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 애국심 계승 기독교가 앞장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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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 애국심 계승 기독교가 앞장서야"
  • 승인 2002.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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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대유관순연구소 장종현소장(백석학원 설립자)·대담자=최명국 편집국장

2년전 유관순연구소를 창립하신 이후 유관순 열사에 대한 재조명활동을 해왔습니다. 학계가 주목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꾸준히 연구활동을 벌여 열사 탄신일을 고증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었습니다. 많은 연구소들이 있지만 특별히 유관순연구소를 설립하시게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유관순 열사가 우리 민족의 현대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열사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연구가 대단히 미흡한 실정입니다. 열사에 대한 자료는 열사의 모교인 이화여고의 유관순 기념관과 독립기념관에 간략하게 소개되어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열사에 대한 추모행사도 천안의 병천 지역 주민 중심의 지역 단위 행사로 열리고 있으며, 열사의 정신에 대한 체계적인 학술연구도 지금까지 해오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2000년 10월12일 우리 천안대학교는 열사의 생애와 사상 및 3·1운동의 고귀한 정신을 연구하여 널리 보급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애국애족의 정신을 실천할 수 있게 하고, 민족적 자부심과 정체성을 확고히하여 국가의 발전과 인류의 복지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국내 최초로 유관순 연구소를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유관순 열사는 우리 고장인 천안시에서 출생, 성장하였습니다. 또한, 1919년 4월 1일(음, 3월 1일)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일본 헌병에 체포되기까지 천안에서 애국활동을 하였습니다. 천안의 중심 대학인 우리 천안대학교에 유관순연구소가 설치된 것은 당연하고도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는 특별히 유관순 열사 탄신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특히 3월로 통용되던 열사탄신일 주장을 연구소가 11월로 바로잡는 등 학계로부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일제의 강압통치를 거부할 수 있었던 유관순 열사의 애국심은 어디에서 나왔다고 보시는지요.

-유 열사의 멸사봉공의 희생정신은 기독교적 세계관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유 열사는 어려서부터 매봉교회(조부 유윤기·삼촌 유중무가 조병옥 부친인 조인원과, 유빈기가 미국인 케이블 선교사와 힘을 합쳐 1901년경에 세웠다가 1907년 일인에 의해 불탔던 교회를 1908년 재건-편집자 주)에서 온가족이 신앙 생활을 시작하였고, 기독교 학교인 이화학당에 진학하여 정기적인 예배시간을 통하여 신앙의 훈련을 받았습니다.

독립 운동가이자 정동교회 담임 목사인 손정도(孫貞道) 목사님의 독실한 믿음과 돈독한 애국심에 깊은 감화를 받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커졌습니다. 유관순열사의 애국심의 원동력은 바로 기독교 신앙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모세를 비롯한 에스라, 느헤미아와 에스더, 다니엘, 그리고 신약시대의 바울 등은 그 나라와 민족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며, 백성을 깨우고, 연합하고, 해방 운동을 하는 데 있어 순교의 각오로 앞장 서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유관순의 위대한 애국애족과 희생정신은 모두 기독교 신앙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열사의 그같은 애국희생정신이 평소 차분하게 일군 신앙과 관련이 있다는 말씀이신데 결국 3·1운동과 기독교신앙이 연대성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시군요.

-일제의 기독교 박해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독교는 민족의식의 온상으로, 항일운동의 구심적인 조직으로 성장하며, 생명력 있는 기독교의 본연의 모습을 잘 구현하였습니다. 여기에는 우리 교회가 갖고 있었던 강한 역사 의식과 세계 의식 그리고 원숙한 민족 의식이 바탕이 되었고, 또 교회가 강력한 민족의 정기와 울분을 호소할 효과적인 통로를 제공하였기 때문입니다.

또, 민족사에 대한 피로 맺은 책임과 사랑의 에너지라는 강력한 원동력을 한국의 기독교 저변에 깔고 있었고, 여기에 교회가 본래 체질상 가지고 있는 결속력, 연대감, 동원력, 강한 자치 정신, 세계와의 정신적인 결속은 독립 운동의 큰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교회가 일제의 참혹한 장기 식민정책에서도 소망을 잃지 않고, 부활의 신앙에 든든히 서서 기도하며, <죽으면 죽으리라>하는 신념으로 애국애족 운동을 전개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 신앙을 통하여 하나님 앞에서 민족을 발견한 우리 신앙의 선배들의 삶을 생각해 볼 때, 오늘의 우리는 부끄러운 점이 많다는 고백을 하게 됩니다.

3·1운동에서 유관순 열사의 영향은 대단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사님께서 보시는 유관순 열사의 위치와 열사 탄신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의 의미를 듣고 싶습니다.

-프랑스에 잔 다르크(1412∼1431)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유관순이 있습니다. 인도의 네루 수상이 그의 딸에게 보내는 옥중서신에서 “한국의 3·1정신을 본받아라”고 할 만큼 3·1정신은 온 세계에 고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유관순 열사는 우리 민족의 영원히 기릴 이 위대한 3·1운동의 꽃이며, 애국애족 정신 실천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관순 열사는 죽기를 각오하고 일제에 항거하다 숨짐으로써 당시 우리 민중에게 일제에 대한 저항정신을 심어 주었고, 민족 독립과 자주 국가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킨 역할을 했습니다.

특별히 의미를 두고 싶은 것은, 유관순 열사를 주제로 한 국제규모의 학술대회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사실입니다. 유관순 열사 탄신 10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연구소는 유관순과 3·1운동의 현대적 조명을 위해 국내의 저명한 학자와 미국·중국·일본에서 이 분야 연구에 권위가 있는 석학을 초청하여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국내 초유(初有)의 행사인 이번 국제학술대회가 유관순 열사의 고귀한 삶과 정신을 구명(究明)하고 3·1운동에서 여성의 역할, 3·1운동의 배경과 대외적 영향 그리고 3·1운동과 종교의 역할이 어느 정도 선명하게 밝혀져, 3·1운동의 현대적 의미가 새롭게 조명되는 귀한 자리가 될 것입니다.

유관순 열사 탄신 1백년이 지난 지금, 그 정신이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계승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말씀을 부탁합니다.

-유관순은 애국·애족·박애·희생·봉사·기독교 정신을 실천한 21세기에 가장 요구되는 한국적 인물상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점점 나약해지고 있는 청소년 및 대학생들의 정신을 굳세게 할 수 있는 사표(師表)가 됩니다.

학술대회에서 논문을 발표할 미국의 캐롤 쇼(Carole Shaw) 여사는 2001년 8월 14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일제의 강제합병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경쟁을 통해 부를 이뤘지만, 아직도 일제가 심어 놓은 열등감과 2등 의식의 뿌리를 끊어내지 못한 것 같아요. 이런 의식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하고 싶어요.”라는 의미 있는 말을 했는데, 우리 모두 음미해볼 만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3·1운동이 오늘 21세기를 맞은 한국 기독교에 주는 의의와 과제도 적지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 그렇습니다. 먼저, 당시 독립운동에 우리 기독교가 중추적인 역할을 했듯이 오늘날의 개인주의, 인본주의, 개교회주의, 세속주의, 물량주의를 과감히 떨쳐 버리고, 신앙의 깊이와 넓이와 폭을 더하여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기도에 힘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음으로는, 당시의 독립 운동이 남녀노소, 사회 계층, 국내·국외 가리지 않고 전체가 하나되어 한마음으로 전개했던 점을 본받아 오늘날 교단·교파가 연합하는 운동을 통해 거기에서 용출되는 큰 힘으로 민족의 복음화, 세계를 향한 선교 활동, 전도, 구제, 사회복지사업 등에 힘써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유관순연구소의 앞으로 활동계획과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3·1운동의 꽃인 유관순 열사에 대한 추모사업은 그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열사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와 정확한 고증작업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되어 왔던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유관순 열사가 너무 일찍 순국하였고,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음으로 연구할 소재가 없다는 편견이 일부 학계에 있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먼저, 유관순 관련 각종 자료를 수집 정리하고, 정확한 고증을 통해 사실에 바탕을 둔 전기집을 발간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매년 3·1절을 전후하여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음악회, 백일장 기념 강연회, 청소년 인성교육 프로그램운영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천안은 아시다시피 유관순 열사를 비롯하여 이동녕 선생, 조병옥 박사 등을 배출한 충절의 고장이어서 이분들의 생애와 사상을 연구할 갖가지 활동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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