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총장 거쳐 백석대에서 목회자 양성에 헌신
선후배 목회자 및 신학자 ‘언약과 교회’ 논문집 헌정
제3세대 신학자로 구약신학의 발전과 개혁신학의 확산에 기여해온 백석대학교 김의원 부총장이 지난 9일 정년퇴임했다. 1984년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로 학자의 길을 걸어온지 30년 만에 강단을 떠난 것이다.
신학자이면서도 학문이 목회현장에 적용되지 못하는 현실을 늘 안타까워했던 김의원 부총장은 백석대학교 재직 중 성경읽기와 쓰기, 그리고 채플을 의무화하면서 예비 목회자 양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또 목회자를 위한 성경연구와 교회를 위한 신학을 강조하며 커리큘럼의 변화를 모색하며 후학을 양성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이런 은사와 동료를 떠나보내는 퇴임의 날, 많은 이들은 “은퇴 후 더 헌신적인 삶으로 하나님을 섬기라”는 격려의 인사를 전했다.
지난 9일 방배동 백석아트홀에서 열린 김의원 교수 정년 퇴임 감사예배 및 논문증정식은 백석대학교 대학원 교목실장 장동민 목사의 사회로 백석대 신대원장 류호준 교수의 기도에 이어 백석학원 설립자 장종현 목사의 말씀이 선포됐다.
‘참된 스승’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장종현 목사는 “김의원 교수는 제자들이 성경을 바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것이 참으로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다”며 “백석대학교 기획조정부총장에서 서울캠퍼스 부총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대학원 발전을 위해 큰 공헌을 하셨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또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목사님”이라며 “개혁주의생명신학을 바로 이해하고 기도운동과 성령운동에 앞장서면서 무릎꿇고 기도해야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는 목회자가 될 수 있다고 전함으로써 내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이사장 최성규 목사의 축도 후 이어진 헌정 및 축하의 시간에는 기독교학술원장 김영한 박사,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김경원 목사, 백석대 최갑종 총장, 전 서울신대 최종진 총장, 웨스트민스터대학원대학교 박형용 총장, 개신대학교대학원 손석태 명예총장 등이 축사를 전했다.
김의원 교수는 백석학원 설립자 장종현 목사로부터 공로패와 퇴임선물을 수여했으며,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김재성 교수가 동료와 후배들이 함께 만든 기념논문집 ‘언약과 교회’를 헌정했다.
답사를 전한 김의원 교수는 “1973년 교통사고로 죽을 고비를 맞은 후 하나님께 새생명을 얻었다. 하나님은 나에게 육체의 가시를 남겼지만 영원한 생명을 대신 선물로 주셨다”고 고백했다.
김 교수는 “믿음은 학문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 찾아와주신 하나님의 공로”라며 “내 일생에 가장 큰 기적은 하나님을 믿은 것”이라고 간증했다. 이어 “신학은 현장 속에서 꽃을 피워야 한다”며 “목회자들이 기도한 만큼 성도들이 모인다. 설교만으로 되지 않는다”며 무릎의 목회를 강조했다.
퇴임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4백여 명의 선후배 목회자와 신학자, 제자들은 “한국 교회와 선교를 위해 또 다른 열매를 맺길 바란다”며 새롭게 시작될 제2의 인생을 축하했다.
1949년 광주에서 태어난 김의원 박사는 숭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총신대 신대원 입학 후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구약학으로 신학석사학위를 받았다. 1977년 뉴욕대학교에서 히브리어 전공으로 철학박사학위를 수여한 후 뉴욕중부교회를 설립해 이민목회를 시작했다. 이후 1984년 총신대 신대원 교수로 구약학을 가르치면서 후학을 양성했으며, 지난 2000년 총신대 제2대 총장을 역임하고, 2007년 백석대로 자리를 옮겨 백석대학교 대학원 기획부총장과 백석대 서울캠퍼스 부총장 등을 역임하며 대학 발전과 신학교육 변화에 헌신해왔다.
‘언약과 교회’ 발간 준비에 참여한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김재성 부총장은 “김의원 박사님은 제3세대의 선두적인 지도자로 놀라운 성취와 업적을 남겼다”며 “구약신학자로 그의 저술에 담긴 갖가지 성경신학의 깊이 있는 성찰들은 한국 개혁주의 신학의 발전과 정립을 위해 후대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 개혁주의신학의 1세대를 박형룡 박사로, 2세대를 김의원 박사로 꼽은 김재성 부총장은 “3세대 신학자로 해방 후 가장 열악한 조건을 극복하고 세계 신학의 흐름을 소화해낸 역량을 갖춘 분이며, 한국에 들어와 신학의 지평을 넓히고 든든한 기초를 놓는데 기여한 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념 논문집 '언약과 교회'에는 동료 목회자와 신학자들의 축하글과 개혁주의 신학자들이 헌정한 50여 편의 논문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