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서(53) 호렙산에서 새로운 사명을 받은 엘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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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서(53) 호렙산에서 새로운 사명을 받은 엘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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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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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 아래에서의 탄식

열왕기상 19:1-18절은 엘리야가 갈멜 산에서 바알의 선지자들을 죽였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이세벨이 엘리야를 죽이려하자 엘리야는 생명을 보존하기 위하여 호렙(Horeb) 산으로 피신하여 그곳에서 새로운 사명을 받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1절에 의하면 아합 왕은 그의 이방인 아내 이세벨에게 엘리야가 어떻게 450명의 바알의 선지자를 죽였는지 자세히 알려주었다. 소식을 들은 이세벨은 엘리야에게 사람을 보내어 “내가 내일 이맘때에는 반드시 네 생명을 저 사람들 중 한 사람의 생명과 같게 하리라"는 말을 전한다. 즉, 내일 이맘때까지 엘리야의 생명을 반드시 죽일 것이라는 의미이다.

3절에서는 이러한 소식을 전해들은 엘리야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남쪽으로 도망하였다. 유다에 속한 브엘세바(Beer-sheba)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왜 엘리야가 이렇게 멀리 도망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북왕국에서 활동하던 엘리야가 이스르엘 평야지역에서 바알의 선지자들을 죽인 후 남쪽 유다로만 피신해도 목숨을 구할 수 있는데 왜 이렇게 멀리 브엘세바까지 갔는가? 이러한 질문은 당시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 사이에 결혼동맹을 생각하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즉, 엘리야가 남쪽으로만 몸을 피신하면 이세벨이 유다 왕국에 엘리야의 소환을 요구할 수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엘리야는 유다 왕국의 최 남단지역까지 갔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엘리야는 자신의 사환을 브엘세바에 머물게 하고, 자신은 하룻길을 광야 쪽으로 들어갔다. 즉, 네겝(Negeb) 지역으로 갔다는 의미이다. 로뎀 나무 아래에서 엘리야는 하나님에게 탄원하였으며,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라고 기도하였다. 이러한 기도 후 로뎀 나무아래 누워 자던 엘리야를 천사들이 나타나 만지며, 일어나 먹으라고 말하였다. 즉, 하나님의 구원이 임하는 순간이었다. 로뎀나무(broom tree)는 콩과의 관목으로 높이 2~3m정도까지 자란다. 잎은 바늘 모양으로 적으며, 꽃은 백색, 이른 봄에 핀다. 긴 타원형의 열매를 맺는다. 팔레스타인 등지의 사막의 구릉이나 암석지대, 특히 사해 부근에서 번성하고 그늘을 내며 크게 자란다. 따라서 엘리야가 이 나무 아래서 쉴수 있었던 것이다. 로뎀나무의 뿌리는 숯불로 사용되었으며, 기근 때 먹었다.

아라비아에서는 오늘날에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카이로에서는 다른 어느 것보다 비싸게 팔린다. 로뎀나무는 히브리어 명칭을 그대로 음역한 것이다. 

천사의 음성을 듣고 일어나 보니 6절에 의하면 숯불에 구운 떡과 물 한 병이 있어 엘리야는 이것을 먹고 다시 누었을 때 다시 천사의 음성을 듣게 된다. 7절에 의하면 여호와의 천사는 엘리야에게 “먹으라 네가 갈 길을 다 가지 못할까 하노라 하는지라"고 말하면서 엘리야의 갈 길을 재촉하였다. 이 말을 듣고 일어나 엘리야는 다시 음식을 먹고 사십 주야를 가서 하나님의 산 호렙에 도달하였다. 그러나 브엘세바에서 호렙까지의 거리는 사십 주야 거리는 아니었다. 8절의 사십 주야란 거룩한 수이다.

9절에 의하면 엘리야가 호렙의 굴에 들어가 머물 때 여호와가 “왜 네가 여기 있느냐”고 묻는다. 이에 대하여 엘리야는 자신이 이스라엘 자손들이 여호와의 제단을 헐고, 선지자들을 죽여서 자신만 남았으나 자신의 생명을 찾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 숨었다고 말한다. 이에 여호와는 엘리야에게 여호와 앞에서 산에 서라고 명령한다. 강한 바람과 지진 그리고 불 가운데도 여호와는 보이지 않았으나 불 이후에 세미한 소리가 들린다. 이에 엘리야가 겉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굴 어귀에 나가 서매 여호와는 다시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고 묻는다.

이에 14절에서 엘리야는 10절의 대답을 다시 반복한다. 강한 바람이나 지진 그리고 불은 여호와가 자신을 나타낼 때 나타나는 징조이다. 9절의 굴이란 절벽에 나있는 천연적인 동굴을 의미한다.

15-18절에서 여호와는 엘리야에게 새로운 사명을 부여한다. 15절에서 여호와는 엘리야에게 아람의 왕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왕이 되게 하라는 사명을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 16절에서는 님시의 아들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게 하고 또 아벨므홀라 사밧의 아들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엘리야를 대신하여 선지자가 되게 하라고 명령한다. 이처럼 예언자가 자신의 후계자를 임명하는 것은 구약성서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마치 모세가 그의 후계자 여호수아를 임명하는 것과 유사하다(민 27:15-23). 김영진 교수<전 연세대 연합신대원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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