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도전과 응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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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도전과 응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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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2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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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는 12시에 휴회를 한 후 13시에 속행하게 되었다. 구내식당 임원실에서 이진성 대표이사, 설진명 총무이사, 강지철 대리가 한 좌석에 합석하였다. 대표이사가 총무이사에게 말했다.

“우리 회사 주식이 하한가를 기록할 때마다 매수 세력이 나타났는데 그 배후를 알고 있는가?”
“예, 우리 회사를 적대적 합병인수(M&A)를 시도하는 세력일 것입니다.”
“에이치앤피(H&P)라는 외국계 법인이 그 배후인 것 같은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맞습니다. 그 회사가 전자부품 조립공장을 베트남에 추진하면서 우리 회사의 건축시공능력을 탐내 타깃으로 삼은 것 같습니다.”
“오늘 주주 총회에서 그들이 어떻게 행동을 할 수가 있을까?”
“위임장 대결을 행사할 것입니다.”
“오늘 참석한 자 중 위임장을 소지하고 출석한 자가 얼마나 되는가?”
“참석한 자 중 약 9% 정도의 수입니다.”
“그럼, 나머지 91%의 주주들의 향방이 대세를 결정하게 되겠군?”
“아마도 위임장 대결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어떤 전략을 쓸 것 같은가?”
“그들은 곰의 포옹(Bear’s Hug)과 황금낙하산(Golden Parachute)이란 이중플레이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우선 현 경영이사들의 경영책임을 추궁하면서 참석한 주주들을 자기들의 지원세력으로 만들려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현 경영진에게 좋은 조건으로 퇴진을 압박할 것입니다. ”
“거기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하면 되는가?”
“우리의 개선방안을 가지고 주주들을 설득하는 방법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만일 그들의 의도가 실패한다면 그들이 그대로 물러설까?”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집요합니다.”
“어떤 행동이 예상되나?”
“소수주주권을 행사하여 이사의 경영책임을 물어 해임하려고 하거나 주주 대표소송으로 나올지도 모릅니다.”
“오늘 위임장 대결을 위해서 참석한 자들이 우리 회사의 실제 주주명부를 어떻게 열람하고서 그들을 권유했는지, 내부 협조자 없이는 불가능 한 일인데 아는 바가 있는가?”
“기획이사와 제일영업이사가 의심이 가지만 확실한 증거를 포착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때 강지철 서리이사가 말했다.

“지금 S검찰청 수사과에서 차명으로 주식시세를 조작하는 증거를 포착하고 수사 중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전모가 드러날 것입니다.”

대표이사가 강지철 서리이사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에이치앤피(H&P)사의 적대적 기업인수작전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예, 피에프드러커(P. F. Drucker)는 기업가 정신에 대하여 변화를 탐구하고 이에 대응하면서 이를 기회로 이용하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우리 회사는 창의력을 가지고 불확실성과 대결의식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창의력이 필요한가?”
“새로운 경영, 판매 방식인 ABC 즉 조화성(Attunement), 부양성(Buoyancy), 명백성(Clarity)을 갖춘 창의적 조직으로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조직의 변화는 시간이 걸릴 걸세! 당장 회사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이 제시되어야 하는 것이 급선무일세.”
“잘 알고 있습니다. 우선 긴급 운영자금을 마련하여 유동성에 대비하고, 다음으로 고정경상경비를 대폭 삭감하며, 순환출자를 통하여 고정부채를 처리할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진성 대표이사는 마음속으로 강지철 대리를 두 번째 만났을 때를 생각하였다.

“그동안 어떤 일을 하였는가?”
“전역을 한 후 책 외판원 생활을 3년간 했습니다.”
“그래 할만 하던가?”
“완전히 실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저는 좋은 책만 팔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세일즈는 책만 파는 것이 아니라 인격을 파는 것인 줄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인격을 팔았나?”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팔아야 할 인격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높은 인격자에게 내 놓을 고상한 것이 없었고 낮은 인격자에게는 그곳까지 내려가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나?”
“외판원 생활을 집어치우고 3년 간 S대학교 경영대학원과 인문대학원에서 경영학과 인문학을 도강을 했습니다.”
“수강료도 내지 안 내고 강의를 들었다고?”
“정식 학생이 아니니까 수강료를 낼 수도 없었습니다. 그 대신 다른 고생을 했습니다.”
“어떤 고생을?”
“의과 대학원생 졸업논문 자료를 준비해줬습니다.”
“그럼 의과대학원에도 도강을 했는가?”
“아닙니다. S대 인문대학원에서 인문학을 부전공하는 의과대학원생의 인문학 논문자료를 제가 준비해주었습니다. 제가 먼저 인문학 강의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후13시 성결종합건축 사옥 13층 대회의실에서 주주총회가 속개되었다. 설진명 총무이사가 사회자석에서 참석한 주주님들께 자리를 정돈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진성 대표이사가 총회의 속행을 선언하였다.

“주주 여러분. 회의를 다시 진행하겠습니다. 우선 우리 회사에 당면한 유동성 문제에 대하여 강지철 서리이사가 그 방침을 설명한 후 채택의 여부를 표결에 부치겠습니다.”

강지철 서리이사가 사회자 석으로 나갔다.

“서리이사 강지철입니다. 오전에 전무이사님께서 설명을 드린 바와 같이 우리 회사는 매월 인건비와 경상경비를 포함하여 월 22억 원의 소요 자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현재 저희 회사는 필요한 자금을 위해서 한국시온재활산업 대표이사 이지헌으로부터 해외에 투자할 준비금 120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기로 약속을 받은 바가 있습니다. 이 금액으로는 우리 회사가 약 6개월 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회사의 매월 고정적인 인건비 19억 원에 대하여 합리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면 최소 7억 원으로 비용을 절감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회사의 고정부채 650억 원에 대하여는 우리 회사가 투자한 회사들과 협력하여 순환출자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합니다. 다음으로 미청약 신축아파트에 대하여는 저렴한 임대주택으로 전환하여 3개월 내에 전부 해소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시간관계상 생략합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주주님들은 회사를 방문해 주시면 상세히 설명을 드릴 예정입니다. 이상입니다.”

회의장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여기저기에서 고함소리가 터져나왔다.

“경영진은 경영의 책임을 지고 물러가라!”
“책임자는 자결하라!”
“강지철 서리이사를 정식이사로 선출해라!"

이때 위임장을 소지하고 주주를 대리하여 출석한 자가 발언권을 얻고서 사회자석으로 나왔다.

“주주 여러분! 주주들이 선임한 현 이사진이 경영을 잘못하여 회사가 존폐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우리 주주들은 이를 더 이상 좌시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그들의 경영책임을 묻기 위해서 상법 제403조에 의거 주주의 대표소송을 제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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