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인간중심 폭력에 대한 저항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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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인간중심 폭력에 대한 저항 요구”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1.03.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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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YMCA, 구제역 참사 신학적 성찰

“구제역 재앙은 모든 생명에 대한 인간중심적 폭력에 반대하는 저항의 영성을 요구한다.”

전현식 연세대 신과대학 교수는 24일 오후 서울 종로1가 서울YMCA 친교실에서 열린 서울YMCA 환경위원회(위원장:이정배) 주최 ‘구제역 참사, 사회적 성찰과 실천적 대안’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구제역 사태에서 바라본 생명에 대한 신학적 성찰’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전 교수는 “구제역 참사는 우리 모두를 공장식 밀집사육으로 자신의 생명권을 유린당하고, 예방적 살처분으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동물생명들의 방관자가 아니라 헌신적 참여자로 부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런 저항의 영성의 기초는 위에서 제시된 근원적 진리에서 확인된 모든 생명에 대한 사랑과 관심, 즉 우리가 동물 생명들을 헌신적으로 사랑하는데 있다”며 “우리가 생명을 사랑하고 생명 공동체의 참여자로 부름을 받을 때 모든 생명들의 신비와 아름다움의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삶에 대한 감사와 기쁨을 함께 누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를 생태학적 회개와 비전으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마지막 부르심에 책임적으로 응답하느냐 파괴적 삶을 지속하느냐하는 것은 우리의 신앙적 결단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성공회대 박창길 교수(경영학과)는 생명체학대방지포럼이 지난해 7월 청소년 4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식조사에서 88%의 청소년이 “동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학대받지 않고 살 권리를 가진다”고 응답했다고 소개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이 조사에서 단기간 숙성으로 닭을 키우는 사육 방식(케이지 사육 방식)에 대해 91%에 달하는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52%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케이지 사육 방식에 대해 금지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도 93%에 달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향하면서 우리 사회의 종차별적인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하다”며 “놀라운 감정을 가지고 인간과 소통할 수 있으며 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동물들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경위원회 위원장 이정배 교수(감신대 종교철학)는 “온갖 분뇨로 범벅된 축사에서 항생제와 영양제만으로 살찌우는 짐승들이 존재하는 한 구제역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구제역 사태를 보며 원죄와도 같은 욕망과 이기심을 자각하고 생태적 수치심을 느끼지 못한다면 하나님에 대한 신앙도 거짓에 불과하다”며 “생명의 고통과 한을 문명 비판적 시각에서 되돌아보는 거룩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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