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연중의 문화칼럼] 아카펠라, 인간의 목소리만큼 아름다운 악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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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연중의 문화칼럼] 아카펠라, 인간의 목소리만큼 아름다운 악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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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1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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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연중의 CCM프리즘 (9)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주신 최고의 악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가장 친숙하게 들을 수 있는 사람의 목소리가 아닐까 싶다. 이 악기는 그 어느 것 보다 탁월해 적절한 화음을 갖춘다면 장소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연주가 가능한 편리성과 함께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사람의 목소리로만 연주하는 ‘아카펠라'라는 장르가 대중화된 것은 그리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복고바람이 불던 90년대 초 ‘Boyz II Men'이나 ‘Take 6'같은 아카펠라 그룹들의 상업적 성공은 이 장르를 대중화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 1992년 미국의 돈 구딩(Don Gooding)이 ‘아카펠라'의 모든 것을 취급하는 회사인 PAC(Primarily A appella)를 설립하면서 곧 이 장르는 세계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다. 무반주로 불려진 음악 정도로 알려진 ‘아카펠라'가 갖는 용어적 의미는 ‘예배 형식으로 연주한다’는 것이다. 13세기에 이르러서야 교회음악사에 데뷔한 오르간의 경우를 보아 알 수 있듯이 보수적인 중세 교회음악의 외형은 오직 남자들로만 이루어진 성가대가 전부였다. 아카펠라는 하나의 통일된 튠(tune)을 유지하는 그레고리 찬트에서 시작되었다. 16세기에 이르러 시스틴경당의 음악감독인 팔레스트리나(G.P Palestrina)를 통해 초기 아카펠라음악이 선을 보였다. 시스틴경당에서(a capellasistina)라는 말을 줄여서 ‘아카펠라(a capella)’라는 음악 용어가 나왔고 훗날 무반주 다성 음악의 전문 용어로 자리잡게 되었다.

다양함으로 대변되는 사람의 목소리만큼 아카펠라가 지니는 소리 또한 다양하다. 모던 재즈가 락음악과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장르의 재즈를 선보였듯이 아카펠라 또한 락적인 요소를 가미하기도 했다. 컴템포러리스타일은 목소리로 기타나 타악기의 효과를 만들어내며 단조로움을 극복하려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즉흥성과 변주적인 특징인 재즈의 특성을 잘 살린 재즈스타일의 아카펠라나, 맑은 미성과 전통적인 고정된 화음을 중시하는 클래식적인 아카펠라도 선보이고 있다. 이외에 의미를 지니지 않는 의성어로 화음을 맞춰주는 50년대 뉴욕에서 유행한 두왑(Doo-Wop)스타일이나 가스펠적인 아카펠라등도 새로운 변화의 하나이다. 현대에 이르러 엄밀히 규정지어 한 장르의 아카펠라만을 고집하는 그룹은 거의 없다. 아카펠라가 줄 수 있는 단조로움에 대한 보완으로 다른 장르와의 결합으로 다양한 장르가 생긴 것이 90년대 이후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아카펠라’가 교회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장르인 만큼 대중적인 아카펠라 그룹들이 찬양을 부르는 모습들을 많은 무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카펠라’는 보수적이며 딱딱했던 예배용 음악을 다양한 음악 장르와의 결합으로 대중화시키며 교회음악 대중화의 성공적인 모델이 되었다 할 수 있다. 이는 동시대적인 크리스천 음악인 CCM의 대중화에 대한 해법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할 것이다.

“아카펠라, 인간의 목소리만큼 아름다운 악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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