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가운데 하나님이 있어요"-개그맨 이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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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가운데 하나님이 있어요"-개그맨 이혁재
  • 승인 2002.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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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눈을 보면서 뭔가를 느꼈어요. 중압감과 책임감이었죠. 그것이 바로 예수님과의 첫사랑을 만들어 주었습니다”최근 안방에 싱그러운 웃음을 선사하며 하루하루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개그맨 이혁재. 그의 샘솟는 듯한 아이디어와 재치는 보이지 않는 든든한 코치 때문이다.

“저는 분명히 개그맨으로 성공할 거에요. 내 중심에 하나님이 계시고 그 분을 믿기 때문에 성공에 대해 의심하지 않아요" 확신이 넘치는 한마디 한마디에서 예사롭지 않은 그의 믿음을 엿볼 수 있었다.

올해로 7년째 유치부 교사로 봉사하고 있는 이혁재는 1997년 1월 1일, 즉 1996년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면서 교회에 발을 들여 놓았다. 부모님이 다니고 있는 인천 내리감리교회가 그 곳.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부모님의 강요에 못 이겨서도 아니다. 그저 다른 사람들처럼 ‘새롭게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교회에 첫 발을 디딘 것이다.
단지 인간의 나약함을 절감한 일은 있었다고 한다. 1996년 가을. 사귀던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암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지만 그는 아무 것도 해 줄 수가 없었다. 그저 바라보며 애만 태우던 차에 여자친구는 멀리 이사까지 가버렸다.

12년 부모님의 기도로 교회 출석

“그때 인간이 참 나약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러나 꼭 그 이유 때문에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가장 큰 이유는 12년 간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예배를 드리며 아들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신 부모님의 기도 때문입니다"그의 교회생활은 여러 가지로 어색했다. 기도, 찬양, 설교 등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였고 패기가 넘쳐야 할 젊은이들은 마치 금욕주의자들 같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그의 시각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일이 있었다.

어린이들의 시선에 중압감 느껴

평소 어린이를 굉장히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어머니의 권유로 유치부 교사로 봉사하던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성경공부, 놀이 등 특별하지 않은 주일을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의 시선에 부담이 느껴졌다. 책임감과 중압감까지….
“그 어린이들은 나만 바라보고 있었어요. 나를 통해 예수님을 알아가고 있었던 거죠” 그때부터 그의 생각과 신앙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졌고 깊어지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거나 혹은 전혀 알지 못하던 사람들을 50명이 넘게 매년 교회로 데리고 와 예수님을 믿으라며 애쓰시던 어머니의 마음도 그제서야 조금은 알 수 있었다고 한다. 1997년과 98년, 그는 틈만 나면 교회 유치부 교실을 찾았다. 공병대에서 군 복무를 했던 그에게 유치부 교실을 위해 가장 자신있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교실 꾸미기였다. 매일 그의 손에는 못과 망치, 판넬, 마분지 등이 들려 있었고, 가장 예쁜 교실은 항상 유치부 차지였다.

또한 최근에는 개그맨으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가 인도하는 예배나 행사는 어린이들에게 단연 최고 인기시간이 되었다.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애들 집중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요. 특히 찬양을 시킬 때는 아이들 목에 핏줄이 설 정도에요. 정말이에요. 핏줄이 다 선다니까요" 이런 그가 7년 동안 유치부만을 고집해 온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유치부 시절에 성립된 가치관은 평생가요. 때문에 그 시절 교사가 올바른 교육을 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죠" 이같은 그의 뚜렷한 교육철학 때문.

현재 하양반을 맡고 있다. ‘지선, 명준, 준영, 예슬이’ 4명이 그가 가르치고 있는 사랑스런 아이들인데 한 명 한 명 이름을 부를 때마다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앞으로도 교사는 꼭 계속 할거에요. 교사직은 하나님과 저와의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죠. 그리고 사람마다 주어진 달란트가 있는데 나에게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달란트를 주셨고 이를 적극 활용할 겁니다” 그러나 한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아이들과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동료 선생님들과는 보이지 않는 벽이 점점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이 들어요. 이러한 문제도 차츰 해결되리라 믿고 더 열심히 봉사해야겠어요.”

MBC 공채로 개그맨 되다

그런데 그가 사람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개그맨이 된 이유가 재밌다. “대학시절 전공이 기계공학이어서 졸업 후 직장을 갖게 되면 경남 창원으로 가야했죠. 그런데 초등학교 교사인 여자친구가 서울에 살고 있어 생활이 자유로운 직장을 찾다가 개그맨에 도전하게 됐어요. 원거리 연애는 정말 힘들거든요. 단지 그 이유때문에 개그맨을 선택했어요. 정말이에요"

이혁재는 지난 98년 6개월 동안 개그맨 시험을 준비했다. 탈락했을 경우를 생각해 친구들과 목사님 심지어 부모님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몰래 연습을 해왔던 것이다. 방송 3사 중 KBS 공채모집에 응시를 했다. 1·2·3차 심사를 통과했다. 큰 기대없이 응시했는데 최종심사까지 1등이었다. 그는 합격의 꿈에 부풀어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합격을 굳게 믿고 있었지만 4차 심사에서 탈락하고 만 것이다. 그러나 다음 해 MBC 공채 모집에 또 다시 도전, 당당하게 1등으로 합격을 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었어요. 만약 KBS 공채 모집에서 합격을 했다면 굉장히 교만해졌을 거에요. 그래서 하나님께서 두 번째 도전에 합격하게 하신 것 같아요" 이혁재는 쉽게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큰 장점이다. “문제와 어려움이 없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크리스천이라면 문제가 닥쳤을 때 마냥 앉아서 기도만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기도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기도와 더불어 문제의 원인을 생각해보고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최선의 노력을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대로 이루어지더라구요”
이런 긍정적 사고로 1999년 ‘여기는 코미디 본부'를 시작으로 본격적 활동을 시작한 이혁재는 현재 SBS TV ‘장미의 이름으로' ‘초특급 일요일 만세'와 KBS 2TV ‘한·중·일 삼국지'에 출연하고 있으며 올해는 SBS TV 사극 ‘대망'을 통해 연기자로 화려한 데뷔를 할 예정으로 기쁨 두배.

다음달 결혼식, 겹경사

게다가 다음달 13일에는 그를 개그맨으로 만든 애인 심경애(26·경기 시흥 정왕초등학교 교사)씨와 결혼식도 올리게 돼 겹경사를 치르게 됐다.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에서 결코 부끄러움이 없도록 살거에요. 내 중심에는 분명히 하나님께서 계시며 나중에는 유치부 부장도 꼭 해 보고 싶어요” 이제는 그가 시청자들의 안방뿐만 아니라 복음을 듣지 못한 세상 구석구석을 찾아가 예수님을 전하는 복음의 전령사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승국기자(sklee@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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