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사건 희생자를 폭도라고 표현해 논란이 됐던 이선교 목사(백운교회)가 2천여만 원을 배상하게 됐다.
제주지법 제2민사부(재판장:김성수)는 지난 8일 제주4.3 사건 희생자와 유족 등 98명이 '제주4.3사건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이선교 목사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목사는 지난 2008년 1월 국제외교안보포럼 포럼 강연회에서 제주 4.3 사건 희생자를 폭도라고 표현하고 제주4.3 평화공원을 폭도공원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결국 희생자와 유족 등은 그해 7월 이 목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가 심도 있게 제정하고 대통령이 사과까지 한 사안에 대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본인의 일방적 주장만을 해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위자료에 대해 “강연회에서 한 발언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유족들이 당초 제시했던 2억여 원 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인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법원은 “원고 가운데 4.3희생자들에게 각 30만원씩, 나머지 유족들에게 각 2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제주 도지사 출마예정자들은 일제히 환영하며 “제주4.3 사건에 대한 색깔 논쟁이 종식되는 계기가 돼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 목사는 법원의 판결이 나온 직후 항소의 뜻을 밝혔다. 그는 “경찰과 군인을 죽인 폭도까지 희생자로 선정했는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재판부를 비판하고 “억울한 사람만 희생자로 넣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