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의 몰이해에 대한 인식개선 앞장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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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의 몰이해에 대한 인식개선 앞장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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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07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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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숙 센터장 (노원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국내에 있는 외국인이주민은 현재 14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결혼을 통해 한국 가정에 함께한 이주민은 총 22만여 명, 그 가정에서 태어나는 자녀 수는 17만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서로 다른 문화를 통해 이혼으로 향하는 가정의 수도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디아코니아센터는 최근 ‘다문화, 함께 사는 세상을 열며’를 주제로 포럼을 열고 다문화 가정의 현재를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표된 두 발제 내용 중 일부를 요약해 실었다. <편집자 주>

1990년대 중반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한국인 남성의 국제결혼은 2000년대 이후 베트남,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등을 넘어 네팔 스리랑카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이런 사회적 현상은 다문화가족을 결혼 자체가 목적인 중매혼 성격을 갖게 했고, 비교적 짧은 기간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준비되지 못한 결혼은 다문화 가정의 초기 한국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증폭시키고 불안한 출발에 이어 다문화 가정의 이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낮은 수용성은 생각하지 않고 한국인 배우자를 가정폭력 가해자, 문제 있는 남성, 능력 없는 남편 등으로 낙인찍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시각은 ‘한국인 남편의 가부장적 태도’, ‘주된 갈등제공자’, ‘폭력의 주체’, ‘무능력한 역할 불이행자’ 등 다양한 학술결과로도 보고되고 있다.
이런 편견과 몰이해는 다문화가정 남편의 역할을 축소시키고 고립시킴에도 불구하고 다문화가족 정책은 다문화여성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시각이 있음을 오늘날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는 다문화가정에서 남편을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이 필요한 실정이다.

다문화가족이 경험하는 갈등상황의 인과조건으로는 ‘준비 안된 결혼’, ‘소극적 태도’, ‘문화적 몰이해’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결혼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상황에 적극 해결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준비 안 된 결혼을 나타내는 모습으로는 참여자들이 배우자 국가에 대해 아는 것 없는 상태에서 결혼에 임하게 되는데 이것은 또한 결혼 갈등 요인으로 지적 된다.

이 같은 다문화 가정의 갈등요소는 초기 일방적 대응단계에서 인식전환단계, 동반자단계 등을 거쳐 사회 참여단계에 이르는 것으로 관찰된다. 특히 이 과정을 거쳐 결혼이 가정이라는 관계를 넘어 사회적 차원으로 가족문제를 확장시키게 되면 다문화 가족의 문제는 개인과 부부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인식과 갈등의 내제화를 위한 조건을 변화시키려는 태도로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사회참여 형태를 이 정서적ㆍ심리적 공감 집단으로 인정하는 형태도 있어 이를 효과적으로 조직화하고 조정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체계도 필요하다.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에 시사점으로는 다음을 들 수 있다. 첫째, 결혼 전 상대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은 물론, 상대국가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위한 심도 있는 교육이 요구 된다. 다문화가정의 부부 모두에게서 결혼 초기 갈등의 원인은 ‘막연함’에 있었고, ‘준비되지 못한 결혼’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차원의 접근을 위해서는 결혼중개업자들을 위한 교육, 결혼이민국 현지 교육, 배우자를 위한 국내교육, 사회의 일반적인 인식개선 운동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다문화가족 한국인 배우자는 사회적 시선에 의해 위축된 생활을 하고 있는 사회적 소수자임을 이해해야 한다. 다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날수록 다문화남편들은 사회적 악인으로 전락하고 있다. 그들의 선택과 자존감에 적지 않는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 이는 한국인 배우자를 향한 교육이 폭력예방교육과 같은 부정적 측면이 아닌 적극적 역할 수행을 위한 교육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배우자들의 자긍심을 높여줄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의 제공이 결혼적응 과정에서 능동적이며, 자발적인 역할 수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다문화가족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은 이주여성 뿐 아니라 남편과 시부모 등의 가족을 포함하는 것이라야 한다. 다문화가족의 한국생활적응 문제는 개인을 넘어서 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과 사회의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다문화가족의 성공적인 정착은 가정생활의 주변인물, 즉 시부모와 친인척의 인식변화와 협조를 어떻게 이루어 내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위의 연구에서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인 남편의 인식변화에 결혼이민여성의 고국 방문이 중요한 변화계기로 작용한 것을 지역사회 또는 지자체, 복지기관 등을 중심으로 고국에서의 결혼이민여성과 한국인 배우자의 역할 정립을 위한 기획활동으로 진행한다면 매우 효과적인 접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넷째, 한국 문화를 결혼이민어성에게 학습시키기 위한 동화주의적 접근 보다 다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와 수용을 위한 상호이해 중심의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일방적인 가르침의 단계를 넘어서 상호존중과 이해로 진행될 때 동반자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시시점이 크다. 자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 한국으로 결혼 오게 된 이민여성의 문화와 생의 태도도 존중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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