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목표 없이 추진되는 '단발성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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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목표 없이 추진되는 '단발성 경향'
  • 승인 2002.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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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최근들어 연대·협력사업을 자주 갖고 있다. 지난 6월 우리나라 최북단 기차역 도라산역에서 드린 ‘6.15남북 정상회담 2주년 기념 민족화해를 위한 평화통일 연합예배’를 연데 이어 지난 11일에도 ‘광복절 기념 평화통일 연합예배’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교회협·한기총이 협력체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3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양측 실무진이 모인 가운데 이루어졌으며, 이 자리에서 양측 실무진은 주요사안에 대해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이른바 사업교류를 재개한다는 것인데 아직까지는 양 기구 산하 위원회별 사업을 공동으로 여는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양측은 사업협력이 어느정도 단계에 오르면 ‘기구차원의 사업’을 벌이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있다.

양 기구의 빈번한 교류를 두고 교계 일각에서는 “교단장협의회가 구성된 이후 교회협·한기총 해체,통합이란 주장 때문에 이루어진 현상”이라고 해석하며 ‘양 기구의 즉흥적 발상’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이같은 지적이 사실이든 아니든, 시기적으로 볼 때 교단장협의회가 구성된 직후부터 양 기구의 사업교류가 공식적으로 추진돼 ‘분위기에 떠밀린 변화’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11일 드린 양측의 예배는, 주일 오후3시와 오후7시에 비슷한 예배를 두번이나 드려 ‘계획된 사업교류’란 말을 무색케 했다.

오후3시 예배는 지난 89년 이후 남북교회가 8.15직전주일에 드려온 평화통일공동예배. 이에반해 오후7시 새문안교회에서 드린예배는 ‘8.15기념 평화통일예배’. 전자는 교회협이 주관하고 후자는 한기총이 주관해서 드린 예배로 두 예배 모두 ‘교회협·한기총 연합예배’였다. 주관기구가 달라 비슷한 예배를 통합하지 않은 것인데 교회협은 “남북공동기도문을 한기총이 사용할 것이란 약속이 없어 예배를 두번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회협과 한기총이 계획했던 지난 95년 여의도희년예배가 실패한 이후 2000년 3만여 성도가 모인 가운데 6.15남북정상회담 성공개최를 위한 기도회를 연데 이어 최근 지속되고 있는 양측의 사업교류는, 현재 장기적인 목표없이 이루어지는 단발성 사업처럼 보인다. 조만간 양측 일치위원회가 마련하는 간담회에서 이 점을 논의, 일치운동의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교계의 바람이다.

윤영호차장(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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