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목사시대를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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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목사시대를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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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8.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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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찬 목사 (한국기독교가정생활협회 부회장)

한국 교회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였다.

기윤실이 발표한 기독교에 대한 사회의 신뢰도가 17.6%대로 급락해서가 아니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게 하는 여러 가지 추악하고 부정적인 사건들을 교회가 생산하고 있어서도 아니다.

각 교단마다 치루는 총회가 금권선거로 얼룩지고 후유증으로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내서도 아니다. 원로목사와 담임목사 사이의 갈등으로 교회가 분열되는 어려움을 겪어서도 아니다.

신세계 이단이 건강했던 교회를 점령하여 무너뜨려서도 아니다. 신학교가 문을 닫을 만큼 학생이 부족해서인가? 아니다.

유럽이나 미주 지역에는 신학생이 줄어들어 성직자 공급에 심각한 문제가 파생하지만, 한국 교회의 신학교는 아직도 은혜 받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성직자(목사)가 되겠다고 줄을 서 있으므로 이것도 아니다. 한국 교회가 가난하여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가? 이 또한 아니다.

물론 가난한 개척교회나 열악한 환경의 작은 교회들이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한국 교회들은 풍족하다. 그러면 무엇이 심각한 위기라는 말인가?

목사(牧師)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목사가 없어지고 있다니? 무슨 말인가? 수많은 신학교와 교파를 초월한 교단에서 배출되는 목사의 수가 얼마나 많은데, 목사(牧師)가 없어지고 있다는 주장인가? 그렇다. 새내기 목사들이 쉼 없이 생산(?)되고는 있지만, 정작 목사 훈련이 없다. 온통 교회경영자를 만드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무엇보다도 걱정스러운 위기현상은 유행병처럼 교회들이 목회자를 청빙할 때, ‘CEO목사’를 찾는다는데 있다. 작금의 현상을 솔직히 보라. 교회에 담임목사 자리가 공석이 되었을 때 교회가 찾는 목회자의 조건이나 자격이 무엇인가? CEO목사이다.

CEO는 Chief Executive Officer(최고대표경영자)의 약자(略字)이다. 기업에서 최소경비로 최대의 결과를 가져오는 경영행위로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문경영인을 말한다. 우리 시대에 선망의 대상이 되어 CEO대통령, 총장, 지자체장, 교육감 등 ‘CEO’가 약방의 감초가 되었다.

교회의 장로들이나 교인들은 사회적 현상에 적응되어 ‘CEO 신드름’이 있다. 교회의 목사도 CEO이어야 한다고 여긴다. CEO목사가 교회를 성장시키고 재정적으로 차고 넘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목사와 CEO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데 있다. CEO는 기업의 이윤을 자신의 존재 목적으로 삼는다. 물(物)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 돈을 벌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CEO를 다른 눈으로 보면, 구조조정, 정리해고, 비정규직, 아웃소싱 등 살기(殺氣)띤 말로 목사의 본질과는 전혀 맞지 않다. 주주(株主)의 고용인이다. 주주의 이해를 대변한다.

만약 CEO목사가 된다면, 교회 공동의회는 주주 총회, 당회는 이사회, 제직회는 회사가 되어 헌금은 투자나 사업자금으로 변질되고 이윤이 생기는 곳에만 사용되어야 바른 운영이 된다. CEO 목사는 교인들을(노동자) 쥐어짜야 한다. 가시적 성과와 목표에 매달려 불철주야 일해야 한다.

부목사들은 양은냄비 속 콩처럼 뛰어야 하고 비인간화 현실 속에서 밥그릇 위해 눈치 보며 살아야 한다. 교인은 더 이상 목양(牧羊)의 대상이 아니다. 말은 목양일념(牧羊一念)이라 내세우지만, 제왕적 자리에 앉아 하나님을 밀어낸다.

예수께서는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한다(마 6:24)고 했다. 그런데도 한국 교회는 목사의 자리에 CEO를 앉히려고 안달이다. 한국교회가 위기이다. CEO가 연봉을 많이 받는다 하더라도 Officer이다. 월급을 받고 고용된 목사가 교회를 대표하면 교회는 더 이상 교회가 아니다. 누가 존경하고 자신의 영적인 멘토로 삼겠는가!

목사의 3대 직능인 제사장, 예언자, 목자의 본질을 지키는 목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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