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행동언어를 회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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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행동언어를 회복하자
  • 승인 2009.09.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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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관계를 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뜻을 상대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상대의 뜻도 잘 헤아려야 한다. 이것을 가장 유용하게 전하는 도구가 바로 말이다. 그러나 말보다 행동이 더 강력한 전달수단이 될 때가 많다. 갓난아기의 울음소리는 엄마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며, 연인끼리의 입맞춤은 사랑한다는 백 마디 말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지금 우리사회는 말이 지나치게 난무하고 있다. 화려하지만 의미 없는 말들의 잔치가 어디에나 펼쳐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말들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사라지고 만다. 그냥 스쳐지나가는 한 줄기 바람처럼 왔다가 가버린다. 그래서 침묵의 언어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말이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행동이 함께 갈 때라고 생각된다. 행동과 함께 하지 않는 말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할 뿐 아니라 공허함을 자아낸다. 한동안 정치권에서 나토(NATO)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행동은 하지 않고 말만 하는 것(no action talk only)을 빗댄 조어이다.

이제는 우리사회도 행동언어를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말은 별로 없어도 행동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동이 말보다 더 목소리가 크다고 말한다. 몸으로 보여주고, 행동으로 보여주고, 삶으로 보여주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이것은 우리 신앙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라 생각된다. ‘교회 다니는 사람치고 말 못하는 사람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이 말은 기독교인들이 말을 잘한다고 인정하는 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말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행동으로 나서기는 싫어하는 기독교인들을 비아냥거리는 의미가 담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 입으로만 하나님을 섬기는 것을 풍자하여 ‘천국에 가면 사람들의 입만 잔뜩 와 있을 것이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룻기에 “옛적 이스라엘 중에 모든 것을 무르거나 교환하는 일을 확정하기 위하여 사람이 그 신을 벗어 이웃에게 주더니 이것이 이스라엘의 증명하는 전례가 된지라”(룻4:7)는 말씀이 있다. 대표적인 행동언어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우리 기독교인의 신앙은 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삶으로 드러나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산제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서대학교 대우교수·유아다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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