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통해 누군가 십자가 사랑 느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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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통해 누군가 십자가 사랑 느꼈으면”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4.04.0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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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시집 ‘그날이 멀지 않다’ 펴낸 문현미 교수
▲ 문현미 교수의 여섯번째 '그날이 멀지 않다'.

백석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문현미 교수가 여섯 번째 시집 ‘그날이 멀지 않다’(현대시 시인선 138)를 내놨다. 그간 내놨던 시집과는 조금 다른 그의 신앙고백이 담긴 ‘기도 시집’이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를 썼다고 고백한 문 교수는 “언젠가 누군가의 손에 들려질 때를 기다리며 삶에서 얻은 시를 유리병 편지처럼 강물에 띄운다”며 “오른 손에 일곱 촛대와 일곱 별을 들고 오실 그분께 이 시집을 온전히 바치겠다”고 서문을 통해 밝혔다.

사실 현대시 시인선에서 작품을 발표한 시인들의 작품은 대부분이 일반 시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월간 현대시의 원구식 시인은 “대부분의 신앙 시들은 너무 적나라하게 신에 대한 찬양이 드러나 문학적 형상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폄하되고, 문학 작품으로 인정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문 시인의 시는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좋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시집에 실린 작품들이 모두 기도하는 마음으로 써내려간 시지만, 형상화 작업이 잘 이뤄져 문학적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시집은 총 5부로 구성해 ‘가난한 기도’, ‘수직으로 서서 바치는 사랑’, ‘어디쯤 와 있는가’, ‘마지막 비상등’, ‘때로는 내가 아니고 싶다’ 순으로 나뉘어 있다.

이번 시집의 시평을 남긴 문화평론가 이재훈 씨는 “문현미의 시집은 신과 마주하기 위해 기록한 한 권의 고백록 같다”며 “시인은 ‘그날이 멀지 않다’고 고백한다. 그 날은 바로 신을 온전케 만나는 날(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인의 기도는 한 개인의 영적 체험에만 그치지 않는다”며 “기도를 통해 우리 주변을 살피고 돌보는 공동체적인 사유가 깃들어있다”고 평가했다.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고 노동의 신성함을 되새기는 구절들이 시 여러 곳들에 숨어있기 때문.

더불어 그는 “이번 시집은 다양한 종교적 상징, 절대자에 대한 겸허한 섬김, 종교가 바라보는 궁극적 지향점인 ‘그날’에 대한 염원이 올올이 들어차 있다”며 “그의 기도는 신과 진실로 대면하기 위해 온몸으로 무릎 꿇는 여정과 실존적 체험의 그림자를 보여준다. 또한 이 고백록을 통해 우리는 뜨거운 기도의 목소리가 귓가에 자욱이 남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그날이 멀지 않다’의 경우 2004년 발표된 시인데, 2007년 수학능력시험 시 용어를 가르치는 교재에 수록되기도 했고, ‘가난한 기도’의 경우 한국크리스천문학에 내놓으니 바로 영문으로 번역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문현미 교수는 “이번 시집을 펴내면서 하나님께서는 평소보다 더 기도하게 하셨다”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냥 한 권의 시집일지 모르지만,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누군가가 시를 통해 십자가 사랑을 느끼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문현미 교수는 1998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해 현재 백석도서관장, 山史현대시100년관장으로 섬기고 있다. 또한 시집 ‘기다림은 얼굴이 없다’, ‘칼 또는 꽃’, ‘수직으로 내리는 비는 둥글다’, ‘가산리 희망발전소로 오세요’, ‘아버지의 만물상 트럭’ 등을 펴냈으며, 2008년에는 박인환문학상, 2011년 한국크리스천문학상, 2012년 시와시학작품상, 2013년 한국기독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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