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샘자연교회 '생명밥상운동' 어떻게 하나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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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샘자연교회 '생명밥상운동' 어떻게 하나 들여다보니...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1.09.3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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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생명밥상운동 실천사례 발표회 열어... 교회의 실천, 성도 의식변화 이끌어

언제부턴가 폭력적으로 변하던 아이. 문제는 음식에 있었다. 병든 음식을 먹으면 생명이 위협받고, 마음과 영혼도 병이 든다. 현대사회가 먹거리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밥상’을 살리는 일에 교회가 나서고 있다.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교회 공동체에서 생명밥상을 서약하고 그리고 하나님이 주신 자연에 감사를 전하는 ‘생명밥상운동’이 각 교단과 지역교회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윤리위원회는 지난 29일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생명밥상운동 실천사례’를 발표했다. 쌍샘자연교회와 송악교회의 생명밥상운동과 기장 여신도회전국연합회의 활동이 보고됐다. 교회가 먼저 결심하고 시작한 생명밥상운동은 성도들의 의식변화로 나타났고, 건강한 육체와 영혼을 함께 유지할 수 있었다.

1992년 교회를 시작할 때부터 ‘밥상공동체’를 중요시했던 쌍샘자연교회(담임:백영기 목사)는 예배 후 함께 모이는 공동 식사에 큰 비중을 두었다. 함께 밥을 먹으면서 성도 간에 교감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밥상에 모이는 것만 강조했지만 지금은 어떠한 것으로 밥상을 차릴 것인지로 관심이 확대됐다. 농산물이 수입은 아닌지, 가공식품은 안전한 것인지, 유기농산물이 맞는지 꼼꼼히 살피는 습관이 들었다. 쌍생자연교회는 2004년 교회학교와 성도들에게 생명밥상 빈 그릇 운동을 교육했다. 음식물을 남기지 않고 먹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남기지 않는 밥상으로 매 끼마다 한 사람당 250원을 절약해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보낸다.

주말농장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일에도 참여하고 있다. 여름수련회는 생명밥상을 교육하는 살아있는 시간. 수련회 참가 조별로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얼마나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했는가를 심사해 상을 주었다. 이어 대구 지역 작은 교회와 직거래를 시작해 생산자를 살리는 일에도 참여하고 있다.

단지 ‘밥상’ 하나로 시작된 쌍샘자연교회의 환경교육은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습관과 유기농산물 구입, 농촌공동체와의 직거래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올해 ‘1전, 1소, 1감 운동’을 시작했다.

백영기 목사는 “1전은 한 사람과 한 영혼에 대한 마음가지기, 1소는 한 번 더 소박하고 단순하게 사는 것을 의미하며, 1감은 한 번 더 배려와 나눔, 감동을 주기를 뜻한다”고 밝혔다. 백 목사는 “이러한 시도는 생명밥상에 대한 이해와 인식에서 나올 수 있었다”며 “작은 노력이 성도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쌍샘자연교회의 사례는 교회의 목표와 담임 목사의 환경의식이 목회에 적용될 때, 성도들의 삶까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중요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교회는 누가 변화시킬 수 있을까.

교단 총회 실천사례로 꼽힌 기장 여신도회는 도농직거래와 교회 안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실천을 독려하며 교회의 변화를 유도했다.

서울제일교회(정진우 목사)의 경우 전교인에게 ‘독소’라는 먹거리 관련 환경도서를 필독서로 정하고 수련회를 통해 생명교육을 실시했다. 이어 수련회 식사 기간, 유기농 자연식과 절식와 잔반 남기지 않기를 실천하며 식생활 개선을 꾀했다.

삭개오작은교회는 ‘생명밥상 빈그릇운동’을 시행하며 유기농 쌀로 공동식사를 꾸렸다. 출석교인 100여 명 안팎은 작은 교회들이지만 독서와 교육 등을 통해 성도들이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도록 만들었다.

이처럼 기장 여신도회는 산하 교회의 환경의식 개선에 이어 지난해 2월 도농교회 자매결연식을 갖고 ‘살림’의 거래를 시작했다. 또 자매교회에서 주문한 쌀을 북한에 전달하는 등 생명밥상을 굶주림에 고통받는 북한 이웃과도 나누는데 힘썼다.

윤혜숙 기장 여신도회 협동총무는 “생명을 살리는 일은 내 삶의 일정 부분을 포기하고 서로의 불편함을 참아내는 것이지만 이 일이 나를 살리고, 너를 살리는 평화의 물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샘자연교회 백영기 목사도 “생명밥상에 대한 강조는 아무리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총회나 노회가 정책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생명밥상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교육할 전문 센터와 교재가 발간되어야 한다”며 교단적 관심을 촉구했다.

지난 2002년 생명밥상운동을 시작한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유미호 정책실장은 “생명밥상운동은 신앙운동, 건강운동, 살림운동, 청빈한 삶을 사는 경제운동, 작은 사랑을 나누는 나눔운동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단순한 먹을 거리 운동이 아닌 생명을 살리는 일에 지속적인 참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실장은 “단순히 음식을 남기지 않는 운동을 넘어 농업을 살리고, 생태정의를 지키고, 지구에 희망을 주는 운동으로 확대되길 바란다”며 “아이들이 살아갈 지구의 미래가 악화일로에서 벗어나 풍성해지는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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