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서(56) 이방나라와의 조약 체결은 율법에 어긋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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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서(56) 이방나라와의 조약 체결은 율법에 어긋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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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2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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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죄를 깨달은 아합

성전의 경우는 대체로 적은 군대로 많은 군대를 무찌르는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다(수 6:5, 20). 이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통하여 신명기 역사가는 어떤 역사적인 사실을 전하려는 의도보다는 여호와가 누구인가를 알게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준다(28절).

열왕기상 20:35-43절에서는 아람과 조약을 체결한 아합을 규탄하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이방나라와 조약을 체결하여 형제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율법에 어긋난 행동이었다.

아합은 벤하닷을 살려줄 권한이 없다. 왜냐하면 열왕기상 20:28에 의하면(“그 때에 하나님의 사람이 이스라엘 왕에게 나아와 말하여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에 아람 사람이 말하기를 여호와는 산의 신이요 골짜기의 신은 아니라 하는도다 그러므로 내가 이 큰 군대를 다 네 손에 넘기리니 너희는 내가 여호와인 줄을 알리라 하셨나이다”) 벤하닷을 죽이기로 결정한 것은 하나님이기 때문이다(42절).

35-36절에서는 선지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그의 친구에게 전하여 자신을 때리라고 말하지만 그 친구는 선지자의 말을 듣지 않고 그를 때리지 않아 그 친구는 죽음을 당하였음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에 37절에서는 선지자가 다른 사람을 만나 자신을 치라고 말하자 그는 선지자를 상하도록 때렸다. 이 이야기에서 선지가 여호와의 말씀을 전하기는 하지만 그러나 선지자가 전하는 말을 듣지 않으면 그것은 여호와를 거역하는 것과 같음을 밝히고 있다.

즉, 선지자의 말의 권위는 그 말을 선지자에게 준 여호와의 권위와 동등함을 말하고 있다.

38-40절에서는 선지자가 왕에게 질문을 함으로서 왕 스스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판결을 내리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구성은 마치 나단이 다윗에게 한 것과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다(삼하 12:1-12). 즉, 선지자가 왕에게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물음으로 인하여 여호와의 말씀을 지키지 않은 아합의 행동이 하나님 앞에 잘못되었음을 지적한다. 따라서 선지자는 아합 스스로 자신이 벤하닷을 살려준 것이 잘못된 행동이었음을 스스로 깨닫게 한다.

이 이야기는 선지자의 중요한 역할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선지자는 잘못을 행한 자에게 자기 스스로 그 사건에 대한 바른 해석과 자기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판결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42절에서 선지자는 자신을 드러내면서 여호와가 멸하기로 작정한 사람 벤하닷을 아합이 놓아 주었기 때문에 아합의 목숨이 벤하닷의 목숨을 대신하고 이스라엘 백성이 아람의 백성을 대신할 것이라고 선포한다. 이러한 선지자의 선포는 열왕기하 10:32절에서 현실화되어 이스라엘 영토가 줄어들고(“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서 땅을 잘라 내기 시작하시매 하사엘이 이스라엘의 모든 영토에서 공격하되”(왕하 10:32), 급기야는 나라가 망하게 되는 원인을 제공한다.

43절에서는 이러한 선지자의 선포를 들은 아합이 근심하며 왕궁으로 돌아갔다. 왜냐하면 선지자의 말을 통하여 자신의 죄를 깨닫고, 그 죄에 대한 결과가 멸망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아합이 벤하닷을 살려준 것은 신명기 7:2절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게 넘겨 네게 치게 하시리니 그 때에 너는 그들을 진멸할 것이라 그들과 어떤 언약도 하지 말 것이요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도 말 것이며”를 어긴 것이다. 이러한 규정의 목적은 이스라엘이 이방으로부터 오염되는 것을 염려하였기 때문이다.

신명기 역사가는 아합 왕의 멸망의 원인을 신학적으로 찾고 있다. 특히 아합이 외교적으로 행한 아람과의 동맹관계를 율법적인 차원에서 재해석하여 그것이 어떤 신학적 문제점이 있으며, 그로 인하여 아합의 오므리 왕조가 멸망할 수밖에 없는 그 당위성을 제시하고 있다.

열왕기상 20:35-43절의 아합에 대한 규탄의 이야기는 예언자의 역할이 무엇이며, 하나님의 결정을 위반한 불순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어떤 것의 완전한 멸망에 대한 결정은 하나님의 영역이며, 그 이유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구약성서의 가르침은 신약성서의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조화를 이루어야만 한다.김영진 교수<전 연세대 연합신대원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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