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의 나눔, 그들에겐 ‘생명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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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의 나눔, 그들에겐 ‘생명줄’이 되었다
  • 최창민, 김동근 기자
  • 승인 2012.09.0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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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을 주는 교회를 찾아서

▲ 열매나눔재단의 마이크로파이낸스를 통해 개인창업자금을 지원받아 사회적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떡찌니' (왼쪽 석지현 대표와 직원들)
최근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아무런 이유 없는 폭력사태. 일각에서는 한국 사회의 부실한 사회안전망을 ‘묻지마 범죄’의 원인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교회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본지는 사회적 약자들을 품으며 그리스도의 마음을 실천하는 교회의 사회구원 사역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보도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사회구원 사명에 대한 응답, 거룩한빛 광성교회 ‘해피뱅크’

신용을 잃고 경제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교회가 있다. 거룩한빛광성교회(정성진 목사)는 지난 2007년부터 교회 자체적으로 지역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 삶의 기반을 잃고 방황하는 가정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소액의 금전적인 도움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교회는 아무리 재정을 쏟아도 근본적으로 생활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면 홀로서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한 후, 생업을 통한 자활과 자립기반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취약계층 자활지원 ‘해피뱅크’ 사업이다. 개인 구원뿐만 아니라 사회구원에 대한 사명도 함께 감당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에 대한 교회의 응답이었다. 교회는 2007년 10월 약 20억 원의 자산을 출연해 해피월드복지재단을 설립하고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에 대한 ‘마이크로크레딧사업’을 추진했다.

현재 해피뱅크 사업은 그동안 운영한 지원 실적을 인정받아 미소금융중앙재단의 휴면예금기금 지원에 의한 ‘취약계층에 대한 창업지원사업’ 지원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제도 금융권은 물론 어떤 지원 기관에서도 금융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경제적 사각지대에 놓인 저신용자와 신용불량자들에게 자활의지를 확인한 후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해피뱅크 정연위 팀장은 “한계상황에 직면한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고 일어설 수 있도록 희망과 용기를 심어 주는 것이 해피뱅크 사업의 핵심 취지”라고 말했다.

해피뱅크는 신청인이 현재 운영 중인 사업 또는 예정사업의 사업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경우 자활의지, 사업경험, 개별적 상황 등을 토대로 상환능력과 의지, 사업성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지원한다. 기존의 금융권에서 담보를 중심으로 심사해 지원하는 것과는 대비된다.

심사를 통과한 신청인은 가구당 최고 4,000만 원까지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창업자금은 6개월 거치, 경영개선자금과 전통시장상인은 3개월 거치 이후 5년간 원금균등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금을 갚으면 된다. 적용금리는 4%~6.9%까지이며, 신청인 요청 시 1년 이내의 유예기간도 둘 수 있다.

또 영세자영업자를 위해 창업 및 경영컨설팅을 통해 경영개선을 적극 지원하고 창업 후에도 자활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사후관리를 실시해 신청인이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을 때까지 파수꾼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교회는 공정한 지원자 선정을 위해 창업전문가, 금융전문가, 자영업자 대표 등 6~7명의 전문가가 포함된 대출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 말까지 해피뱅크를 통해 지원을 받은 업체수는 198개이며 금액도 46억2천500만 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취약계층에게 후원금을 지원하는 해피천사운동본부도 146가정에 3억4천4백만 원을 지원했다.

장애인의 SOS요청에 귀기울인다, 서울광염교회 ‘SOS뱅크’

▲ 서울광염교회의 마이크로크레딧 'SOS뱅크'. 씨앗 자금을 전달하고 있다.
2005년, 청각장애를 가진 노인 한 명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가 죽음에 이르게 된 이유를 살펴보니 평소 운영하던 노점상이 적발돼 벌금 70만원이 부과됐고, 함께 찾아온 월세 30만원의 독촉으로 고민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단 돈 백만원 때문에 한 사람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바로 이 사건이 ‘SOS뱅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사건 직후 사연을 들은 미국의 한 교포가 서울광염교회(조현삼 목사) 앞으로 총 10만 달러(약 1억 원)를 보내왔다. 광염교회 측은 이 자금으로 장애인들이 탑승할 수 있는 승합차를 마련했고, 종로3가 소재 농인문화센터 ‘수화사랑카페’를 만드는 씨앗자금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남은 돈 7천만 원과 광염교회의 추수감사절 헌금 3천만 원을 더해 1억 원의 기금으로 소외된 자를 돕는 미소금융 ‘SOS뱅크’를 세웠다.

처음 계기가 된 사건이 장애인이었기 때문에 SOS뱅크의 초기 지원 대상은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으로 한정했다. 2009년부터 비장애인에게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은행 업무의 최우선에 ‘무이자, 무독촉’을 내세웠다. 상환 기간이나 조건, 방법도 모두 사용자가 정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출에 대한 부담을 없애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상환 수준은 얼마나 될까? 

SOS뱅크 대출팀장 이택기 목사는 “현재 140여 가정에서 SOS뱅크의 대출을 이용했지만 두 명만 대출금을 상환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SOS뱅크를 운영하면서 우리 주변에 생활고를 겪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갑작스런 위기로 돈 100만 원이 없으면 당장 살기 힘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SOS뱅크에서도 대출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빚 상환, 공과금 납부, 일반 생활비 부족 등으로 대출을 요청했을 경우 거절될 수 있다.

대출 신청은 위기상황을 파악한 목회자 또는 사회복지사가 할 수 있다. 상황을 파악하고 도움을 나눌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한 것. 때문에 본인신청 또한 제한을 받는다.

사회적 약자들을 돕다보면 어려운 일도 생기게 된다. 이 목사는 SOS뱅크 운영에 있어 “대출자들이 이사를 가는 경우 주소지 변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연락이 끊기기도 하는데 이럴 때 난감하다”고 말했다. 또 세상에 많이 알려지다 보니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무작정 돈을 나눠주는 단체로 생각하기도 한다. 극단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아님에도 대출을 요청하는 경우가 생길 때는 마음이 씁쓸하다고 밝혔다.

SOS뱅크의 잔고는 9월 2일 기준 1천6백 80여 만원. 또 누군가 어려운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들리면 그들에게 돌아가게 될 소중한 씨앗이다.

이 목사는 “잔고가 다 떨어질 때까지 대출은 계속 된다”며 “SOS은행에는 예금도 있다. 다만 이자 및 원금은 하늘나라 은행에서 하나님이라는 예금주에게 직접 수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교회의 사랑이 SOS뱅크를 통해 위기 가운데 있는 이들에게 흘러가길 소망한다”며 “다시 이 땅에서 1백만 원 때문에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없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창업의 꿈 위해 열매를 나눕니다”, 높은뜻숭의교회 ‘열매나눔재단’

개인 창업 부분 누적 대출금 37억 원. 사회적 기업 부분 누적 대출금 53억 원. 이 엄청난 금액을 대출해 주는 곳이 있다. 바로 열매나눔재단이다. 상당한 자본금은 과연 어디서 나온걸까?

처음에는 자체 기금을 통해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업들이 긍정적 방향으로 발전을 거듭하자 2009년부터 보건복지부, 서울특별시, 미소금융중앙재단 등의 위탁사업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

열매나눔재단은 2001년 10월 높은뜻숭의교회(김동호 목사)가 개척 후 처음 맞은 성탄절 예배의 예물이 씨앗이 됐다. 성탄헌금으로 남산동 일대 경제적으로 어려운 31가정에게 매달 일정액을 나눠주는 ‘이웃사랑모임’을 시작한 것이다. 이후 서울역 부근의 노숙자 및 쪽방촌 거주자를 대상으로 쪽방탈출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03년 ‘밑천나눔공동체’ 사업으로 확대되면서 열매나눔재단의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이 본격적으로 출발했다.

마이크로파이낸스는 개인과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사업이다. 사용자들은 주어지는 창업자금으로 수익을 내고, 수익을 통해 상환을 이어간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대출의 이자. 2%의 이자로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열매나눔재단 서경준 차장은 “창업 아이템, 사업성 및 재무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하게 판단하는 것은 스스로 자활, 자립하고자 하는 의지”라며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창업과 관련해 부족한 부분들은 재단의 사전, 사후 컨설팅 지원을 통해 보완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개인의 의지는 쉽게 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사업적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개인의 의지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열매나눔재단은 현재 약 44개의 사회적 기업과 140여 명의 개인창업자를 지원했다. 그렇다면 뿌려진 대출금에 대한 상환 정도는 어떨까? 서 차장은 “개인 창업부분의 상환율은 70% 정도이며, 사회적 기업 부분의 상환율은 98%에 달한다”고 밝혔다. 높은 상환율에 어떤 비결이 있냐고 묻자 “대출 전 사용자의 자활 의지는 물론 사업계획서를 꼼꼼하게 살펴 소중한 자금이 헛되게 쓰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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