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권의 문화칼럼] 씨 뿌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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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문화칼럼] 씨 뿌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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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19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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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기독교미술 간파하기 (27)
▲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 1889년작.

같은 부모에게 태어난 형제자매, 같은 고향에서 같은 학교를 다니며 같은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친구라 할지라도 사람은 하는 일이 모두 다르다. 또한 수고한 것에 따른 결과도 다르다. 어느 사람은 부모 덕에 여유롭고, 어느 사람은 부모가 있어도 어린 나이부터 가장 노릇을 한다. 누구는 힘써 개척해 씨를 뿌리고, 누구는 그 열매를 쉽게 따 먹기만 하기도 한다. 흔히 팔자 소관이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들에 난 잡초와 다를 바 없다. 마태복음 13장 씨앗의 비유를 직역하면 자칫 이렇게 오해할 수 있다.

필자 역시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 중 누가복음 18장에 나오는 맹인은 조용하란 주변의 지적에 오히려 더욱 더 큰소리로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 외치며 간절하게 호소하다 주님을 만나 믿음으로 눈을 떴다. 요한복음 5장 베데스타 연못가의 병자 역시 자신을 못에 넣어주는 자가 없어 고침을 받지 못하였다고 한탄했다. 허나 주님의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는 말씀을 듣고 즉시 실천했다. 이처럼 주님의 말씀이 한 알의 씨앗이며 그 씨앗이 떨어진 땅은 우리들의 심령이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 126:5-6절). 이처럼 주님께서는 지금도 우리들을 위하여 피눈물로 말씀의 씨앗을 뿌리고 계신다.

소개하는 작품은 1889년에 제작한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이다. 이 작품은 고흐가 사랑했던 화가 밀레가 1850년에 제작한 ‘씨 뿌리는 사람’과 매우 흡사하다. 아니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을 모사한 여러 작품 중 하나다.

밀레는 평생 신앙심을 표현한 작가다. 밀레는 성경 말씀을 노동의 가치에 비유하여 평생 그림 속에서 실현했던 최초의 화가였다. 고흐 역시 한때는 전도사로서의 사역을 감당할 만큼 신앙심이 매우 깊었으니 자연스럽게 밀레를 닮고자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고흐는 씨 뿌리는 사람의 수고와 눈물을 화폭에 담았다.
이처럼 이들의 작품 속에 나타난 농부는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주님이라고 할 수 있다. 말씀의 씨앗을 받은 우리는 그 씨앗이 죽고 싹이 터 백 배, 천 배, 만 배의 열매를 맺어야겠다.

주님! 사랑합니다. 홀로 영광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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