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의 패러다임’, 이제 한계점에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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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의 패러다임’, 이제 한계점에 도달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1.09.0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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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마당, 월례포럼 통해 교회 생태계 변화 강조

계속 추락의 길로 가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한국 교회, 왜소해져만 가는 교회운동, 과연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구현하면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교회 모델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에큐메니칼 진영의 신학자와 목회자들로 구성된 생명평화마당이 지난 6일 오후 7시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한국 교회의 갱신과 새로운 교회운동’을 주제로 월례 포럼을 개최하고, 한국 교회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했다.

이날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한국 교회는 지역 공동체 세우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기존의 성장주의 패러다임으로 교회를 운영하고,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교회는 지역 사회에서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역 공동체 세우는 것은 교회와 시민사회가 만나는 지점을 제공한다”며 “교회는 시민 사회에 속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인적, 물적, 제도적 자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교회가 사회 속에서 한 축을 감당하는 것은 시대적으로 자연스러운 귀결”이라고 피력했다.

정 교수는 “한국 교회는 지금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져왔고, 또한 사역을 실천해왔다”며 “그러나 이러한 활동들이 많은 경우 복음 전도의 수단으로 여겨온 것은 또한 사실이고, 도덕적 우월감을 갖고 시혜를 베푸는 식으로 이루어져 시혜자와 수혜자라는 비대칭적 인간관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 공동체 세우기는 공동체라는 관점에서 특정인이 우월한 위치를 점하지 않고, 모든 구성원들이 동등한 자격으로 함께 참여하는 것으로써 교회 역시 다양한 지역사회 구성원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인격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단순한 봉사나 구제 활동보다 주민들과 함께 지역사회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생태 공동체 운동, 녹색 가게 운동, 커뮤니티 비즈니스 등의 전개를 제한안 정 교수는 “지역 공동체 세우기 운동이 지역 주민들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원돈 목사(부천새롬교회)도 대형 교회 신드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교회의 새로운 생태계로서의 ‘작은 생명 교회’를 제안했다. 이 목사는 “산업화 시대의 무한 경쟁적 승자독식주의 교회를 대표하는 미국의 수정교회가 파산한 것은 여전히 대형 교회 신드롬에 빠져 있는 한국 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대형 교회 시대 이후 중소형 생명 교회의 새로운 교회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한국 교회는 교회와 마을과 지역을 연결할 수 있는 영적인 동시에 복지, 교육, 문화적인 지역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지역 사회 생명형 교회’, 공적 영성을 살린 ‘시민 사회형 교회’, 목회자 중심의, 독단적인 교회 운영에서 벗어나 평신도들이 교회 내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하는 ‘민주적 교회’ 등을 추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 목사는 “한국 교회는 이제 새로운 생태계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며 “교회와 마을과 지역, 지구촌을 잇는 공적 영성과 지역 에큐메니즘을 기반으로 한 교회의 새로운 생태계의 탄생과 새로운 교회의 생명망을 구축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양재성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도 “한국 교회는 정의와 평화, 창조질서 보존에 앞장서야 한다”며 “정의로운 사회를 세우고, 평화공동체를 건설하고, 창조 질서를 보전하며, 폭력에 반대해 생명을 살리는 일을 구체적으로 실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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