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삶의 목적을 ‘돈’에 두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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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삶의 목적을 ‘돈’에 두지 말라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2.07.1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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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교회아카데 ‘하나님의 경제’ 연구위원회 세미나 … 개인주의 편리욕망과 권리 자제해야

▲ 바른교회아카데미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하나님이냐, 돈이냐'를 주제로 연구위원회 세미나를 개최하고, 개인 및 교회가 소유하고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경제관을 모색했다.
십자가의 희생ㆍ절제ㆍ비움의 정신, 경제생활에 적용 필요
그리스도인의 주식투자, 테크닉보다 거룩한 목적 가져야

“그리스도인 한 개인과 개교회의 경제정의는 생명 공동체로서 교회와 인류 및 창조 공동체를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충만한 ‘샬롬의 공동체’로 만드는데 있다. 이를 위해 개인의 경제생활이든, 교회 안의 재정이든 ‘생명의 관계망’을 철저히 의식하면서 성경이 요구하는 경제정의를 삶으로 실천해야 한다.”

바른교회아카데미(이사장:정주채 목사, 원장:김동호 목사)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필그림하우스에서 ‘하나님의 오이코노미아(경제)-하나님이냐, 돈이냐’를 주제로 제13회 연구위원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2월 동일한 주제로 부와 성공에 대한 목회적, 성서적, 신학적 의미를 찾는 등 거시적 차원의 경제담론을 형성했다면 이번 세미나는 △기독교인의 경제활동 △교회 공동체와 성도의 재테크 △이윤추구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윤리적 탐색 △교회재정,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등 보다 미시적 차원에서 다양한 주제의 발표와 토론을 통해 개인 및 교회의 구체적인 경제활동 방향성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황호찬 교수(세종대)는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삶의 근거를 제공한다”며 “그리스도인은 자본주의와 맘몬주의 시각이 아닌 성경이 제시하는 삶의 초점, 즉 ‘공동체’와 ‘십자가’에 맞추어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주의적 가치,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피폐하고 악한 자본주의적 삶의 모습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그리스도인들은 언제나 공동체 의식을 갖고, 약한 자들을 항상 생각하며, 자신의 편리욕망과 권리를 상대화시키고 절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즉, 자원, 전력, 사치품을 절제하고 소비를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리스도인 경영자들은 십자가에 나타난 희생, 절제, 비움의 모델을 추구해야 한다”며 “자기 이익을 우선하기보다는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폭리를 취하지 않고, 종업원의 행복을 생각하며, 합리적이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질의 상품을 생산하고, 고객의 안전과 만족을 우선시하는 기업경영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황 교수는 △돈의 파워를 인정하라 △자족하라 △걱정하지 말라 △일종의 전쟁으로 인식하라 △공동으로 대처하라 △아무(말)도 믿지 말고, 믿음의 공동체에게 자문을 구하라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평안히 거하라 등 그리스도인들이 현실 속에서 돈과 물질과 관련 어떻게 인식하고 살아가야 할 것인지 7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권영준 교수(경희대)는 “그리스도인 재정 관리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라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라며 주식투자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권 교수는 그리스도인의 투자 목적은 그 목적 자체로써 거룩하고 성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남에게 더 베풀고 나누기 위해, 가족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장기적인 선교헌금을 위해 계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탐욕으로 하는 투자, 이기심을 갖고 하는 투자, 돈을 버는 재미로만 하는 투자의 경우는 결코 성경적 투자방법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경에 근거한 지혜로운 금융투자의 방법도 제시했다. △저축의 재원은 절약이다(잠 6:6~8) △위험과 수익은 불가분의 관계다(잠 4:18) △무리한 개인부채를 삼가야 한다(잠 28:20) △분산투자는 합리적 투자의 기본이다(전 11:2) △장기투자만이 시간적 위험을 극복하는 승자가 된다(전 11:6) △크리스천 가치관을 가진 좋은 조언자를 구하라(시 1:1) △인내하라(잠 13:11) 등이다.

권 교수는 “주식투자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고, 단지 어떻게 하는 것이 성경적인 방법이냐를 알고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을 구입함으로써 투자자는 해당 회사의 소유주가 된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하나님이 맡겨주신 기업을 잘 운영해야 하는 청지기가 되어야 한다”며 “투자는 테크닉보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투자할 것이냐를 먼저 생각하는 스피릿(영성)이 훨씬 중요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경제생활 방향성에 이어 교회 재정의 사용방법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최호윤 회계사(교회재정건강성운동 실행위원장)는 “드리는 헌금이 개인차원의 신앙고백이라면 드려진 헌금의 사용은 공동체적 신앙고백”이라며 재물사용에 대한 교회의 균형감 회복을 강조했다.

남오성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는 “최근 불거진 한국 교회 재정 비리 사건은 담임목사의 독단적인 재정 운영으로 인한 불투명성, 자본의 위험성에 대한 무감각, 세속 법정에 대한 의존 등 세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목사는 “담임목사가 독단적으로 교회 재정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제도와 시스템을 마련하고, 맘몬에 대한 예민한 경계심으로 세속적 번영을 추구하지 않으며, 세속 법정을 활용하더라도 올바른 윤리적 기준을 회복할 때 한국 교회 재정은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오대식 목사(높은뜻정의교회)는 “올바른 교회 재정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것은 재정을 운용하는 사람의 신앙적 바른 의지와 항상 변함없이 같은 정신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만드는 시스템(제도)”라고 강조했다.

바른 재정관리 시스템을 교회 안으로 들여오기 위해서는 교단의 헌법에 위배되는 어려움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한 오 목사는 “장기적으로 교단의 헌법이 교회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살리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대형교회가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헌법을 개정해 교회의 재정규모에 맞는 재정운영시스템을 도입해 재정이 투명하게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용훈 교수(한남대)는 “보다 인간다운 경제 형성을 위한 논의에 참여하는데 있어 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 요구되는 덕목 중의 하나는 경제일반에 대한 사회과학적 전문지식”이라며 “개인적이고 구조적인 근본악이 지배하는 현실에서는 선한 마음이나 이상만으로는 부족하고, 실현가능성과 지속성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교수는 “따라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실천지향적인 사회과학들과 부단히 대화를 나누는 학제 간 연구 방법을 지속적으로 취하는 한편, 보다 정의롭고 인간적인 경제체제를 모색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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