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최초의 평신도 항일 순교자 ‘최인규 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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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 최초의 평신도 항일 순교자 ‘최인규 권사’”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4.05.1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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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 ‘故 최인규 권사 훈장추서 감사예배’ 열어

일제의 신사참배에 맞서 끝까지 저항하다가 순교한 고 최인규 권사(1881~1942)의 건국훈장 애족장 추서를 기념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주최로 ‘故 최인규 권사 훈장추서 감사예배’가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아현감리교회(담임:김형래 목사)에서 열렸다.

최인규 권사
고 최인규 권사(1881~1942). 사진출처:국가보훈처

강원도 동해 천곡교회 권사로 재직 중이었던 최인규 권사는 1940년 일제강점기 모든 황국식민화 정책(신사참배, 창씨개명, 황국식민서사 낭송, 일장기 경례, 동방요배, 동네 부역 등)을 거부하다가 체포돼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옥중에서도 갖은 고문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굳건히 신앙을 지키다 1942년 12월 16일 대전 형무소에서 순교했다.

고인은 재판을 받으면서도 “기독교를 박해한 로마는 망했다. 일본은 우리 민족을 못살게 하는 죄악을 회개하지 않으면 반드시 멸망할 것”이라며 자신의 신앙을 굽히지 않았고, 옥중에서도 하나님을 찬양했다. 최인규 권사가 평생 일군 재산은 1932년 감리회 유지재단에 기부되었으며, 1938년 양주삼 총리사가 표창하려고 했지만 이를 받을 이유가 없다며 인정하지도 수령하지도 않았다.

일제의 폭압과 강요 속에 1930년대 중반 대다수 교단이 신사참배를 결의했으며, 감리회는 1938년 10월 신사참배를 결의했다. 당시 교계 지도자들과 교파의 총회에서 신사참배에 임하던 상황에서 시골의 작은 교회 권사가 신사참배를 거부한 것은 큰 믿음의 결단이었다.

감리회 동부연회 천곡교회와 최인규기념사업회 등은 국가를 대상으로 수차례 최인규 권사의 훈장추서를 청원했으나 종교적 이유로 순교한 이를 국가가 기념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려되어 왔다.

그 가운데 삼척큰빛교회 집사인 이철규 의원(국민의힘)이 집요하게 독립유공자 포상 기준의 변경을 요구한 끝에 ‘감리회 평신도 최초 항일 순교·순국자’로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제84회 순국선열의 날에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됐다.

이날 감사예배는 경기연회 박장규 감독(사회평신도국위원장)의 인도로 이철 감독회장이 ‘지혜 있는 자(단12:1~4)’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감리회 주최로 ‘故 최인규 권사 훈장추서 감사예배’가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아현감리교회에서 열렸다.
감리회 주최로 ‘故 최인규 권사 훈장추서 감사예배’가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아현감리교회에서 열렸다. 사진은 왼쪽으로부터. 김영민 감독(동부연회, 역사보존위원장). 이철규 의원(동해삼척정선 국회의원) 이철 감독회장. 류호정 목사(철원소망교회, 소설최인규작가) 민관기 목사(역사보존위원).

이 감독회장은 “고 최인규 권사의 건국훈장 애족장 수훈은 너무 값진 일”이라며 “고인의 유족을 찾을 수가 없었고 신사참배가 종교적 행위라는 점에서 추진이 어려웠는데, 이번에 황국식민화정책 거부로 인한 사망이 순국이라는 포상기준변경이 이뤄졌고, 유족을 찾아 마침내 훈장추서를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고인은 일제의 모진 고문과 박해 속에 천황의 참배를 거부했으며, 오직 하나님만이 나의 왕이고 예수 그리스도만이 나의 구주임을 고백했다”며 “흔들림 없이 순교와 순국의 길을 걸어간 그의 신앙이 많은 그리스도인에게 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부연회 김영민 감독의 환영사와 이광섭 목사(전농교회)의 경과보고가 있었으며, 이철규 의원과 백중현 문체부 종무관의 축사가 있었다. 이철 감독회장은 이철규 의원과 민관기 목사(성안산형제들교회), 류호정 목사(철원소망교회)에게 각각 공로패를 수여했다.

훈장추서의 의미를 전한 역사보존위원 이광섭 목사는 “감리교회에 이러한 평신도가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면서 “우리는 그를 통해 꺾을 수 없는 신앙인의 절개와 민족을 향한 열정을 배울 수 있다”고 전했다.

감리회 주최로 ‘故 최인규 권사 훈장추서 감사예배’가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아현감리교회에서 열렸다.
감리회 주최로 ‘故 최인규 권사 훈장추서 감사예배’가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아현감리교회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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