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들이 압살롬에게로 돌아서는 결정적인 계기는 12절에 의하면 다윗의 모사 즉 조언자였던 길로사람 아히도벨이 헤브론으로 옴으로 반란이 절정에 달하였다. 아히도벨은 이후 압살롬의 반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 이유는 사무엘하 16:23절에 의하면 아히도벨의 조언(계략)은 압살롬이나 다윗 모두에게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것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즉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있어서 아히도벨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사람으로 이해되었다. 따라서 아히도벨이 헤브론의 압살롬의 제사에 참석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압살롬을 다윗 대신 택하셨다고 오해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그 결과 많은 백성들이 압살롬을 따르게 된 것이다.
사무엘하 15:13-37절은 다윗이 아들 압살롬의 반란을 피하여 예루살렘에서 도망하는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13절은 다윗의 전령(마기드,)이 이스라엘 사람들의 인심의 동태를 보고하는데 이스라엘의 인심이 압살롬에게로 기울었음을 보고한다. 전령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마기드()는 문자적으로 정보를‘전하는 자’(informer)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무엘하 1:5절에서도 마기드는 사울의 죽음을 알려주는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사무엘하 18:11절에서는 압살롬의 죽음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구약성서에서 마기드는 특히 전쟁의 상황에서 중요한 적진의 변동사항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14절은 전령의 보고를 받은 다윗의 허겁지겁 겁먹은 처신을 보여주고 있다. 압살롬의 군대가 자신들을 죽이고, 예루살렘 성을 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14절의 다윗의 모습은 과거 용맹스럽던 다윗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15절에서는 다윗의 종들이 충성을 맹세하는 장면이다. 왕이 무엇을 하든지 그대로 따라하겠다는 것이며, 압살롬에게 쫓겨 가는 다윗에게 자신들을 ‘종’으로 말함으로써 다윗에대한 충성을 맹세한다. 따라서 15절의 의미는 ‘다윗이 어떤 선택을 하든지 자신들은 다윗을 따르겠다’는 뜻이다. 왕의 신하들이라고 번역된 히브리어 아브데이 하-멜렉을 문자적으로 번역한 것이다.
그러나 단수형인 에베드 하-멜렉은 매우 고위관리를 의미하며, 이러한 관직 이름이 기록된 인장이 발견되었다. ‘왕의 종 X의 것’()이라는 형식을 가진 인장은 흔히 왕실인장(royal seal) 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멜렉() 대신에 사람의 이름이 오는 경우도 있는 데 이때 그 사람은 왕이다. 즉 Y X(X 에베드 Y), ‘Y의 종 X에게 속한 것’이란 형태에서 Y는 항상 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인장의 대표적인 예는 레 아쉬나아 에베드 아하스, ‘아하스의 종 아쉬나아의 것’이다.
여기서 아하스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왕과 일치한다.
16절은 다윗이 가족을 데리고 예루살렘을 떠났으며, 후궁 가운데 10명을 남겨두고 왕궁을 지키게 하였다17절은 피난민들이 벧메르학에 멈추어 섰다고 기록하고 있다. 벧메르학이 지명이냐 아니면 문자적으로 ‘마지막 집’이란 뜻인가 하는 질문에 대하여 대부분의 학자들은 벧메르학은 예루살렘 경계에 위치한 ‘마지막 집’(last house)이란 의미라고 설명한다. 즉, 다윗은 예루살렘을 떠나면서 예루살렘 시계(市界)에서 자신을 따르는 무리들을 점검했다.
18절에 의하면 왕의 근위대였던 그렛 사람과 블렛 사람들이 동행하였으며, 다윗을 따라 가드에서 온 600명도 다윗을 따라 피난하였다.
이것을 본 다윗은 가드 사람 잇대에게 돌아가 압살롬과 함께 있으라고 권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