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속의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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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속의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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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5.2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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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 목사<의왕중앙교회>

종종 우리는 획일성을 강요받고는 한다. 여러 사람이 한 음식점에 들어가 음식을 시킬 때, 어떤 사람이 한 가지 음식으로 하자고 제안하고 나서면 자기가 원하는 음식을 자연스레 포기할 때가 많다.
“아니다. 나는 다른 음식을 시키고 싶다”고 말하면 독특한 사람 또는 공동체적이지 못한 사람으로 인식될 것 같은 생각에서 그냥 그러자고 하거나 자기의견 내는 것을 삭히고 만다.

어느 사회나 그 사회가 바람직스럽게 발전하여 나가려면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내 생각과 다를 수 있어서 ‘너’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진 생각으로 의견을 모아 결정하고 진행해 나가지만 나와 또는 우리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음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이 민주사회이고 성숙한 사회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 즉 다수의 생각이 결론이 되고, 또 그 사건, 그 사회는 그 결론의 방향으로 이끌리게 되어 사회는 통합되고, 그 공동체는 생성되어 간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다른 의견이 존중되고, 다른 생각과 견해가 핍박을 받아서는 아니 되며, 오히려 공존하며 상생, 경쟁, 견제하므로 발전해 가야 한다.

어느 가치나 제도, 주장이 그 시대의 사람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대세를 이룬다고 해서 그것이 마냥 다 옳은 것일 수는 없다. 그 시대의 요구가 옳고 그름을 가리는 기준일수도 없다.

따라서 절대 가치란 사람의 수가 많고, 적음에 있지 아니하다. 또 사람 사는 세상에서 성경적 진리를 제하고서야 어디 절대적 가치라는 것이 있기는 한 것인가. 그러기에 좁은 소견에 사상이 생기고 사상가가 일어나 한 시대를 이끌어 주도하다가 다음 세대에 넘겨주기를 반복하며, 역사라는 것이 만들어지고, 공동체가 발흥하고 사라지고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느 때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개혁’이라는 말이 피곤을 상징하는 말이 되어 버렸다. 모두가 개혁을 말하고, 핏대를 세우며 주장하고 외치지만 개혁의 진정성이 없고, 개혁의 기준이 없이 자기 좋을 때로 개혁하고, 자기를 위해, 자기의 생각을 기준으로 하는 개혁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좋은 변화를 요구하는 개혁, 그리고 보편성과 선진성을 두루 갖춘 개혁이 우리 모두를 피곤하게 하고, 외면당하고 있으며 오히려 진부한 단어가 되어 버렸다.

실로 개혁이란 개혁의 실천이 자기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에 말은 쉽지만 현실적으로는 엄청나게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개혁이란 말이 잘못된 것일 수는 없다. 진정한 개혁, 기대에 부응하는 개혁세력을 경험한바가 적다고 해서 개혁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개혁이란 혁명과 달라서 점진적 변화이어야 할 것이고, 다양성이 어우러져서 변화를 확연히 느끼지 못할지라도 조금씩 달라진 열매를, 그리고 괘도 수정을 통해 변화를 성취해 가는 것이 개혁일 것이다.
선거철이다. 혼란스러움으로 어지러움을 느낀다. 필자가 갑자기 굉장한 사람, 뭔가 있는 사람인 것 같다는 착각을 할 지경으로 기초단체장 후보자들, 의회 의원후보자들의 방문과 전화,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선량들이 많았던가 싶고, 이렇듯 우리 지역사회를 위한 뜨거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구나하고 놀랄 따름이다.

모두가 개혁을 말하고, 전임자의 실정 내지는 파행을 막아야 하고, 막을 적임자임을 스스럼없이 자인한다. 개혁하여 바르게 하겠다는데 뭐가 나쁠까마는 자기 성찰 없는 개혁자란 요란한 빈 깡통이거나 모리배가 아닐까, 조금은 염려되는 바가 없지는 않다. 나 외에는 모두 개혁의 대상이고, 나만 독야청청이라면 오히려 두려움이 아니겠는가.

정치하는 사람들은 그렇다 치고 우리 목사들이라도 자신으로부터의 개혁을 고민하고 번민하고 십자가에 가까이, 그리고 더 가까이 다가섬으로서 무엇인가를 개혁해야 하고, 개혁해 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변화시키고 내 안에서의 변화를 통해 주님이 원하시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다양성을 인정하는 개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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