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효성의 문화칼럼] 조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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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성의 문화칼럼] 조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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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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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성의 성지를 찾아서 (27)

“흰 구름 뭉게 뭉게 피는 하늘에. 아침 해 명랑하게 솟아 오른다. 손에 손을 마주잡은 주의 어린이 발걸음 가벼웁게 찾아 가는길. 즐거운 성경 학교 하나님의 집.”

필자가 어린 시절 부르던 여름 성경학교 주제가다. 요즘은 자주 듣지 못하지만 수련의 계절 여름이 오면 이 노래가 흥얼 거려진다. 이 노래를 모든 교회가 다같이 부르는 줄 알았는데 후에 필자가 속한 교단만 불렀던 것을 알았다. 주변에 많은 교회가 있지만 ‘나는 왜 이 교단에 속한 교회에 나가는가?’는 의문이나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필자는 칼뱅이 창시한 신학과 신앙고백을 따라 장로교에서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에 매우 만족한다.

한국 교회의 성도들은 저마다 교파와 교단은 다르지만 이질감 없이 개신교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며 한 형제의 유대감으로 지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교파나 교단에 따라 우열이 존재하지 않다는 게 당연하다는 거다. 어디서나 믿는 성도를 만나면 교단 교파를 떠나 친근감이 드는게 사실이다.

▲ ⓒ방효성, 영혼의 숲, 2014

필자는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한다. 교인들이 교회 선택에 있어서 교파나 교단의 특성과 교리가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주변 신자들에게 물으면 교파나 교단을 보고 교회를 선택한다는 답은 별로 없었다. 다른 말로 말하자면 친구따라 나간 교회거나 부모따라 나간 교회가 자기 교회이고 본 교회라는 것이다. 교인들이 신앙생활 하는데는 교단은 큰 영향을 주는 가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교단은 존재하여야 하고 필요한 제도며 순기능이 분명이 있다. 올바른 교회 선택에 있어 신천지나 구원파같은 많은 사이비 종교들에게 현혹 되지 않기 위해 총회와 노회의 감독을 받는 교단에 속한 교회를 안심하고 추천하게 된다.

지난 10일 올림픽홀에서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소속 26개 교단의 교단장들과 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 뿌리 한 형제 임을 한국 교회와 사회에 선포했다. 5회째 되는 행사로 이날 교단장들은 둘씩 짝지어 손을 맞잡고 “한국교단의 분열이 우리교단의 탓이며 우리를 용서해달라”는 화해의 포옹과 기도가 있었다. 교단장들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며 분열된 장로교회가 먼저 하나되어 민족을 이끌자고 선언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대한민국에서 오직 한 분 하나님을 섬기는 교회마저 하나가 되지 못한 부끄러움 속에 희망을 보여준 자리였다.

성도들의 관심은 교단에 있지 않다. 개인의 신앙과 나라, 세계의 평화를 간구하는 간절함으로 오늘도 주님 앞에 무릎을 꿇을 뿐이다. 하나님의 조직원으로….

“몸이 하나요. 성령도 한 분이시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받았느니라”(엡 4장 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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