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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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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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9.0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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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 (신촌성결교회)

9월이 시작됐다. 9월은 어수선했던 하한기인 여름을 보내고 후반기를 새롭게 맞이하는 새 출발의 시간이기도 하다. 금년 7~8월은 이변의 시기였다. 예년에 없던 장마와 물난리로 온 나라가 들끓었었다.

근래 느끼는 바이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악해지고 강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사람들도 악해져서 서로를 향해 고소 고발사태가 끊이질 않고 사소한 일들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시대에 도달했다.

또 7~8월을 뜨겁게 달군 것은 ‘무상복지’와의 싸움이다. 올 여름을 더 덥게 만든 것이 이 무상복지 싸움이다.

이 싸움도 복지를 하자 아니다 점진적으로 하자는 건설적인 대결이 아니고 악을 쓰며 내리는 폭우처럼 이전투구 형식이었다. 한편에서는 직무에 목숨을 걸었고, 또 한편에서는 나쁜 선거라는 비협조의 태도로 뜨거운 한판을 치렀다.

우리 사회는 무슨 일이나 대립되면 이렇게 죽기살기식이다. 외국에서는 우리의 이런 극한의 대결 모습들을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데모를 해도, 시위를 해도, 반대를 해도 이렇게 죽기 살기식이다. 이제는 이것이 체질화 되어버렸다. 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누구도 관심없고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제는 그 7~8월이 지나가고 9월을 맞았다. 자연은 결실해야 하는 계절이고 교계에서는 장로교단의 총회 계절로, 이제는 산적해 있는 교계의 사안들을 정책으로 정리해야 하는 시즌인 것이다.

지금 한국 교회는 그야말로 산적한 문제들로 갈등으로 휩싸여 있다. 총회에 헌의된 한기총 문제, 찬송가공회 문제, 기독교 정당 출범 문제, WCC 개최 문제, 남북 문제, 몇몇 대형 교회 문제 등 풀어야 할 문제들을 안고 있다. 감리교 사태는 3년이 넘게 풀지 못하고 교단의 수장도 없이 허공을 맴돌고 있다.

이제는 한국 교회가 중지를 모아야 할 때이고 각 교단들도 하루 빨리 회복과 치유를 위한 지혜를 발휘할 때이다. 극단으로 치우쳐서는 문제를 오히려 더 꼬이게 할 뿐이고 소극적인 대처로는 스스로 자정능력을 상실한 채 무책임하게 세월에 맡기는 형국이 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이것이 한국 교회의 현실의 문제인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9월에 한가닥 기대를 걸어 보는 것이다. 9월은 각 교단의 총회가 개회되므로 불가불 문제를 풀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 사회에는 문제들이 돌출될 수밖에 없다. 교계에도 크고 작은 일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안들이 더 커지기 전에 스스로 정리하고 풀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문제들도 조율 시기를 놓친 결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한진중공업 문제도 적기를 놓치니까 마침내 사회 문제로 번져갔다. 용산 재개발 지역의 문제도 평택 미군기지 이전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제 겨우 가닥을 잡은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문제도 신속하게 대처했더라면 오늘처럼 이렇게 큰 문제로 번지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문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리고 지도자들의 의지가 중요하다.

우리는 각 장로교단의 총회가 개최되는 9월을 기대해 본다. 모든 정책들이 교단의 응집력이나 구심점을 강화 시키고 우리 사회에 중대한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는 사안들이 태동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갈등은 사전에 치유될수록 바람직하다. 각 교단이 내홍을 겪고 있는 고소고발 사건들은 모두 이성을 되찾고 더 이상 사회에 부정적 작태로 보여지는 추태로 노출되지 않도록 지혜를 발휘했으면 좋겠다.

이제 130년을 바라보는 한국 교회는 역사에 걸맞은 옷을 입어야 할 때이다. 그때 한국 교계는 우리 사회를 향해 다시 권위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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