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그레이스학교’ 이젠 우리가 도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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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그레이스학교’ 이젠 우리가 도울 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0.06.16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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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법 개정으로 학교 빼앗긴 태국 그레이스학교

▲ 그레이스학교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내한한 윌리암스 총장(사진 왼쪽)과 설립자 폴트 목사. 그레이스학교는 7월까지 신축부지를 계약해야 MK교육을 계속할 수 있다.

500여 학생 갈 곳 잃어 … 한국 MK 도 70명 재학중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기도하며 한국 후원요청

아시아 선교의 거점지역인 태국 치앙마이에 세워졌던 ‘그레이스학교’가 위기에 처했다. 지난 10년간 아시아권 선교사 자녀들을 교육하며 태국의 명문으로 자리 잡았던 그레이스학교가 캠퍼스를 빼앗기고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레이스학교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지난 7일 한국을 방문한 돈 윌리암스 총장과 설립자 진 폴트 목사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교사들의 가슴에 자녀가 더 이상 슬픔이 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태국과 인도차이나반도에서 사역하는 선교사 자녀 500여 명이 공부하고 있는 그레이스학교가 위기에 처한 것은 태국의 소비자법 개정에서 비롯됐다.

지난 99년 개교한 그레이스학교는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스포츠센터 건물을 구입해 교실로 개조했고 그동안 별 어려움 없이 수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태국 소비자법이 개정되면서 학교가 있는 스포츠센터 부지가 시유지로 지정됐다. 이후 마을지역연합회는 학교를 고소했고 그레이스학교는 법적 싸움에서 패소하고 말았다.
소송 결과 그레이스학교는 건물을 빼앗긴 것으로도 모자라 벌금까지 부과받게 됐다. 빈손으로 거리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학교 관계자들은 기도로 학교 이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새 부지를 구입하기 위해 협의중에 있다.

윌리암스 총장은 “태국의 법은 외국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더이상 법적 해결이 어려워 다른 곳에 부지를 찾는 등 학교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시급한 것은 부지구입으로 그레이스학교는 7월까지 한화로 9억6천만원의 재정을 마련해야 부지를 구입할 수 있으며 학교 건축을 위해 2011년 3월까지 총 30억원의 재정을 모금해야 한다. 그레이스학교는 회생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 교회에 후원과 기도를 요청했다.
현재 그레이스학교에는 26개 나라에서 온 선교사 자녀들이 중고교 과정을 공부하고 있으며 한인 선교사 자녀도 70여명에 이른다.

선교사 자녀를 ‘발가락’에 비유한 윌리암스 총장은 “발가락이 아프면 걷기도 힘들고 뛸수도 없다”며 “선교사들이 자녀로 인해 사역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도와야 하며 이것이 그레이스학교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레이스학교가 문을 닫을 경우 수백명의 선교사들이 사역지를 옮기거나 사역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그레이스학교에 자녀를 보낸 선교사들은 성경번역과 교회개척, 고아원 사역과 에이즈 예방 활동 등 다양한 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윌리암스 총장은 “학교의 위기는 이러한 사역의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스포츠센터건물을 구입해 사용했던 그레이스학교 전경. 소비자법 개정으로 이 땅이 시유지로 편입돼 쫓겨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위기에도 실망하지 않고 새로운 하나님의 비전을 향해 기도하고 있는 학교 관계자들은 이 모든 일을 영적 전쟁으로 해석하고 있다. 폴트 목사는 “어렵고 불공정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작은 고민까지도 알고 계실 것”이라고 확신했다.

윌리암스 총장 역시 “하나님은 우리를 위협하고 해하는 분이 아니다”라며 “위기 중에도 우리에게 소망을 주실 것이며 과거에 그랬듯이 현재와 미래도 인도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레이스학교의 이전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학교 규모는 더욱 커질 예정이다. 현재 500명을 수용하고 있지만 1000명까지 수용하는 규모로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내년에는 한국 학생도 90명까지 늘어난다. 선교지에서 마땅한 교육기관을 찾기 어려운 선교사들은 그레이스학교의 우수한 교육에 자녀를 맡기고자 매년 입학신청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규모가 작아 신청자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었다. 학교 관계자들은 “위기를 통해 학교를 더욱 크게 키우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레이스학교 유일의 한국인 사역자 박경화 선교사는 “그동안 한국 교회는 선교사 자녀들을 맡기기만 했을 뿐 별다른 후원과 기여가 없었다”며 “이제는 우리가 빚을 갚을 때”라고 강조했다. 그레이스학교 건립을 위한 재정 후원은 물론, 한국인 MK교사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윌리암스 총장 역시 “한국인 선교사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단 한 명의 동역자라도 함께 일할 수 있다면 기쁨이 배가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교회를 찾아다니며 선교 후원을 요청한 학교 관계자들은 “그레이스학교의 위기 상황을 위한 중보기도와 필요한 재정이 채워지도록 헌금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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