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지금은 회초리같은 개혁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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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지금은 회초리같은 개혁 필요할 때"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1.04.0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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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만 교수, 교회개혁실천연대 세미나에서 현 한국 교회 비판과 대안 제시

최근 한기총 사태와 관련해 교회 개혁을 촉구하는 세미나가 지난달 31일 오후 7시 30분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 주최로 열렸다.

개혁연대가 마련한 이번 강좌는 배덕만 교수(복음신학대학원대학교·사진)가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 교회에서 ‘한국교회,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한국 교회 근본주의적 속성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배 교수는 최근 대형교회의 소란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사태 등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들을 언급하며 한국 교회의 암적 요소로 작용하는 근본주의적 속성이 한국 교회의 다양한 측면에서 어떻게 보여지는지 근본주의의 역사적 기원과 신학적 정체성을 분석했다.

배 교수는 120년간 한국 교회는 미국에서 건너온 옛 근본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변하지 않은 신학으로 무장한 한국 개신교는 역사상 지금이 가장 심각한 위기라고 진단했다.

또 오늘의 한국 기독교는 친미, 반공, 자본주의에 틀에 맞춰 성경을 해석하고 지난 한 세기 동안 한국사는 많은 변화를 이뤘지만 신학은 변하지 않았다며 옛 시대의 문제와 방식이 그대로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역사적 배경이 다른 미국의 근본주의와 다르게, 한국은 일제시대의 아픔과 나라의 분단을 겪어 반공을 주된 이념으로 형성되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 교회는 자기 것을 지켜야 한다는 관념적 보수주의와 함께 친미 성향의 근본주의가 자리 잡으면서 오늘날 대형교회의 독과점과 다양한 이단으로 변질됐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1980년대 한국은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면서 한국 교회도 같이 대형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중산층·고학력층의 신자가 대형교회로 집중되고, 대형교회 목사들은 세속적 권력과 재정이 늘어나면서 자기 본분의 분별력을 잃어갔다”며 교회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세상가운데 서 정치화되고, 사회지도층과 가진 자를 대변하는 기관으로 뒤바꼈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즉, ‘교회의 대형화·권력화’가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로 자리 잡아 오늘날의 현상까지 오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한기총에 대해서 “시대 변화에 적응을 못하고 한국 교회의 대표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며 “한 번 맛본 돈과 권세와 명예를 포기하지 못해 타락하고 무분별한 말과 혼동으로 한기총 사태까지 이르러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자기갱신의 능력조차 상실했다”고 논했다.

또 “어쩌면 지금 한국 기독교는 역사의 정점을 찍었으며 스스로 내려놓지 않는 이상 앞으로 한국 교회에는 미래가 없다”고 평가하며 “다음 세대에서는 객관화되고 열린 마음으로 반공과 친미의 성향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교수는 “그동안 별다른 조치가 없던 한기총과 대형교회 등에 대해 회초리같은 사회적 비판이 필요하며, 대형교회를 지양하고 작지만 다윗과 같은 작은 교회를 추구하는 작은교회살리기운동이 확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교회는 중심이 아닌 주변, 정당이 아닌 바닥을 당당히 선택해야 한다”며 숫자와 크기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고 사람과 권력에 대한 탐욕을 포기해서 작은 사람 하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세상을 뒤흔드는 하나님의 권능과 성령의 불을 체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배 교수는 대전 주사랑교회 담임목사로 2007년 ‘미국 기독교 우파의 정치운동’(넷북스), 지난해 ‘한국개신교근본주의’(대장간)를 출간했으며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연구위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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