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민들의 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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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민들의 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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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8.0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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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지지한 영성의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13) / 안용준 목사(목원대학교 겸임교수)

선민들의 찬양 (요한계시록 14:1~5)

뒤러는 요한계시록에서 생명수처럼 솟아 나오는 찬양의 메아리를 풍성히 전달하기 위해 이미지를 효과 있게 사용하고 있다. 이 그림에서 우리는 계시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삶의 찌든 환경에서 좌절을 맛보고 노래를 잃어버린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화면 중앙에는 시온산에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144,000명의 선택된 자들이 보인다. 아브라함을 통해 모든 민족이 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약속이 성취되는 장면이다. 그들은 흰옷을 입고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새 노래로 찬양하고 있다.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양에게 있음을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둠의 현실이 주어질 때에도 자신의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위대하심을 증거 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천했던 그들의 확신에 찬 표정이 인상적이다. 마치 귀환한 용사와 같은 느낌이 든다. 외롭고 힘겨웠던 인생의 걸음을 뒤로 하고 이제 가슴을 활짝 펴고 하나님 앞에서 경건하고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서있다. 그들은 이 땅에서 짐승의 표를 단호히 거부하고 달려갈 사명의 시간을 아름답게 마무리한 것이다.

그들 주위의 24장로들은 금 면류관을 쓰고 있다. 24는 모든 하나님의 백성을 상징한다. 놀라운 사실은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통치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함께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들도 하나님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흰옷을 입고 금 면류관을 썼다. 금 면류관을 승리를 뜻하므로 24장로들은 이미 승리한 교회를 상징한다. 피조물을 대표하는 네 생물 역시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찬양하고 있다. 이렇게 네 생물이 하늘에 있음은 무슨 의미인가? 모든 피조물의 원천이 하늘에 있음을 말한다. 

뒤러는 화면 상단 중앙에 권위의 상징인 일곱 뿔과 하나님의 일곱 영인 눈을 가진 어린 양을 그려 넣었다. 하나님의 백성을 재앙으로부터 구해 주기 위해 대신 죽은 양이다. 그래서 십자가가 그려진 깃발을 든 채 피를 쏟으며 서 있는 것이다. 이 어린 양이 무지개 위에 서 있는데, ‘무지개’는 신실하신 하나님의 언약을 상징한다. 양과 네 생물 주위에 ‘Mandorla’, 즉 아몬드처럼 둥근 모양의 후광을 그려져 있다. 이러한 도상은 전기독교시대를 통해 가장 빈번하게 사용된 상징 중의 하나였다.

하단에 24장로 중 한 사람이 밧모섬의 언덕에서 무릎 꿇은 요한에게 하늘과 땅 사이의 엄청난 간극을 초월하여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그 모습이 정겹고 진지하다. 이 순간에도 천상의 이야기는 계시록을 통해 실제적으로 들여질 수 있다. 요한과 뒤러는 허다한 민족과 나라들로 구성된 승리한 하나님의 백성들이 찬양하는 모습을 묘사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이 품고 계신 온 인류를 향한 거룩한 사랑을 발견하게 된다. 나아가 이 사실은 세상과 이웃을 향한 우리의 좁은 안목을 교정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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