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기독교와 인터넷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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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기독교와 인터넷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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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6.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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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이미 꽤 지난 이야기인 줄 알았다. 안티 기독교에 대한 대책이 이제 한 교단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서는 총회 차원에서 인터넷 선교사를 양성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안티 기독교의 세력들이 존재하고 있고, 이들이 인터넷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총회 차원에서 인터넷 선교사를 양성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상주해 안티 기독교 세력과 싸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벌써 꽤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예를 들어 한기총에서도 이미 꽤 오래 전에 기독교 네티즌을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또 다른 곳에서는 악플에 대항해서 선플, 즉 선한 리플을 달자는 운동도 있었다. 심지어 10만 네티즌 양성설도 있었다. 기독인 네티즌 10만 명을 양성해서 안티 기독교 세력과 인터넷 상에서 전면전을 펼쳐서 싸워 이겨야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면 적지 않게 호응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안티 기독교 때문에 모독감을 느끼고, 기독교선교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이들을 대적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특히 기독교를 개독교라 하고, 목사를 먹사라 하고, 교회를 심지어 개집이라고 하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우리의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잘 생각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안티 기독교세력에 대해서 올바르게 이해해야하고, 네티즌들의 속성을 잘 파악하지 못하면 오히려 큰 반발이 일어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안티 기독교가 크게 나타났던 시기는 2007년 샘물교회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때였다. 당시 한국 교회는 이 안티 기독교 네티즌들에 의해서 완전히 농락당했다. 정확히 말해서 한국 교회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가 이들에게 농락당한 것이다.

당시 신문기사의 80~90%는 유언비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실이라는 것은 별로 존재하지 않았고 많은 부분들이, 심지어 우리가 아직까지 믿고 있는 그 사실이라는 것들의 대부분은 단지 유언비어에 불과할 뿐이다. 기사거리가 필요했던 신문은 이러한 유언비어를 지면에 옮겼고, 국민들은 기사로 나온 이야기들을 진실로 받아들인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러한 기사에 고무되어 더욱 기독교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들을 양산해 내었다.

이러한 상황으로 볼 때 안티 기독교는 곧 선하지 않은 네티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네티즌들이 다 안티 기독교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인터넷 상에서 마치 먹이를 찾아 헤매는 맹수와도 같은 사람들이다.

화제가 있는 곳에 이들은 모이고, 화제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러한 화제들이 형성되는 순간 이들은 순식간에 모여 그 먹잇감을 물어 뜯어댄다. 어쩌면 현재 안티 기독교는 주춤해 있는 상황이다. 기독교보다는 현 정권이라는 더 흥미로운 먹잇감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몰려 있는 동안 이들이 기독교라는 그들의 먹잇감을 잊은 것 같다. 근데 이제 와서 인터넷 선교사를 만들어 싸움을 시작한다니 걱정이 태산이다. 혹 지금이라도 10만 네티즌 양성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시작될까봐 걱정이다.

인터넷에서 전쟁이나 싸움이라고 하는 것은 네티즌들이 가장 반기는 일이다. 싸움은 그들이 놀이이며 사냥과 같은 레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 가장 큰 무기이다.

나는 한국 교회가 어쭙잖게 인터넷 전사를 만들 생각을 중단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불난데 기름 붓는 격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안티 기독교를 그냥 놔두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들 중에는 종자연으로 불리는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나 반기련으로 불리는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과 같은 상당히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단체들이 있다.

이들을 상대로 인터넷 상에서 싸움을 벌인다는 것은 작은 싸움일 뿐이다. 정말 이들이 걱정된다면 이들에 대한 대응을 연구할, 그리고 이들의 실체와 배경을 연구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좀 더 나아가서는 대응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하고, 사법적인 면까지도 대응할 수 있는 상당히 복합적인 조직이 필요하다. 이런 것에 투자할 마음은 없으면서 네티즌 전사나 만들어 놓겠다는 선동은 좀 멈추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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