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주목할 한국교회 10가지 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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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주목할 한국교회 10가지 주제는?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3.01.1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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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교수, ‘한국교회, 10년의 미래’ 통해 주요 사역 방향성 제시

경제 위기와 고령화 사회, 저출산 문제, 다문화 사회, 통일 문제 등 현재 한국 사회는 다양한 문제 속에서 다각도로 변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회와 매우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는 한국 교회도 미래를 예측하고, 미래 사회에 일어날 일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회는 교회가 함께 걸어가야 할 이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 교회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전반적으로 나빠진 상황에서 사회를 섬기는 자세는 더욱 절실한 교회의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 사회의 시대적 지표는 한국 교회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한국 교회는 한국 사회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종교사회학자인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최근 ‘한국교회, 10년의 미래-한국교회가 주목해야 할 10가지 어젠다’(SFC)를 출간하고, 한국 사회의 상황에 대한 통계와 변화 추이를 중심으로 사회 안에서 교회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10년 동안 함께 토론하고 대안을 만들어야 할 10가지 주제들을 제시했다.

정재영 교수는 “미래에 대한 대비가 없이는 한국 교회에 희망을 기대할 수 없다”며 “가까운 미래에 우리 사회에서 일어날 변화에 대해 살펴보고, 이에 대한 교회의 준비와 필요한 역할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먼 앞날을 예견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현재의 자료를 통해 향후 5년 또는 10년 안에 일어날 변화를 내다보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고, 또한 의미 있는 작업”이라며 “향후 한국 사회의 변화를 중심으로 한국 교회가 주목해야 할 주요 경향을 살펴보는 것은 교회의 미래 사역을 준비하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가 이 책을 통해 제시한 한국 교회가 주목해야 할 10가지 주제는 △고령화ㆍ저출산 사회 △전통 가족의 해체 △다문화 사회와 문화 △경제적 환경 변화 △정보화 사회의 진전 △탈현대, 네트워크 시대 도래 △미래사회에서의 선교-승리주의적 선교 탈피 △한반도 통일과 새터민 사역 △세계 교회 변화 △새로운 유형 교회의 출현 대비 등이다.

▲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정 교수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다양한 지원도 필요하지만 기독교인들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며 “한국 교회는 출산은 신앙공동체를 존속시키고,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소명을 감당하기 위한 신성한 책임이자 의무임을 강조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교회 안에 펴져 있는 경제주의식 사고와 여성을 차별하는 제도, 출산과 양육을 사소하게 여기는 남성중심의 삶의 태도가 분명하게 바뀔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문화 사회에서 교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타문화와 타종교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들과 함께 공동체 사회를 이루어가는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는 것. 정 교수는 “외국인 이주민들이 우리 사회에서 무시당하거나 차별을 받지 않도록 배려하며, 대화와 토론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스스로 설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도 교회 안에서 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회를 떠나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 대한 관심도 촉구했다. 정 교수는 “요즘 세대에게 종교적 영성이 부족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며 “그들은 기성세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스스로 진리를 찾아 순례하고 있다. 따라서 각각의 세대가 필요로 하는 것과 그것의 적절한 매개 방식을 찾아 각 세대와 의사소통하며 도울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와 기관들과 연대해 시민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래사회에서는 기존의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영역을 새로운 가치와 비전으로 재구성해 나가는 대안적 가치와 삶의 양식을 마련해야 하는데, 시민운동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

정 교수는 “교회는 적극적으로 지역 사회 단체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필요하다”며 “교회의 지역 사회 참여는 단순한 구제 및 봉사 차원이 아니라 사회 구조의 개혁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성 교회와의 갈등으로 교회를 떠난 이른바 ‘가나안 성도’ 및 ‘가나안 교회’에 대한 관심도 촉구했다. 정 교수는 “가나안 성도와 가나안 교회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기성 교회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며 “가나안 성도, 가나안 교회는 한국 교회가 지나치게 제도화되는 것에 대한 반작용이자 비제도권의 교회 갱신운동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을 섣불리 교화하려고 하거나 제도권으로 흡수하려고 하기보다는 기성 교회가 그들의 영적 필요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수용함으로써 교회를 갱신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국 교회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개인들을 존중하고, 포용하며, 서로 간에 소통할 수 있는 진정한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교수는 “기독교의 전통은 사회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복음은 현대의 사회 상황에 적절한 형태로 제시되어야 한다”며 “한국 교회가 복음의 본질은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의 변화에 민감하고 시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회 구성원들의 변화 추이와 영적 욕구를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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