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이 어려운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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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협이 어려운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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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1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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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 / 신촌성결교회

국회가 드디어 정상화 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거의 1년 가까이 대선 후유증으로 이 나라는 홍역을 치루고 있다. 국정원 댓글사건 여파로, 검찰총장 사퇴문제로, 야당은 거리 정치로 나섰고 여당은 버티기 작전으로 허송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밖에서 들여다보니 타협의 여지가 전무해 보인다. 국회가 문을 닫은 상태이니 민생 법안인들 제때 처리되겠는가. 그 싸움에 민생이 눈에 보일리가 없을 것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백성들은 그렇지 않아도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연말은 가까워 오는 이 시점에 밀려오는 허무감과 자괴감을 막을 길이 없다. 한편에서는 분노가 치밀고 또 한편에서는 이 나라의 미래가 걱정되고 불안해지기까지 한다. 새해 예산안 처리는 올해도 지연 처리 될 것이고 이 시기는 무엇인가 비상대책이라도 내 놓아야 경제가 그나마 자리를 잡을 시기인데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한창 중국은 자국 이익을 위해서 동분서주하고 있고 일본은 미국과 한마음이 되어 주고받기식으로 바쁘게 움직이며 동북아 3국에 미국까지 끼어들어 군사적 긴장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여야의 대치는 파국으로 향하여 치닫고 있다.

마침내 참다못한 여론의 화살이 거칠게 나타나자 여론에 떼밀려 가까스로 미완의 봉합을 이루어 국회정상화를 이루었다고 한다. 임시 봉합이니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국회로 들어간 모양새다.
우리나라는 협상이나 타협이 이렇게도 어려운 나라인가. 어려운 것인가 안 되는 것인가 못하는 것인가 아니면 하지 않는 것인가. 가까스로 겨우 타결되어 정상화가 되었다니 일단은 한숨놓게 되었다.

한국 정치계보다 협상이나 타협이 더 어려운 곳이 있다. 한국 기독교계가 그곳이다. 한국 기독교계는 아예 타협이라는 과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협상이라는 것도 아예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금 막가고 있는 한기총 문제나 풀 길 없이 꼬여버린 찬송가공회 문제 그리고 꼬리 물듯 이어지고 있는 모교단의 소송 문제와 모 대형교회의 갈등 문제 등 아예 협상이니 타협이니 하는 여백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서로가 끝까지 가 보는 거다.

그러기에 개교회에서 문제가 발생하여도 타협이나 협상이나 지혜를 모아 해결해 보려는 노력이나 과정이 발휘되지 못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한결같이 분열로 갈라서는 일로 귀결된다. 아무 문제가 없는 이 땅의 다수 교회들에게 미칠 악영향은 고려조차 하지 않는다.

이제 한국 정치계는 타협과 협상의 기술을 터득해서 발휘하여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자질이고 성숙한 사회의 모습이다. 민주주의에서는 한편이 아예 다 차지하는 법은 없다. 주고받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협상과 타협만이 이룰 수 있다. 양쪽이 모두 반반씩 손해보고 이득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차제에 한국교계도 이 기술과 지혜를 배워서 발휘해야 한다. 협상과 타협은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지혜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 하나를 이루어 나가는 삶이 성숙한 신앙인의 태도이다.

오늘은 이 타협의 지혜가 필요한 시대이다. 한국 정치계나 한국 기독교계에도 이런 바람이 불었으면 한다. 제발 이 바람이 우리사회에 뜨겁게 불어 왔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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