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다문화 여성의 상처, 사랑과 섬김으로 치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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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다문화 여성의 상처, 사랑과 섬김으로 치유해요”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3.05.10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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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찾아가는 기독교 <중> 이혼한 이주민여성 자립 돕는 2차 쉼터 ‘유니게의 집’

▲ 지난 9일 문을 연 글로벌디아코니아센터는 다문화가정 돌봄사업의 일환으로 유니게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유니게의 집에는 한족과 조선족을 몽골 베트남 등지에서 온 이혼한 이주민 여성 6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주민 여성에게 이혼은 모든 관계망의 단절 뜻해
정신적·경제적 독립 지원 위한 실질적인 2차 쉼터

5월 가정의 달은 소중한 사람과 함께할 기회가 많이 찾아온다. 어린이 주일, 어버이 주일, 스승의 날 등을 앞둔 이때 크리스천으로서 소중한 가족과 함께 국내외 소외된 이웃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이에 본지는 3차례에 걸쳐 북한 어린이지원, 다문화이주민 여성 실태, 고령화 사회 노인 문제 등에 대해 살펴볼 기회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2012년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제 결혼비율은 2010년 기준으로 전체 결혼에서 10.8%. 2008년 11.3%를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10% 대를 유지하며 증가하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매년 새롭게 태어나는 가정 10개 중 하나는 다문화 가정인 셈이다.

그러면 국경을 넘어 하나의 가정을 이룬 이들의 실제 결혼 생활은 무난할까. 통계청은 이와 관련 2011년 국내 전체 이혼 건수 11만 4천2백여 건 중 다문화가정 이혼율은 10.1%를 차지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결혼 10가정 중 한 가정은 다문화인 동시에 이혼하는 10가정 중 하나도 다시 다문화 가정이라는 얘기다.

더 심각한 점은 결혼 후 3년, 5년 기준으로 보면 이혼율이 30%를 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는 것. 우리 사회에서 늘어만 가고 있는 이혼한 다문화 가정의 여성문제. 기독교적 시각에서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복음전파와 함께 섬김 사역이 강조되고 있는 오늘날 이혼의 아픔을 겪은 다문화이주여성의 독립과 새출발을 돕는 글로벌디아코니아를 방문해 보았다.

▲ ‘유니게의 집’은 이혼한 이주민 여성의 경제적ㆍ정신적 자립을 돕기 위해 모든 생활시설이 완비된 원룸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원룸 일부 모습.

# ‘유니게’의 집
지난 9일 개원예배로 문을 연 글로벌디아코니아 다문화지원센터 산하에는 이혼절차를 밟는 1차 긴급쉼터에서 나와서 갈 곳 없는 이혼 이주민 여성들이 스스로 독립할 때까지 함께 하는 2차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변호사 지원을 포함해 1차 쉼터로 불리는 전국 긴급피난 시설은 현재 전국에 총 26개.

하지만 상임이사 권오성 목사는 “정작 이들이 1차 쉼터에서 이혼 수속을 마친 뒤 갈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1차 쉼터로 사회공동체를 섬기는 기독교 단체는 많지만 2차 쉼터는 아직 부족한 현실. 천주교 마리공동체와 불교의 2차 쉼터가 각각 한 곳씩 있지만 기독교 단체 내에는 전무하다.

권 목사는 “이들은 이혼 수속 후 비자가 나와도 막상 갈 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혼 이주민 여성이 아무 연고 없이 시골에서 올라와 아이 손을 붙잡고 도시 한 가운데 서게 된 상황은 막연함 그 자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한국 사회에서 이혼한 이주민 여성에게 가정의 상실은 마지막 관계망이 없어진 것을 의미한다”며 “사라진 관계망을 다시 세워주고 만들어주는 사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니게의 집은 이런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2차 쉼터를 지향한다. 쉼터에 성경에 나오는 디모데의 어머니 유니게의 이름을 사용한 것도 이런 기독교적 정체성을 내포하고 있다.

사회로 나가기 전 1년 혹은 2년간 머물 수 있는 이곳에는 주거지뿐만 아니라 TV를 포함해 가구 및 가전제품이 모두 갖춰져 있다. 또한 쌀과 김치뿐만 아니라 깨소금, 고춧가루, 등을 포함해 양념류도 모두 구비되어 있다.

지난 3월부터 중국 한족 2명, 조선족 2명, 몽골, 베트남 여성이 각각 2명씩 거주하며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와 어린이집을 다니는 유아 2명이 어머니와 함께 거주하고 있다.

성종숙 소장은 “이 곳에 오는 여성들은 총체적 어려움을 안고 있다”고 전했다. 비단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사회적 시선, 언어 문제, 문화적 차이 등이 혼합돼 증폭된 상황이라는 것. 성 소장은 “유니게의 집은 이들을 위해 최대 2년간 경제적 정신적 자립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자립컨설팅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 거주자들은 나갈 때를 대비해 최소 종잣돈 마련을 위한 자립계획서도 제출하고 있다.

유니게의 집의 또 다른 특징은 원룸 형식으로 거주자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있다는 점. 이주민 여성 간에도 문화가 다르다는 점과 심리적 안정을 바탕으로 독립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래서 거주하는 시설은 개별적인 영역으로 마련했다.

성 소장은 “유니게의 집은 사회로 나가기 전 완충역할을 감당하는 곳”이라며 “나만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심리적 안정을 포함해 개인적 독립성을 확보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하나원이 있는 것처럼 다문화이주민 여성을 위한 문화교육원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기독교공동체에서 이를 감당해 주기를 희망했다.

종잣돈 마련은 본인이 계획한 지출계획서를 바탕으로 적금을 통해 1~2년 나갈 때 1천만 원에서 2천만 원 가까이 마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유니게의 집에서는 그 동안의 경험과 데이터를 취합해 이주민 쉼터를 생각하고 있는 개별 교회를 위한 매뉴얼 배포도 검토하고 있다.

권오성 목사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주민들은 국적과 배움,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존중받아야 한다”며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위하라는 말씀에 따라 섬김사역을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 이혼한 이주민여성이 최장 2년간 머물 수 있는 유니게의 집은 아직 개신교 내에는 없는 2차 쉼터다. 사진은 원룸 형태의 숙소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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