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할 양식을 공급받은 엘리야
또한 “내가 섬기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라는 표현은 예언자들이 예언을 전할 때나(렘 36:16)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말의 진실성을 나타낼 때 많이 사용된다(삿 8:19, 룻 3:13, 삼상 14:39 등).
이슬도 내리지 않는다는 것은 가뭄이 극심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서 엘리야가 아합에게 가뭄을 선언한 것은 엘리야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여호와의 의지임을 알 수 있다. 열왕기상 17장 1절에 나타난 하나님의 모습은 비와 가뭄 등 모든 자연을 주관하는 분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것은 특별히 가나안의 바알이 주관하던 비를 여호와도 주관함을 강조하여 나타내고 있다.
즉, 가뭄을 가져오게도 하지만 다시 비와 이슬을 내리게도 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왜냐하면 1절의 가뭄의 재앙은 이스라엘 아합 왕이 바알을 숭배한 것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이기 때문이다. 또한 1절에서는 엘리야의 출신지를 길르앗의 디셉(Tishbite)이라고 기록하고 있으나 디셉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다.
2절에서는 여호와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임하여 엘리야의 이후 행동에 대하여 지침을 내리고 있다. 즉, 여호와가 엘리야를 기적적으로 먹이겠다는 것이다.
3절에 의하면 요단 앞 그릿 시냇가(Wadi Cherith)에 숨으라는 것이다. 그릿 시냇가는 와디 야비스(Wadi Yabis)로 이해한다. ‘요단 앞’으로 번역된 것은 ‘요단 강가’라고 번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절에서 여호와는 엘리야에게 아합의 탄압을 피해 숨어 있으라고 명령한다.
4절에 의하면 그릿 시냇물을 마시고 까마귀가 물어다주는 것으로 음식을 먹으라고 명한다. 즉, 여호와께서 엘리야를 먹고 마시게 할 것이며, 그 방법은 기적적인 방법으로 먹일 것임을 말하고 있다.
5-6절에서 엘리야는 여호와의 말씀에 순종하여 그릿 시냇가에 머물고, 까마귀들이 아침과 저녁으로 떡과 고기를 공급하여 먹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엘리야는 매우 순종적인 예언자였음을 나타낸다. 뿐만 아니라 5-6절을 통하여 고대 구약시대의 식문화는 하루 두 끼 먹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관습은 제사 문화에도 반영되어 여호와의 식단으로 이해된 상번제는 하루 아침과 저녁에 드리도록 되어 있다(민 28:4). 또한 까마귀가 물어다주는 고기를 먹었다는 것은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의 식사문화에서 고기는 주로 명절에 먹게 되어 있어 일상식사에서는 극히 적은 양의 고기를 먹었음을 보여준다.
7절에서는 가뭄이 지속됨에 따라 그릿 시냇가도 물이 말라 더 이상 마실 수 없게 되었음을 말한다.
이 구절은 8절 이하에서 엘리야가 사르밧(Zarephath)으로 이동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7절은 앞의 이야기와 뒤의 이야기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다.
열왕기상 17:1-7절은 가뭄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을 도와 그들을 살게 하심을 보여주며, 이러한 사실은 구약성서에서 보편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창 42장 이하).
열왕기상 17:8-16절에서는 엘리야가 사르밧(Zarephath)으로 이동하여 과부를 만나 하나님의 이적을 행하는 것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열왕기상 17:1-7의 첫 번째 이야기에서와 같이 두 번째 이야기에서도 엘리야는 하나님의 말씀에 즉각 순종한다.
8절에 의하면 엘리야는 여호와의 말씀에 의하여 모든 일을 행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여호와의 말씀은 엘리야에게 시돈의 사르밧으로 가서 머물고 여호와의 명령을 받은 과부가 음식을 줄 것임을 알려준다.
그것은 7절에 의하면 가뭄으로 인하여 시내가 말랐기 때문에 더 이상 엘리야가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통하여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완벽하고 철저함을 보여준다. 엘리야가 있던 그릿 시내가 벧산(Beth-shean) 근처지역이기 때문에 엘리야는 벧산 근처에서 사르밧까지 이동한 것이다.김영진 교수<전 연세대 연합신대원 구약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