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제3국 통한 대북 지원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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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제3국 통한 대북 지원 고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1.02.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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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통일위원회, 대통령 통일부에 공개서신 보내

한국 교회 대표적 진보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김영주, 이하 교회협)가 제3국을 통한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 가능성을 언급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3.1절 92돌 기념예배 및 남북교회 공동선언문 기자회견에서 교회협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신을 통해 “정부의 불허로 대북 식량 송출이 계속 지연될 경우 긴급구호를 위해 국제기구나 제3국을 통한 식량 지원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회협은 “정치적인 남북 대화나 교류 협력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민간차원, 종교인들의 대화나 협력은 지속돼야 한다”며 “심각한 식량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북한 동포들에게 인도적인 식량 지원은 시급히 재개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본 협의회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통해 식량 지원을 하기로 결의했다”며 통일부의 허가를 요청하고 “굶어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에게 식량을 나눠주는 것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신앙행위다. 어떤 경우에도 대북 인도적 지원은 실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 차원의 인도적 식량, 의료 지원 사업의 재개, 민간 및 시민 종교 단체들이 보내려는 식량, 의료지원 허가 등을 요구했다. 이어 “교인들의 헌금으로 모아진 대북지원 예산을 북한의 곤경을 방관하며, 더 이상 방치해둘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교회협 김영주 총무는 “정부가 그동안 우리가 쌓아온 통일운동의 노력을 막아서는 안된다”며 “수십 년간 세계 교회와 교류해온 교회협은 제3국을 통해 북한을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열려있다. 그동안은 정부와의 관계, 대북정책 등을 감안해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협 화해통일위원회(이하 화통위) 부위원장 전용호 목사는 “교회들이 모아놓고 보내지 못한 밀가루 200톤을 먼저 북한에 보내기 위해 통일부에 요청할 것”이라며 “우리가 하려는 것을 (정부가) 막지는 말아 달라. 최소한 쪽박은 깨지 말아야 한다”고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이어 “통일부 장관도 교회협을 방문했을 때 ‘인도적 지원은 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하고 “남북협력기금 등 정부 예산이 섞이지 않은 교회 헌금으로도 북한 지원을 못하게 한다면 도대체 무엇이 인도적 지원이냐”고 따져 물었다. 

월드비전 대북지원 총괄 부회장 박창빈 목사는 “작년 홍수로 인한 재해가 아직도 복구되지 않았으며, 평안남북도와 황해도 등 농사가 가능한 지역도 농경지가 망가져 황폐화됐다”며 “지금은 농사짓는 사람들이 종자로 쓰는 옥수수 알갱이, 콩까지 털어 식량으로 먹는 상황”이라며 참혹한 상황을 설명했다.

화통위 부위원장 이삼열 목사도 “국제구호기구 관계자들은 올해만 최소 100만톤 이상의 식량이 더 지원되지 않으면 상당히 많은 아사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교회협과 북한 조선그리스도연맹(이하 조그련)은 오는 27일 오후 4시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3.1절 기념예배를 진행하고 남북교회 공동선언문을 채택해 발표한다.

오는 27일 발표되는 공동선언문에서 남북교회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떠한 강대국이라도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 의도를 규탄하며 재침략의 길을 열어주려는 그 어떤 행위도 단호히 배격한다”며 지난해 일본 이지스함의 부산항 입항과 최근 일본 간 나오토 총리의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파견 검토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또 일본 정부의 과거사 참회, 일본 평화헌법 9조 수호, 야스쿠니 참배 중단, 바른 역사교육, 일본군 위안부들과 강제 징용자들에 대한 합법적인 배상, 재일 동포와 후손들에 대한 차별 금지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3.1절 기념예배 및 공동선언문은 지난달 20일 교회협 화통위원회 모임에서 남북 교회 교류와 대북 인도적 지원 등에 대한 논의를 위해 조그련과의 만남을 추진할 것을 결의하고, 지난달 27일 조그련에 서신을 보냈다. 이후 2월 12일 조그련은 회신을 통해 3.1절 92돌 기념 예배와 공동선언서 발표 합의를 제안해왔고, 이를 교회협이 받아들여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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