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600만 명이 취해있다”,금주ㆍ절제 교육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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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600만 명이 취해있다”,금주ㆍ절제 교육 시급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2.06.2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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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사회, 과연 교회는 안전한가?

▲ 주류산업협회ㆍ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598만7천61명이 매일 소비하는 술의 양은 하루에 2천만 병 가까이 된다고 밝혔다.
조선말 사회혼란기에서 일제강점기까지 사회변화를 이끌어냈던 한국 교회와 선교사들의 사회계몽 중심에는 금주문화가 있었다. 120여 년 전 술에 병든 사회 치유에 앞장섰던 기독교.

혼란한 시대상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독립에 대한 믿음을 심어준 한국기독교가 오늘날 다시 술로 병들어가는 사회를 위해 제시할 수 있는 대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최근 한 일간지에서 ‘술에 너그러운 문화, 범죄 키우는 한국’이라는 주제로 기획취재를 보도할 만큼 절주에 대한 사회 자정능력은 많이 상실됐다. 잃어버린 절주문화에 대한 진단과 기독교 사회 대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교계에서 제안하는 미래를 따라 가본다.

# 마지노선은 이미 뚫렸다
경찰청 보고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범죄 중 술에 취해 발생한 강력범죄 비율이 살인37.9%, 강도13.6%, 강간38.5%, 폭력35.5%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도로공사에 따르면 2011년 음주운전 단속대상자 25만8천213명 중 15.2%에 해당하는 3만 9천355명이 3회 이상 음주단속에 걸려 운전면허정지를 당했다.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피해 입은 사상자 수는 5만1천868명. 사회문제와 술의 밀접한 관련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하루 기준 국내에서 술 마시는 사람은 몇 명 정도 될까. 주류산업협회ㆍ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598만7천61명이 매일 술을 먹는다.

이들이 하루에 마시는 술의 양은 어느 정도일까. 국내 하루 술 소비량은 2천만 병 가까이 된다. 구체적으로는 맥주소비량이 952만7천397병, 소주는 896만5천68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수치는 전체인구 5천만 을 기준으로 할 때 매일 6백만 명 가까이 취해 있고, 이는 다시 백 명 중 37명은 매일 술을 마신다는 뜻으로도 풀이 된다.

그렇다면 마시는 술 도수는 어떨까. 세계보건기구의 조사에 의하면 독주로 분류되는 증류주 일인당 소비량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술 소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됐던 러시아는 6위, 음주문화가 발달한 일본이 28위를 차지한 데 비하면 지금 대한민국은 독주에 취해있는 셈이다. 일인당 증류주 소비량 상위 5위 안에 든 국가 중에도 OECD 가입국은 한국이 유일하다.

이 수치에 크리스천은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신신묵 목사는 “매일 6백만이 취해 있고 이틀이면 전 국민 손에 술 한 병씩 쥐어 주는 현실 속에 쉽게 그렇지 않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전했다.

신앙의 보수성이 약화되고 사회가 강제하는 음주 문화 속에서 기독교인들도 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가 높다. 왜 이렇게 음주문화가 만연한 것일까?

한국기독교금주운동본부 박우관 목사는 근본원인으로 ‘잘못된 사회 술 문화’를 지적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크리스천을 대상으로 교회 내 술에 대한 추가 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한 그는 목회자 설교를 통해 먼저 잘못된 술 문화를 하나씩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잘못된 술 문화에 대한 접촉은 자연히 알코올중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지금은 교회 복음과 현실적 지원을 통한 치료가 병행되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제2의 기독교문화로 사회치료
그는 “알코올중독은 현대 의학이 포기한 병 중 하나”라 전하며 “한국 사회가 술에 병든 정도가 심한 지금이야말로 120여 년 전 한국사회를 회복시킨 한국 교회의 사회치료가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

“알코올치료 통계에 의하면 음주를 즐기는 10명 중 평균 4명은 알코올중독 초기증세를 보인다”고 주장한 박 목사는 교회 안에서부터 술의 유혹에서 벗어나 사회에 만연해 있는 술 문화에 대처할 수 있는 교회교육이 시작돼야 한다고 전했다.

교육 대상에 있어 그는 사회 초년생이 될 기독청년과 대학신입생에 집중할 것을 권했다. 이들의 경우 사회 음주문화나 대학에서 술 문화에 대부분 처음 접하게 되는 대상으로 시작부터 잘못된 술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만큼 음주에 대한 취약계층인 그들이 잘못된 음주 문화에 무방비로 서 있지 않도록 교회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또한 말씀과 교육을 통한 접근과 함께 중독증세가 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알코올전문치료 시설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전했다.

현재 경기도 남양주 혹은 양평에 건립 예정인 ‘금주마을’을 그 예로 들었다. 알코올중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금주마을은 기본적으로 한 달간 술에 대한 해독과정을 거치며 이후 단기과정을 통한 사회복귀 프로그램과 중장기 치료과정인 정착과정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기울어가는 시대상과 망국의 역사 앞에 취해있던 사회를 흔들어 깨운 기독교 금주문화의 뿌리는 1894년 8월 교회의 금주입장을 가장 먼저 선언한 감리교 선교회의 결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897년 감리교 조이스 감독은 “우리 몸은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이기 때문에 술 담배를 금지해야 한다”는 발표와 함께 “술과 담배를 하는 자는 즉시 출교 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다.

거의 같은 시기 장로회에서도 금주에 관한 입장 표명이 있었다. 1910년부터는 구세군이 절제운동과 사회교육을 위한 선교에 앞장선 바 있다. 당시 선교사들이 금주ㆍ금연에 앞장섰던 이유는 혼란한 시대상에서 신앙과 개화 두 가지 목적에서 이루어졌다.

한국기독교역사학회 김흥수 소장은 “1920년대부터 기독교에서 주도한 금주운동은 절제운동의 일환으로 1930년대 절정에 이르렀는데 개인의 건강과 건전한 사회조성, 민족의 미래를 내다보는 사회치료적의미도 포함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당시 찬송가에는 금주가가 포함되어있을만큼 기독교 절제운동은 강한 사회적 치료 기능을 가졌다고 전했다. 또 최근까지만 해도 감리교의 경우 교회직분을 가진 성도는 술과 관련된 장사를 하지 못하게끔 교회법으로 규정돼 있었다는 점을 전하며 오늘날 사회 내 ‘기독교 절제운동’ 캠페인에 대한 필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시대 상황을 반영할 때 절주 차원에서 1920년대 사회의 어려움에 앞장섰던 한국기독교의 사회치료적 기능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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