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양식에 감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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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양식에 감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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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0.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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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하나님만이 생명을 주시는 왕이시다.

▲ 이경직 교수
호렙 산에서 뱀이 되었던 지팡이가 이제 이집트 왕 파라오 앞에서 뱀이 되었다. 그 뱀은 이집트 요술사들이 만들어낸 뱀들을 모두 삼킴으로써 이집트의 왕권이 하나님의 절대왕권에 굴복해야 하는 권위임을 밝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파라오는 하나님의 절대왕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그의 절대왕권이 무너지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그가 자랑하던 모든 것들을 잃도록 하는 나머지 9가지 재앙을 하나님으로부터 더 받아야만 했다.

이러한 어리석음은 이집트 왕 파라오에게만 나타났던 것은 아니다.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해 광야 길을 걸어가던 이스라엘 백성도 그러한 잘못을 저질렀다. 그리스도의 재림을 바라면서 이 광야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같은 잘못을 저지르기 쉽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 왕권을 상징하는 이집트 뱀들을 완전히 극복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호르 산에서 출발하여 홍해 길을 따라 에돔 땅을 우회하려 할 때”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민21:4). 이 때는 네겝에 살던 가나안 사람, 아랏의 왕이 이스라엘 사람을 건드렸다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몰살당한 직후였기 때문이다. 호르마에서 대승을 거둔 이스라엘 백성은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편하고도 빨리 가기 위해 에돔 땅을 통과해야 했다. 이스라엘 백성은 호르마 지역의 가나안 사람들을 모두 제거했기에 의욕이 넘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모세가 에돔 땅을 통과하는 정면승부를 거는 대신 홍해 길을 따라 멀리 에돔 땅을 우회하려고 한 일을 이해할 수 없었다. 모세는 야곱의 형제 에서(창33:4)의 후손인 에돔과 전쟁을 할 수는 없었는데도 말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그러한 모세와 하나님을 향하여 원망한다.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는가? 이곳에는 먹을 것도 없고 물도 없도다. 우리 마음이 이 하찮은 음식을 싫어하노라.”(민21:5) 음식에 대한 그들의 투정에는 문제가 있었다. 아침에는 만나가, 저녁에는 메추라기가 하늘로부터 내려와 그들의 식량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때 그들은 만나를 극찬했다. 만나는 이집트에서조차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음식이었다. 그래서 “이것이 무엇이냐?”는 질문 자체가 그 이름이 되었다(출16:15). 우리도 정말 맛있는 음식을 대할 때 “도대체 이 음식 이름이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 이스라엘 백성은 만나가 깟(고수풀)의 씨앗 같이 하얗고 그 맛은 꿀 섞은 과자와 같다고 극찬했다(출16:31).

그런데 이제 그들은 “이곳에는 먹을 것이 없다”고 불평한다. “아니, 만나가 있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들은 만나는 “하찮은 음식”이라고 말한다.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릴 때 그렇게도 맛있었던 만나가 이제 그들에게는 하찮은 음식이 되었다. 매일 먹을 수 있는 밥이 있다는 것이 축복인데도 “그것은 밥맛이야”라고 하면서 밥을 낮게 평가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사람을 “배부른 사람”이라고, “정신 차리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하나님께서 하늘의 음식인 만나를 공급해주시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만나가 하찮고 맛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먹고 싶지 않다고, 그래서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다.

이번에 그들의 불만은 매우 직접적이었다. 주로 모세에게 항의를 하는 간접적 방법을 쓰던 그들이 이제는 “하나님과 모세를 향하여 원망”했기 때문이다(민21:5). 그들은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해 내어 이 광에서 죽게 하는가?”라고 원망했다. 하나님께서는 이집트의 압제에 시달리던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셨는데, 그들은 이 구원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일로 해석하고 있다.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살아가는 우리 가운데 때로 이러한 원망이 터지기도 한다. “내가 하나님을 전혀 알지 못했다면 편하게 살아갔을 터인데, 하나님을 섬기고 사는 삶이 이렇게 고달프다니. 차라리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그들을 죽이시는 분으로 여기자,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실상을 깨닫게 하신다. “하나님께서 불뱀들을 백성 중에 보내어 백성을 물게 하시므로 이스라엘 백성 중에 죽은 자가 않”았다(민21:6). 거친 광야 길을 가면서 이스라엘 백성은 그들을 지배했던 이집트 왕 파라오가 얼마나 독사 같은 존재였는지를 잊고 있었다. 그들은 그들을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시고 만나와 생수로 먹이시는 하나님이 얼마나 자비로우신 분이심을 잊었다. 이제 독사들이 그들을 물고 그들 중에 사망자들이 출현했을 때에야 비로소 그들은 하나님이 아니라 이집트 왕이 그들을 죽이는 자임을 깨닫기 시작한다. 얼마나 어리석은 백성인가! 하나님의 뱀이 그들을 위해 이집트 왕의 뱀들을 다 정복했는데, 이제 그들이 하나님의 왕권을 부정함으로써 그들의 삶에 이집트 왕권을 되살린 셈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죽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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