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효성의 문화칼럼] 사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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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성의 문화칼럼] 사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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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12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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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성의 성지를 찾아서 (24)

긴 겨울 잠에서 깨어나는 3월을 맞이했다. 언땅을 뚫고 새싹이 돋아나며 나뭇가지는 기지개를 펴고 촉촉히 물이 오를 것이다. 봄은 왔지만 꽃샘추위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이때 사순절이 시작되며 교회마다 특별새벽기도회가 열린다. 새벽을 깨우며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경건의 시간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절제와 묵상의 시간으로 그 의미를 되새기는 기간이다.

이때쯤 되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일명 리오 카니발이 열린다. 부활주일을 앞둔 40일 전 카니발이 열리면 사순절의 시작임을 짐작할 수 있다. 올해도 여전히 남미의 가톨릭 국가들인 페루와 브라질 등에서 카니발 축제가 열렸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 ⓒ방효성, 사순절, 2013.

리오 카니발은 4일간 다양한 프로그램과 경연을 통하여 마음껏 즐기는 축제이다. 각종 퍼레이드와 볼거리가 있다. 그중 삼바춤 퍼레이드는 선정적인 몸짓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축제 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목숨을 잃기까지 하며 각종 범죄가 일어난다. 관광객들이 50만 명이나 온다고 하니 세계적인 축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축제는 아이러니하게 예수님의 고난에 맞추어 사순절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이 되었다. 카니발은 사순절이 시작되면 금욕의 기간을 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시작되었다.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에 마음껏 즐기자는 그럴듯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의 사건이 본질을 벗어나 이제 하나의 세상적인 축제로 자리잡은 관념화된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은 금욕의 기간과 상관없는 축제만 존재하는 듯하다.

부활절을 앞두고 한국 교회의 하나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많은 교파와 교단이 있는 한국의 교회 현실 속에 마음을 하나로 묶기가 쉽지 않다. 연합의 어려움에 신학적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사로운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을 알수 있다. 한국 교회가 1천만 성도라고 하지만,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대표성이 아쉬운 현실이다. 교단과 교파가 다르다 보니 비슷한 성격의 단체들이 만들어지게 됨을 교계는 우려하고 있다. 내용은 같은데 유유상종하듯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헤쳐모여 하는 모습이 되었다.

부활절은 기독교 최대 명절이요 인류에 기쁨이 되는 날이다. 교단과 교파도 사람이 만든 것인데 조직에 매달리다 보니 교회의 본질을 넘어 조직만 존재하는 단체가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교회를 대표하는 기관들이 교회의 본질인 하나의 믿음공동체로 회복되길 원한다.

‘주도 한분이시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요.’(에베소서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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