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협, “총대 안식년제 도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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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목협, “총대 안식년제 도입하자”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1.08.3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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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대화마당에서 총회 선거제도 개선 촉구 … 총회장 선거 제비뽑기 도입도 제안

▲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지난 30일 제19차 열린대화마당을 개최하고 한국 교회는 총회 선거제도를 시급하게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3주 앞으로 다가온 각 교단 총회를 바로 앞둔 상황에서 목회자들이 총회 선거제도는 한국 교회의 큰 위기를 가져온 큰 요인 중 하나라며 시급히 개혁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전병금 목사, 이하 한목협)가 지난 30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 교회, 총회 선거제도 개선을 논한다’는 주제로 제19차 열린대화마당을 개최하고 선거제도 개선에 대한 뜨거운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김명용 교수(장신대)의 기조 발제에 이어 한목협에 소속된 15개 교단 중 6개 교단 총무들은 자신들이 소속된 교단의 총회 선거 현황을 발표하고,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는 가운데 교단 총회의 선거제도는 의식개혁과 동시에 제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교회, 총회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진행한 김명용 교수는 “목회자들은 섬김의 길을 걸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드러내는 제자여야 하지만 총회장이라는 영광스러운 감투를 위해 이전투구하며 목회자의 길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품 살포와 같이 불의한 방법을 사용해서 총회장에 당선된 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됐다는 신성화시키는 포장을 이제는 뜯어내야 한다”며 “이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니고 추악한 욕망이었고, 하나님의 교회를 망치는 불의한 일이었다는 것을 명백히 밝히는 것이 한국 교회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총회장 선거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 김 교수는 총회 총대(대의원) 및 총회장 선거 개혁을 위한 몇 가지 사항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총회 내 불필요한 정치꾼들의 활동을 억제하고, 새로운 총대들에게 활동의 기회를 주기 위해 총대들이 3년 간 총대를 하면 반드시 3년을 쉬게 해야 한다는 것과 총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총회 총대의 30%는 전문가로 채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선출을 위한 선거 개혁의 하나로 맛디아식 선출 방법과 역맛디아식 선출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맛디아식 선출 방법은 총회장에 입후보한 사람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총대들이 투표를 해서 상위 2인을 최종 후보자로 정한 다음 총회가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 후 제비뽑기로 마지막 한 사람을 정해서 총회장으로 선출하는 방법이다.

반대로 역맛디아식 선출 방법은 먼저 모든 후보자를 대상으로 기도한 후에 제비뽑기로 2인을 선출한 후에 2인을 대상으로 투표하는 방법이다.

특히 총회장의 명칭을 ‘총회 머슴’으로 바꿔야 한다는 흥미로운 제안도 했다. 김 교수는 “총회장이 명예와 권력으로 상징되기보다 섬기는 종으로서의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총회장의 명칭을 총회 머슴이라고 하는 것이 좋지만 실현가능하지 않다면 총회장을 총회의장으로 부르고 총회의 기능과 조직을 바꾸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며 강조한 뒤 “이런 선거제도의 수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번영의 신학에 물들어 있는 한국 교회가 섬김의 신학을 가르치고 섬김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기조 발제에 이어 가진 ‘각 교단 총회 선거제도 현황 발표’ 시간에는 6개 교단의 목회자협의회 총무들이 자신들이 속한 교단의 총회 선거제도 현황을 발표하며,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했다.

이날 각 교단 총회 선거제도에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금품 선거와 관련된 것이었다. 예장 통합총회 생명목회실천협의회 총무 안기성 목사는 “직접선거는 금권 선거의 부작용 등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며 맛디아식 선거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또한 10년 이상 제비뽑기 제도로 총회장을 선출하고 있는 예장 합동총회 교회갱신협의회 총무 김찬곤 목사는 “금권선거를 막기 위해 제비뽑기 제도는 매우 효율적이지만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려는 정치 세력들도 있는 만큼 제비뽑기 제도도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제비뽑기는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총회장이 선출되기보다 검증되지 않은 후보들이 선출됨으로 교단 업무의 효율성 저하와 큰 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며 “제비뽑기 제도를 악용해 정치적 목적을 같이하는 그룹이 다수의 후보를 등록함으로 총회장 선출을 확률을 높이기도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또한 기성총회의 치우열 목사와 기장총회의 21세기목회자협의회 총무 이현준 목사는 개인이 직접 대의원을 만날 수 없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 동의를 해주는 선거공영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이현준 목사는 “우리 교단은 각 지역권의 총대들을 초청해 임원들에 대해 질의와 답변을 나누는 형식을 취하며 후보자들의 자격과 역량들을 총대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공청회 제도를 신설했다”며 “임원 후보자들에 대한 소통의 장을 통해 금권 선거는 현저하게 줄었고 효율적인 선거 풍토가 자리 잡아 가고 있는 만큼 다른 교단들도 공청회 제도를 신설해 총대들이 후보자들에 대해 판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목협은 열린대화마당에 앞서 한국 교회 일치와 갱신, 섬김의 운동에 앞장섰던 故 은보 옥한흠 목사의 정신을 기억하며 추모 예배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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