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열차, 그 속에 담긴 세계교회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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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열차, 그 속에 담긴 세계교회의 ‘바람’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3.10.06 21: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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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박 24일간의 여정,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어떤 분들은 평양에 가지 못했다고, 이미 평화열차 프로젝트가 끝났다고 말씀하시는데 평화열차는 시도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평양을 지나지 못하는 만큼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6일 세계 평화, 무엇보다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이들이 모여 평화열차에 탑승했다. 남, 북한 정부의 승인이 나지 않아 북한 평양 경유는 어렵게 됐지만 평화를 갈망하는 이들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평화열차에 몸을 실은 이들은 모두 131명. 대한민국을 비롯해 인도, 브라질, 말라위,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등 17여 개국의 사람들이 함께했다. 외신기자들도 평화열차의 여정에 참여해 세계에 그 의미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평화열차의 본격적인 행사는 7일 시작된다. 베를린의 한 독일교회에서 베를린선교회 크리스토프 테일레만 박사, 독일개신교협의회 EKD의 폴 오펜하임 목사, 전 주한독일대사 보차프터와 마이클 가이어의 인사로 시작된 심포지엄은 ‘한반도 분단의 역사’, ‘한반도 통일을 위한 에큐메니칼 연대와 기여’, ‘한반도 미래를 위한 한국 교회의 역할’ 등을 주제로 이어진다.

세계교회협의회 전 총무 콘래드 라이져 교수 등의 값진 강의는 참가자들의 가슴에 ‘평화’를 새길 계획이다. 이어진 브란덴부르그 광장에서의 촛불예배는 참가자들의 마음을 뜨겁게 지핀다. 

교회협 화해통일국 평화열차 소위원회 이창휘 간사는 “동독과 서독도 이념의 갈등을 넘어 통일을 이뤄냈다”며 “평화의 상징인 브란덴부르그에서 예배가 열린 만큼 그들이 통일을 이뤄낸 방법을 배워 우리도 이뤄내겠다는 바람과 다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베를린에서 열리는 행사들은 독일 교회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이뤄졌다. 예배를 위한 헌금은 물론 예배를 위해 광장을 사용하도록 정부의 승인도 받아냈다. 유대인박물관에서는 독일 나치정권의 과오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화해교회를 통해 독일의 통일에 교회가 노력한 부분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도 이어진다.

러시아 일정은 모스크바에서 시작된다. 러시아정교회와 함께하는 ‘정의ㆍ평화를 위한 종교인 공동체’라는 제목의 한반도 이슈들을 다룬 컨퍼런스와 함께 러시아의 역사에 대한 발걸음도 이어질 예정이다. 붉은광장과 바실리성당 등을 돌며 참가자들은 다시금 평화의 마음을 다진다.

13일부터 15일 3일간은 이르쿠츠크로 향하는 기차에 계속 머물게 된다. 이르쿠츠크로 향하는 기차뿐만 아니라 평화열차 속에서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미리 준비된 ‘한반도 평화 이슈 읽을거리’라는 소책자를 읽으며, 평화와 관련된 노래들을 배운다. 또한 한반도 평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화(간 큰 가족, 무산일기, 공동경비구역 JSA, 두만강, 고지전 등)도 상영된다.

이밖에도 바람개비 만들기, 뜨개질, 성경공부, 평화열차 대형 퍼즐맞추기, 평화 종이비행기 접기 등의 프로그램이 기차 안에서 진행된다. 무엇보다 많은 나라에서 참여한 참가자들과 함께하는 평화에 대한 토론은 자연스런 식탁의 주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 바이칼이 펼쳐지는 이르쿠츠크에서는 ‘생태 평화’에 대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현대사회에서 늘 우려하지만 그냥 지나치고 있는 환경문제를 다루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선 바이칼의 생태전문가가 함께해 평화열차 참가자들에게 생태평화를 외친다.

21일 도착하게 되는 베이징. 평화열차에 대한 참여를 공식 거부한 중국 정부와는 별개로 비공식 방문들이 이어진다. 해전교회, 조양교회 등의 삼자교회를 방문해 함께 예배를 드리며 중국 교회의 모습과 기독교 역사를 되돌아보게 된다.

평양을 경유할 경우엔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바로 이동하게 되지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북중 접경지역인 단동에서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단동조선족교회’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또한 눈앞에서 분단의 현장을 마주하는 시간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넘어 통일을 위한 기도의 씨앗도 뿌려진다.

단동항에서 배가 떠나는 것은 27일. 다음날 인천항에 도착하는 참가자들은 그간의 여독을 풀고 29일 KTX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해 평화열차 도착 감사예배를 드리게 된다.

▲ 평화열차 출발 직전까지 철저한 준비에 여념없던 평화열차 소위원회의 이창휘 간사(왼쪽)와 황보현 목사(오른쪽)

평화열차 소위원회 황보현 목사는 “처음에는 뜬 구름을 잡는 듯 했던 평화열차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세계 교회들이 평화이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돼 남북관계가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며 “늘 회의만 함께하던 이들과 거점지역에서 현장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게 돼 기쁘다”고 강조했다.

또한 “평화열차를 준비하며 느꼈던 깊은 감동을 참가자들과 한국 교회, 세계 교회의 사람들이 공유했으면 한다”며 “평화열차 프로젝트가 끝났다고 평화에 대한 우리의 열정도 함께 식어선 안 된다. 평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들이 한국 교회 안에서 하나 둘 논의돼 평화열차가 통일의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기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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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2013-10-09 00:43:56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라고 하신 말씀처럼 오늘날 서로 진리라고 다투는 종교 전쟁이 끝남으로 세상 전쟁도 끝나는 것이다. 이는 진리가 이김으로 진리로 종교가 통일이 되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악의 신 사단을 잡아 가둠으로 전쟁이 없어지는 것이며, 평화의 하나님이 창조하셨던 세상을 다시 찾아 통치하심으로 하나님께는 영광이며 땅에는 평화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