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무엇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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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무엇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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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0.0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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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호 목사(춘천동부교회)

얼마 전 아이의 대학교 입학으로 시애틀에 머물다가 주일 예배는 필자가 개척한 교회에서 모처럼 예배드리기 위하여 자동차를 렌트하여 약 900 마일 (1300 Km) 이상의 거리를 왕복 운전하였습니다. 약 2600Km의 아주 긴 여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전혀 피곤하지 않게 여행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미국에서 혼자 남아 대학생활을 하게 될 자녀에게 필자의 20년간 해외 삶의 경험을 이야기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따지고 보면 이야기의 대부분은 돈을 절약하라는 것, 이성에 대해서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지나간 삶이 회고되면서 눈물도 나오고 정말 의미 있는 시간으로 필자는 느껴졌습니다. 어찌되었든, 제가 해 주고 싶은 이야기는 거의 다 한 것 같았습니다.

여행이 끝날 무렵 “아빠 자랑스러워요!” 등등 대답을 떠올리며 “아빠와 긴 여행 어떠했니?” 하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또 설교야!”라고 대답했습니다. 옆에 앉혀 놓고 2600Km 동안 자동차에서 내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듣기만 했으니 그럴 만도 하지요. 저 역시 처음 독일로 유학 갈 때 부모님께서 “한국 사람을 만나면 조심하라, 돈 조심하라” 등등 계속해서 들려주시던 말씀이 귀찮아 “또 설교야!”하며 반응을 했습니다. 그래도 연락 할 때마다 늘 설교 하시던 부모님이 떠오르며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진이 나서 건물이 무너져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다 죽었는데 건물 더미 속에서 30대 여인과 그 3살 짜리 아이가 살아났습니다. 어떻게 가능합니까? 8일 동안 성인이 살아 난 것은 그래도 조금은 이해가 되지만 어떻게 3살 아이가 살아났을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어머니가 자기 손을 물어뜯어 피를 흘리게 하여 아이에게 자기 손을 빨게 하였습니다. 나중에 여인과 아이를 구출했는데 여인의 손가락 끝마다 찢어져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자기 손을 물어뜯어 피를 흘리는 것은 자기 몸은 포기하더라도 자기 아이는 살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설교를 하는 것도, 내 몸을 희생하면서도 자녀를 보호하는 것도 그 이유는 자녀를 위하여 내가 무엇을 해 보고자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자녀를 주님에게 맡깁시다. 주님이 자녀를 나보다 더 잘 키워주십니다. 먼 해외, 혹은 타지에 있어도 군에 있어도 내가 키우는 것 보다 주님이 더 잘 키워 주십니다.

얼마 전에 아이 돌 잔치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날 필자는 ‘하나님의 사랑’에 관한 설교를 준비하며 분주하게 보내던 날이었습니다. 손님들이 상당히 많이 모인 축복의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게 유난히 눈에 들어온 모습이 있었습니다. 아이의 할아버지께서 손자가 아장 아장 걸어 다니는 곳마다 뒤에 같이 두 손을 벌리고 아이를 따라다니는데 할아버지의 눈동자가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제 머릿속에 “하나님의 사랑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마음이 찾아왔습니다.

사실 성서에도 이런 말이 나옵니다. “너희가 태어날 때부터 내가 너희를 안고 다녔고 너희를 품고 다녔고, 너희가 늙을 때 까지 내가 너희를 안고 다니고 백발이 될 때 까지 품고 다니겠다.”(이사야 46: 3-4) 하나님께서 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일까요?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자식을 낳아주시는 분의 모습으로 품에 안아 젖을 물려주시는 모습으로 자식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아낌없이 주시는 분의 모습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깨달은 사람은, 필자처럼 자녀에게 설교하기 보다는 나보다 더 크신 하나님에게 맡기게 됩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특별새벽기도회를 진행합니다. 멀리서도, 몸이 아파도 이른 시간 직장을 나가면서도 열심을 다해 기도하시는 성도님들을 보면, 그 모습만 보아도 은혜가 되고 도전이 됩니다. 그분들이 새벽마다 나와서 열심히 기도한 제목은 대부분 한 가지입니다. 바로 자녀를 위한 기도입니다. 하나님께서 나 보다 자녀를 훨씬 잘 키워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자녀를 주님께 맡겨 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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