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민주화 동지, 기독교 통일운동 대립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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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민주화 동지, 기독교 통일운동 대립각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3.1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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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신부와 서경석 목사, 기독교적 통일운동 시각차 보여

1970년대 민주화 동지로 만났던 두 목회자, 서경석 목사와 이재정 신부가 40여년이 흐른 후 한 자리에서 만나 기독교 통일운동 관점과 남북정상회담 추진시기에 대해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기독교통일학회는 13일 오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 19층에서 제7회 기독교통일학회 학술포럼 Mensa Talk ‘2010 남북 정상회담에 바란다’를 개최하고 진보와 보수 입장에서 기독교 통일운동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 70년대 민주화 동지였던 서경석 목사(왼쪽)와 이재정 신부. 40후 열린 세미나에서 기독교 통일운동에 대한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이날 첫번째 발제를 맡은 이재정 신부(국민참여당 대표,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남북은 현재 강경한 군사적 대결구도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남북긴장관계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 정부의 대북기조인 ‘비핵-개방-3천’과 관련해 “기존의 합의를 무시하고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전제를 내세워 남북관계는 교착상태에 빠졌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이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머뭇거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정상회담이 가장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조속한 정상회담 실시를 주장했다.

이 신부는 또 “지난 두 차례 정상회담이 성과는 대단히 큰 것이었다”고 평가하고 “3차, 4차 정상회담 상시 추진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이재정 신부의 주장에 대해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는 “북한의 인권개선, 핵 포기, 종교자유 확대 등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 정상회담은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서 목사는 현 정부의 정책인 ‘그랜드 바겐’을 언급하며 “북의 태도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할 필요가 없다”며 “진정성 없는 정상회담은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적인 통일운동에 대해서도 두 목회자는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이재정 신부는 “북한의 인권 개선과 핵 폐기가 필요하지만 동족의 생존 문제가 최우선으로 다뤄져야 한다”며 “인도적 대북 지원에 있어서 한국 교회가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야 한다. 정치적인 고려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경석 목사는 “과거 군사독재와 싸우고 민주화 운동, 인권 신장에 기여했던 진보적 한국교회가, 이보다 더한 북한의 독재와 인권 참상을 외면한다면 이율배반적이고 이중잣대”라고 비판하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기독교적인 통일운동”이라고 주장했다.

두 목회자는 북핵은 폐기돼야 한다는 점과 북한의 붕괴 획책 입장은 옳지 않다는 점에서는 인식을 같이 했다.

서로 상반된 입장에 선 것에 대해 서 목사는 “우리는 과거 민주화운동 시절 에큐메니칼 운동의 동지이다. 너무 가까운 사이였고 이재정 신부님은 내게 형님과 같은 분”이라며 “1970년대 함께 민주화운동을 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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