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권의 문화칼럼]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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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문화칼럼]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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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0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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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기독교미술 간파하기 (26)
▲ 허진권, 푸른 십자가.

우리의 지난 삶은 되돌릴 수 없다. 깨진 질그릇을 되돌릴 수 없고 사형을 집행한 사형수는 무죄가 입증돼도 살려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성공한 삶은 자랑하고, 실패하고 부끄러운 삶은 후회한다. 자랑스럽건 부끄럽건 관계없이 매일 살아온 삶들은 모이고 모여 역사가 된다. 그리고 그 역사의 순환 속에 나와 너, 그리고 우리들로 존재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은 새해가 되면 금연을 결심한다. 며칠은 담배를 끊었다가 1주일도 못 가서는 그동안 참았던 것까지 다 피운다. 이처럼 새벽기도를 하기로 작심하다가도 두어 번 가고 또다시 늦잠을 자거나, 은혜 받은 성경 구절마다 밑줄을 긋고 또 긋고 하기를 되풀이하다 마침내 날짜까지 써본 경험. 이처럼 고치고 싶은 습관이나 꼭 이루고 싶은 기도 제목을 위해 시작한 일들이 얼마 후 살아온 습관의 관성으로 작심 3일로 끝나버리는 경험을 한 이들이 많다.

이와 같은 일은 개인만 겪는 일은 아니다. 가족 공동체, 직장, 국가의 정책도 오래전 그와 같은 일들처럼 그대로 재현되어 세인들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매일 매일 감지할 수 없을 만큼 아주 조금씩 변하고 있다. 작심 3일을 밥 먹듯 하던 사람도 담배를 끊고, 새벽기도도 나가고, 여러 번 밑줄 친 구절들을 암송하며 받은 은혜를 간증하기도 한다. 가정이나 사회, 국가도 이처럼 아주 조금씩 좋은 쪽으로 변하고 있음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소개하는 작품은 기독교연합신문에 그린 필자의 최근작으로 필자가 보관하고 있던 본지 중에서 무작위로 선택한 날짜(2013년 2월 24일)의 1면에 제작했다. 1면은 그 신문의 얼굴이다. 1면에 그려진 언론이 본 삶과 역사의 흔적을 예술가의 시각으로 모니터링해 회화로 가져왔다. 이처럼 역사의 흔적이 회화가 되고 그 회화가 다시 역사의 흔적이 되는 순환 고리를 작품으로 본 것이다.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있는 교회와 십자가를 푸른색 점으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바탕화면에는 130년의 기독교 역사를 한곳에 모은다는 기사, 부활절 예배를 통하여 전통이 다른 교단들이 하나 된다는 기사가 보인다. 그 중에서도 130년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가 헤드라인 뉴스다. 그 역사 위에 푸르고 푸른 점으로 우리들과 함께 내일을 살아갈 청소년들이 회개하고, 기도하고, 성령으로 하나 되는 교회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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