연수 선교사는 “한국 선교사의 문제는 한국교회의 문제점과 관련이 있다”며 “종교적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타종교에 대한 존중심이 결여될 뿐 아니라 통합보다는 분열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리서치 팀은 한국 선교사 개인적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선교사역의 본질과 정체성 회복’, ‘선교사 훈련강화’, ‘선교지 내에서의 전진배치’, ‘선교지별 협의회 구성’ 등을 꼽았다. ‘선교사역의 본질과 정체성 회복’은 ‘서로사랑(코이노니아)’과 ‘섬김(디아코니아)’, ‘복음 선포(케리그마)’, ‘증거(마르투리아)’를 회복하는 것으로 선교사 훈련 단계부터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부분이다. ‘선교사 훈련강화’는 현지 언어습득과 사역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켜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선교지 파송 전 뿐만 아니라 사역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지속적인 재교육을 진행하고 심지어는 은퇴 후에도 선교사 훈련과 교육이 계속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교지 내에서의 전진 배치’는 사역지와 사역 종류의 다양화, 그리고 차별적 사역 배치를 뜻한다.

‘각개격파식’은 그만, 협력 강화해야
‘선교지별 협의회 구성’은 리서치팀이 선교사 개인적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장 강조한 것이다. 대부분의 나라에는 이미 한국 선교사 모임이 조직돼있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은 친목회 성격을 가지고 있어 초입 선교사의 현지 적응을 도와주기는 하지만 동료 선교사들 간의 갈등 문제나 사역 조정, 더 나아가 잘못된 일에 대한 중재나 통제는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리서치 팀은 “이러한 친목 모임을 협의회로 전환해 리더십을 세우고 지도권을 인정하게 된다면 현지 선교계는 선교사들을 제대로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잘못된 일들에 대해서는 중재도 할 수 있는 보다 능동적이고 효과적인 체제를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KWMA의 한정국 사무총장은 지난 30년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중복투자의 문제를 언급하며선교 현지의 협의회 구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 선교사는 “KWMA의 회원단체에서 파송된 선교사가 현지에서 한인선교사 사역자 협의회를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라며 “정책집행에 강력한 조치를 할 수는 없는 한계가 있겠지만 협의하고 자정하는 노력만으로도 선교현지 구조를 훨씬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량 결집을 위한 주체로 교단 산하 선교부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두레교회의 이문장 목사는 “교단 선교부가 타 선교기관들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함으로써 중복투자를 피할 뿐 아니라 그동안 한국교회가 선교가 보였던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선교의 틀을 잡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협력의 중요성은 선교사 동원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선교학자가 보는 한국선교의 미래’를 주제로 발제한 백석대 선교학과의 장훈태 교수는 “교단별 선교동원이 부족하다는 언급보다는 교단간 연합체를 구성해 ‘인재 양성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고 ‘전 교계적으로 직면한 문제에 대해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심층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또 “교단들이 선교현장의 물새는 소리가 빈번함에도 젋은이들을 위한 명확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선교현장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교단의 낡은 법률을 재개정하는 한편 해외선교단체와도 MOU를 체결해 협력의 범위를 보다 넓혀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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