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ㆍ성(性)ㆍ교권 탈피, ‘교회 개혁’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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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ㆍ성(性)ㆍ교권 탈피, ‘교회 개혁’의 출발점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2.01.09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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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목협, 목회자 갱신 촉구 ‘열린대화마당’ 개최 … ‘목회자 윤리강령’ 제정키로

▲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지난 9일 '목회자여, 영적 성찰을 통해 교회의 영광을 회복하라'는 주제로 열린대화마당을 개최하고, 돈과 성, 교권 등의 유혹에 빠진 목회자들의 회개 및 자기갱신의 노력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국 교회 목회자들이 돈, 성(性), 권력 등의 유혹에 빠져 온갖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전병금 목사, 이하 한목협)가 목회자들의 윤리회복 및 자기 갱신 노력을 촉구했다.

지난 9일 오전 11시 서울 화곡동에 위치한 강남교회에서 ‘목회자여, 영적 성찰을 통해 교회의 영광을 회복하라’는 주제로 ‘제21차 열린대화마당 및 신년기도회’를 개최한 한목협은 목회자들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집중적으로 모색했다.

특히 이날 자리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금식으로 기도하며, 교회를 사업장과 권력의 중심, 부의 상징으로 만든 자신을 비롯해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허물과 죄악을 회개하고 결단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목회자 윤리강령’을 제정함으로써 목회자 갱신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기로 했다.

전병금 대표회장은 “한목협은 지난 1998년 창립 이후부터 현재까지 한국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꾸준히 모색하며, 목회 현장의 참된 갱신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더욱 심각한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교회와 목회자들의 윤리적 타락상 앞에 성도들과 사회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목회자들의 비윤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한국 교회 개혁의 출발점”이라며 “앞으로 한국 교회 모든 목회자들이 자신들의 허물과 죄악을 깨달음으로써 하나님 앞에 바로 설 수 있는 그 날이 올 수 있도록 목회자 갱신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제강연자로 나선 이상원 교수(총신대)는 “물리적으로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다는 사실 자체가 돈, 성, 권력 등의 일탈로부터 빠져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방패막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목회자도 일반인들과 대동소이하게 돈, 성, 권력에 대한 욕구가 있다. 하지만 일반인보다 이런 욕구들을 획득하기 훨씬 더 어렵기 때문에 더 집착할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은 상황이다. 그리고 이러한 위험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특히 목회자의 경제생활은 동료 목회자에게 뿐만 아니라 한 교회 내의 성도들에게도 상실감과 질투를 유발하지 않는 수준 안에서 영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 교수는 “웬만한 대형 교회 목회자들이 고급 승용차를 타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있는데, 그 자가용을 타고 셋방살이 하는 교인들 집에 심방을 갈수 있겠냐”며 “심방을 받는 교인들이 마음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실용적인 차를 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목회자가 은퇴를 할 때, 수억 원에서 수십 억 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챙겨서 나가는 일도 바울의 마음으로부터 멀어지는 관행”이라며 “교회재정은 하나님께 드린 공금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개인적인 탐심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혼외정사는 목회사역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고, 사실상 목회사역을 파탄에 빠뜨리는 심각한 영역”이라며 “혼외정사에 일단 발을 들여 놓으면 순식간에 하나님의 말씀하신 모든 계명들을 줄줄이 범하는 죄의 사슬 속에 빨려 들어가기 시작해 모든 영적 힘을 상실하게 되고 마침내 목회사역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며 단호하게 끊어버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목회자들의 권력에 대해서도 비판한 그는 “한국의 대형 교회 담임목사들은 제왕적인 존재로 군림하고, 부목사들은 그 밑에서 수종을 드는 위계구도를 형성함으로써 부지불식간에 로마 가톨릭적인 계층적 성직계급화되어 가고 있다”며 왜곡된 교회정치질서로부터도 탈피할 것을 촉구했다.

‘목회자의 지도력과 자기관리’를 주제로 두 번째로 발표한 손인웅 목사(덕수교회)는 “목사직이 모든 부와 권세와 명예를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선망의 대상이 되면서 신분상승의 디딤돌로 삼는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해 목회자들의 자질이 급격히 저하됐다”고 비판했다.

손 목사는 “목회자들의 잘못된 가치관과 그로부터 파생된 온갖 비리가 독버섯처럼 퍼져 나가 목회자들의 사회적 신뢰도는 추락했고, 교회 내에서도 리더십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돼 한국 교회 목회자 리더십은 총체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돈과 성, 교권 등의 유혹에 넘어간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변화와 갱신을 위해 ‘목회자 윤리강령’을 시급하게 제정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손 목사는 “사회의 모든 전문 직종마다 윤리강령이 제정되어 있어서 공동체의 기강을 확립하고, 구성원들의 품위와 질적 향상을 통해 스스로의 자긍심을 높여가고 있다”며 “규범과 율법이 있어야 그 규범을 따라 교육하고 규제[하고 자발적으로 지키도록 노력하게 될 것”이라며 범교단적으로 연합해서 ‘목회자 윤리강령’을 제정해 실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주제발표 이후에는 유경동 교수(감신대), 홍인종 교수(장신대), 강병오 교수(서울신대) 등 기독교 윤리학자들이 분과별 발제자로 나서 물질, 성, 교권 등과 관련된 목회자들의 윤리적 문제점 및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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