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서(57) 나봇의 포도원을 강제로 빼앗은 이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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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서(57) 나봇의 포도원을 강제로 빼앗은 이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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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2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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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합과 이세벨을 향한 저주의 메시지

원수까지도 사랑하고, 모든 것을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조화를 이루어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요한복음 12:47절의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지키지 아니할지라도 내가 그를 심판하지 아니하노라 내가 온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함이 아니요 세상을 구원하려 함이로라”는 말씀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열왕기상 21:1-29절은 아합 왕의 아내인 이세벨이 이스르엘(Jezreel)에 있는 나봇의 포도원을 강제로 탈취하는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1절의 ‘그 후’란 어떤 특정한 시간을 기준으로 그 이후라는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하여 의미 없이 하는 말이다. 본 이야기의 주인공인 나봇(Naboth)은 이스르엘에 포도원을 가지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토지 소유권에 관한 기준에 의한다면 나봇은 므낫세 지파에 속하는 자였다. 이스르엘은 이스라엘의 곡창지대로 고고학 발굴의 결과 아합시대의 겨울 궁이 지어졌다. 이 겨울 궁의 목적은 추수 때 곡물 수확을 관장하는 역할을 하였다. 1절에서 아합에 대하여 이스라엘의 왕 아합이라고 부르지 않고 ‘사마리아의 왕 아합’이라고 부르는 것은 수도로 왕궁을 대신함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예루살렘의 왕 다윗이란 유다의 왕 다윗이라는 의미와 같은 것이다.

2절에서 아합 왕은 나봇에게 왕궁 곁에 있는 나봇의 포도원을 팔라고 요청한다. 그 댓가로 아합은 더 아름다운 포도원을 주거나 혹은 나봇이 원한다면 돈으로 지불하겠다고 말한다. 아합이 나봇의 포도원을 요구한 것은 채소밭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아합 왕의 요구에 대하여 나봇은 3-4절에서 하나님이 이 일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아합의 요구를 거절한다.

나봇의 거절을 통하여 나봇과 아합 왕은 같은 지파의 사람이 아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왜냐하면 나봇과 아합이 같은 지파의 사람이라면 나봇은 아합에게 이와 같은 이유를 제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4절에서 나봇은 아합에게 조상의 유산을 왕에게 줄 수 없다고 거절한다. 이 말을 들은 아합은 근심하는 마음으로 돌아갔다고 기록하고 있다.

즉, 아합으로서는 나봇의 거절에 대하여 강제를 띨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것은 아합이 왕궁에서 침상에 누워 얼굴을 돌리고 시금을 전폐한 것에서 알 수 있다. 이러한 절망적 상황을 타계할 사람은 이방인이었던 그의 아내 이세벨이었다.

이세벨은 아합에게 왜 왕이 근심하여 식사를 하지 아니하였냐고 질문한다. 이 질문에 대하여 아합은 그의 아내에게 나봇이 자신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포도원을 넘겨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이세벨은 아합이 이스라엘을 다스리는데 왜 근심하느냐고 반문하면서 나봇의 포도원을 왕에게 드리겠다고 약속한다.

이세벨은 나봇의 포도원을 아합에게 주기 위하여 아합의 이름으로 편지를 쓰고 옥쇄를 찍어 나봇이 사는 성읍의 장로와 귀인들에게 보낸다. 즉,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을 방책을 기록한 것이다. 9절 이하에 기록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즉, 나봇에 대하여 거짓 증인 두 사람을 세워서 나봇이 하나님과 왕을 저주하였다는 죄를 씌워서 죽이라는 내용이었다. 불량인 두 사람을 세운 것은 이스라엘 재판 과정에서 증인은 두 사람 이상이 있어야 그를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세벨의 지시에 대하여 성읍의 장로와 귀족들이 그대로 행하였다. 11절의 내용은 아합 시대에 이스라엘이 중앙집권화 되었음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지방의 장로와 귀족들을 통솔할만큼 권력이 중앙집중화 되었음을 보여준다.

12-14절은 장로와 귀족들이 이세벨의 지시대로 나봇을 재판하고 처형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그 결과를 이세벨에게 통보하였다. 즉, 나봇이 돌에 맞아 죽었다고 보고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이세벨은 아합에게 나봇이 죽었으니 왕이 갖고 싶어하던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하라고 말한다. 특히 이세벨은 아합에게 ‘이스르엘 사람 나봇이 돈으로 바꾸어 주기를 싫어하던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하소서’라고 말함으로써 아합이 얼마나 이 땅을 갖고 싶었는가를 표현하였으며, 반대로 나봇이 얼마나 소중히 그 땅을 지켰는가를 보여준다. 아합은 나봇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하려고 이스르엘로 내려갔다(16절).김영진 교수<전 연세대 연합신대원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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