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47강) 순종은 복음 위해 불편과 불이익 감수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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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47강) 순종은 복음 위해 불편과 불이익 감수하는 것
  • 승인 2009.12.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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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게도냐 전도와 디모데의 할례




마게도냐 전도(행 16.1-10)에서부터 우리는 소위 사도행전의 동행기사(we-passage)를 만나게 된다. 사도행전 1장 1절에서 저자 누가는 “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라고 기록하며 일인칭을 사용하였다.

물론 일인칭 대명사(ego)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헬라어의 일반적인 용례를 따라 일인칭 단수 주격이 포함된 일인칭 동사()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이제 16장 10절에서 일인칭 복수 주격(‘우리’)이 내포된 동사(, “우리가 … 힘쓰니”)를 사용함으로써, 그 안에 저자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라는 대명사의 사용을 통해서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저자인 누가가 드로아에서 바울과 실라와 디모데와 함께 선교여행에 동참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로써 우리는 또한 누가가 이후부터 전개되는 사도행전의 나머지 대부분의 사건들의 증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동행기사가 갖는 또 다른 신학적 의미는 누가-행전의 저작권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성경의 정경성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 사도성(apostolicity)인데, 성경의 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누가는 유대인도 아닌 헬라인으로서 예수님의 생애를 목격한 증인인 사도도 제자도 아니었다(참고, 행 1.21-22).

그런데 신약성경의 약 28 퍼센트를 차지하는 그의 두 권의 책이 정경(正經)으로 포함된 것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이때에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이 바로 이 동행기사이다.

즉 바울의 선교여행에 동참함으로써 누가는 사도 바울과 긴밀한 관계를 갖게 되었고(골 4.14; 몬 24; 딤후 4.11), 이로 인해 그의 저작 역시 사도성을 인정받아 정경으로 포함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사도행전에서 이 동행기사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동행기사는 지리적으로 에게 해 연안지역에서의 사건과 관련되어 나타나고 있으며(그러나 거기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주제적으로 중요한 계기들과 사건들을 강조하고, 문학적으로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이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가 되게끔 만든다. 이와 같이 동행기사는 앞으로 일어날 중요한 사건들을 암시하는 신호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도 바울의 2차 선교여행은 1차 여행과는 반대의 순서로 전개되는데, 따라서 먼저 더베를 거쳐 루스드라에 도착하게 되었다.


여기서 바울은 디모데를 선교여행에 동참시키고 있다. 아마도 1차 선교여행 시 이탈했던 마가 대신에 같은 자격으로 디모데를 데려가고자 했을 것으로 보인다(참고, 행 13.5). 알다시피 디모데와 그의 모친 유니게는 루스드라 출신이었다.

유니게는 아마도 바울이 1차 선교여행 당시 루스드라를 방문했을 때 그의 설교를 듣고 회심하였을 것이다(행 14.6-18). 디모데는 유대인 모친과 헬라인 부친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마치 사마리아인처럼 혼혈아였다.

그리하여 바울은 디모데에게 그가 유대 그리스도인들과 교제할 때 가질 수 있는 약점을 제거하기 위해 할례를 받도록 요청하였다. 사실 디모데는 예루살렘 공회에서 결정된 바에 따라서(행 15장) 원칙적으로 할례를 받을 필요가 없었지만, 그리스도를 증거함에 있어서 어떠한 장애물도 가로 막지 않기 위하여 자원하여 할례를 받았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때때로 효과적인 복음증거를 위해서 최소한의 요구조건 이상으로 행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되는데, 그때 중요한 것이 바로 순종일 것이다. 그냥 지나치거나, 무시해도 되지만 복음을 위하여 기꺼이 불편함과 불이익을 감수한다는 것이 곧 순종이고, 이는 복음의 열정에서 비롯되는 것일 것이다.

디모데는 신약에 언급된 최초의 2세대 그리스도인이다(참고, 눅 1.1-2). 그의 모친 유니게(Eunice)와 그의 외조모 로이스(Lois)는 믿음의 사람이 되었고, 디모데에게 주님을 믿는 좋은 모범이 되었다(딤후 1.5).

비록 디모데의 부친은 유대교 개종자도 아니고 그리스도인도 아닌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디모데의 모친과 외조모의 신앙이 부친의 불신앙을 압도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디모데는 고린도후서, 빌레몬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 전, 후서에서 바울과 함께 등장하며, 디모데 전, 후서는 그에게 개인적으로 보내졌다.

여기서 우리는 어린아이 하나를 주님을 사랑하도록 양육함으로 인해서 나타나는 놀라운 결과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을 깨닫게 된다. 한편, 바울이 약 15년 후에도 그를 젊은이로 부른 것을 놓고 볼 때(딤전 4.12), 당시 디모데는 십대에 속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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