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말, 그리고 행동
상태바
목사의 말, 그리고 행동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1.07.20 1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퍼스트 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가 최근 구설수에 올랐다. 워싱턴에 새로 문을 연 햄버거 전문점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 초콜릿 쉐이크, 다이어트 콜라 등을 사는 것이 목격됐기 때문이다. 뭐가 문제였을까. ‘말과 행동’이 달랐던 것이 화근이었다. 미셸 여사는 그동안 ‘아동 비만과의 전쟁’에 앞장서 오면서 패스트푸드를 이에 대한 주적으로 삼았던 인물. 백악관 뜰에 직접 텃밭을 가꿔 채소와 과일 위주의 식단을 소개하기도 했었다.

목사 또한 ‘말(言)’로 표현되는 사람이다. 목회자의 말 한 마디는 설교요 인격이며 행동이어서 더욱 그렇다. 말과 행동, 같아야 한다. 정말 같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회자되는 목회자들의 말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교회를 떠나겠다”는 말이 무색하게 뭉게고 주저앉아 버리는 목회자들이 있는가 하면, “하나됨”을 강조하면서도 정치에 뛰어들어 불화와 분열을 조장하는 목회자들도 상당하다. 거기에 더해 “부부 간의 사랑과 화목”을 강조하면서도 낯 뜨거운 불륜 행각을 벌이는 목회자들도 부지기수. 하지만 매주 강단에서 선포하는 설교대로 자신조차 살지 못하는 목회자들의 행태는 교회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묘사하는 그림과도 같다.

‘목회자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을 묻는 설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있다. ‘언행일치’. 사회적 신뢰도 하락이 바로 목회자들의 말과 행동에서 비롯됐다는 거부할 수 없는 반증이다. 이것이 필수 덕목으로 지목되는 이상 한국 교회의 앞날은 절망적이다.

바울 사도는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않고 오직 능력에 있다”(고전 4:20)고 했다. 정말 그렇다면, 목회자들이 어디에 집중하고 비중을 두어야 할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목사의 말 한마디는 ‘신뢰’의 표상이었다. 말 한마디에 마을 전체가 움직이고 사람들이 마음을 열었다. 말이 아니라 행동이 바로 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한 세대가 지났을 뿐인데, 말만 무성한 목사와 교회가 돼버렸다.

목회자가, 한국 교회가 열매 없이 잎만 무성했던 무화과나무의 처참한 종말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그것이 내게 손해가 되고 앞날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라 해도 ‘내가, 목회자가 한 말’이기에 행동으로 구체화시켜야 한다. 그게 바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일, 목사다움, 교회다움을 회복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딱 걸렸어!” 요즘 아이들이 자주 쓰는 말이다. 목사의 말과 행동이 다르면 정말 사람들에게 딱 걸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