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교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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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교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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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2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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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찬 목사 / 예따람공동체

목사들에게 어렵고 힘든 일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가 교회를 잘 다니던 교인이 어느 날부터인지 교회 출석을 하지 않는 일이다. 교회를 부흥, 성장시켜야 할 목사에게 한 사람이라도 교회에 나오지 않으면 타격이 된다.

어떻게 해서든지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십일조 헌금도 꼬박꼬박 잘 드리도록 해야 한다. 목사는 무슨 어려운 일이 있는지 묻는다. 시험에 들었는지 살핀다. 혹시 다른 교회에 다니는 것은 아닌지 신경 쓰게 된다. 교인들끼리 무슨 불편한 사건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한다. 목사는 자신이 무슨 섭섭하게 한 일이 있는지도 살핀다. 어떤 직분을 바랬는데 주지 못해서인지 눈치도 살핀다. 그리고는 결론적으로 목사는 마귀의 시험에 들었다고 하며, 교회 다니지 않으면 하나님께로부터 벌 받는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불행하게도 자신의 설교나, 교회가 추구하는 목적이 얼마나 세속적인지는 반성하지 않는다. 사실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신앙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름 가난한 사람들, 소외된 곳을 찾아 주님의 사랑으로 나눔과 섬김의 삶을 살아간다. 믿음이나 삶에서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고백이 분명하다. 단지 교회에만 다니지 않을 뿐이다.

“왜?”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대답이 분명하다. ‘이런 교회’에는 다니지 않겠다고 한다.

이 장면에 이르면, 목사는 아무런 대안이 없다. 더 이상 출석을 강요할 수 있는 이유를 찾지 못하게 된다. ‘이런 교회’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고 “그래도 다녀야지요”라고 정직하게 양심적으로 말할 수 있는 목사는 몇 명이나 될까?

“이런 교회에는 다니지 않겠다” 하며, 더 이상 교회를 출석하지 않는 크리스천이 늘어나고 있다. 기독교 신앙은 갖고 있지만, 교회는 다니지 않는 신앙인이다. 이들을 ‘가나안 교인’이라 부른다. “안 나가”를 거꾸로 읽으면, ‘가나안’이 되어 만들어진 말이다. ‘기독교’를 ‘개독교’라 부르는 것과 같은 신조어이다.

서구에서는 ‘소속 없는 신앙’(believing without belonging) 또는 ‘교회 없는 크리스천’(unchurched Christian)이라 부르며 연구도 활발하다. 분명히 ‘가나안 교인’은 이 시대의 교회에게 던지는 비판의 메시지이다. 한국 교회의 신도 중 ‘가나안 교인’이 100만 명이나 되고, 엉덩이를 들먹이며 ‘이런 교회’를 떠나, ‘교회다운 교회’를 찾으려는 교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왜, 교회가 모든 생활의 중심이었던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는가? ‘가나안 교인’이 된 그리스도인의 가슴은 아프다. 교회를 떠나겠다고 결단할 때까지의 고민과 고통, 아픔을 헤아려 보면, “사랑하기에 떠난다”는 말이 통할 것이다. 그 마음이 ‘이런 교회’라고 표현된 것이다. ‘이런 교회’는 더 이상 다니지 않겠다는 ‘이런 교회’는 어떤 교회일까? ‘이런 교회’가 ‘교회’일까?

‘가나안 교인’에게 지금의 교회는 더 이상 교회가 아니다. ‘이런 교회’라고 비판의 대상이 되는 교회가 어떻게 해서 세워지게 된 것일까? 과연 지금의 교회와 목사가 ‘가나안 교인’들의 질책에 “아니다”라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까?

예수께서는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에 마귀에게 세 가지 시험을 받으셨다. 물질, 명예, 권력의 문제이다. 예수님의 길에 방해가 되고, 유혹이 되는 것들이다. 예수께서는 세 가지 시험, 마귀의 유혹을 뿌리쳤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예수께서 폐기처분한 것에 목매달고 매달리고 있다. 이것들로 교회를 세우고 있다. 마귀의 유혹에 빠져 버린 ‘이런 교회’요 ‘이런 목사’가 되었다. ‘이런 교회’가 된 원인들이 한국 교회 위기론의 원인과 일치한다. 한국 교회가 이 세 가지를 뿌리치지 않는 한 ‘가나안 교인’은 가슴앓이를 하며 늘어날 것이다.

‘가나안 교인’들을 돌아오게 할 길은 있다. 마귀를 즐겁게 하지 말아야 한다. ‘주님의 교회’를 세우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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